필사

p137~

다림영 2008. 8. 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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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7장 사랑하라 검소하라 겸허하라

 

인간이여! 행복하기를 원하는가

그대는 부자가 되고 싶은가? 누가 이렇게 묻는 다면 아니라고 대답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부자인가? 이렇게 묻는다면 아마도 돈이 많은 것이 부자라고 대답할 확률이 제일 높을 것이다.

돈이 얼마나 많아야 부자가 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을 것이다. 돈은 얼마나 많아야 부자

가 되는 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을 것이다. 돈은 많을 수록 좋다는 확신 탓이다. 하늘에 있는

해를 제 것으로 만들어 천하의 갑부가 되고 싶어했던 과부가 해를 잡으로 가다가 목이 말라 황하의 물을

다 마셨는데도 목마름이 풀리지 않았다는 고사의 우화를 이미 다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욕심이란 본래

과부의 갈증과 같다.

욕심이란 자루는 아무리 많은 돈을 넣어도 차지 않는다. 그래서 9백냥을 쥔 부자가 백 냥을 지닌 빈자로

부터 빼앗아 천냥을 만들어 더 부자가 되려고 하는 것이다. 이처럼 욕심은 부족만을 알 뿐 만족할 줄 모

른다. 부족을 충족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용심에 걸려들면 인간의 사욕은 꿀단지 옆을 맴도는 생쥐처럼

되게 마련이다. 꿀다지를 발견한 생쥐는 제 명에 죽지 못한다. 꿀맛을 본 생쥐는 한 모금으로 그치지 못

한다. 한모금이 두모금을 부르고 두 모금이 세모금을 부른다. 결국 생쥐는 꿀단지 속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만다. 인간의 사나운 사욕도 이와같다.

 

부족을 충족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만족하면 탈은 저절로 가시게 된다. 그러면 부족한 대로 곧 부자가

된다. 그래서 노자는 만족할 줄 아는자가 부자라고 했다. 그러나 인간의 사욕은 만족할 줄 모른다. 그래

서 덫에 걸리기도 하고 함정에 빠지기도 한다. 사욕은 나 하나만을 탐하는 용심이 되고 그 용심은 남이

잘되면 배아파하는 심술을 부리게 되어 사욕이 된다 .

 

나 하나만 잘되면 그만이란 자는 부족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서로 잘 되기 위하여 땀흘리는 사람

은 항상 자기만족을 손수 맛보게 된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아파하는 쪽보다 박수를 쳐주는 쪽을 택하

면 마음은 너그럽고 넉넉하며 후련해진다. 이러한 마음은 만족을 누리는 둥지처럼 된다. 세상을 전쟁

터로 생각하기 보다 세상을 보금자리가 되게 하려는 사람은 먼저 자기가 하는 일부터 부끄러움이 없어

야 한다. 부끄러움이 없는 마음 그것이 곧 자기 만족이요. 생존의 부인 셈이다. 누가 이러한 부를 누리는

가.노자이다. 왜냐하면 노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의 보물이 있기 대문이다.

나에게는 세가지 보물이 있다. 나는 그 보물을 지녀 잘 간직한다. 첫째의 보물이 사랑이요. 둘째가 검약

이며, 셋째가 다투어 나서지 않는것이다.

 

지금은 장독대가 거의 사라졌지만 옛날에는 집집마다 장독대가 있었다. 양지바른 곳에 장독대가 있고

그곳에는 서광이란 꽃을 집집마다 심어 두었다. 서광이란 꽃은 이쁘기도 하지만 그 향기가 쌉소름한 것

이 코를 톡 쏠 만큼 진하게 풍긴다.

장독대에는 간장, 된장, 고추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갖가지 곡식 씨앗들이 단지 속에 들어 있어서 곡식

낱알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장독대에는 집쥐들이 잘 드나들었다.

옛날에는 요새처럼 땅꾼이 없어서 어디나 뱀이 많았다. 한여름이면 골목 돌담에 뱀들이 득실거렸다.

뱀은 산 쥐를 먹기 좋아한다. 그래서 뱀장독대를 자주 넘보게 된다. 장독대에 갔다가 며느리 애떨어졌

다는 말은 뱀을 보고 임부가 놀랏다는 말이다. 장독대에 뱀이 범접 못하게 하려고 서광꽃을 심었다.

서광의 독한 향기를 뱀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옛초가집에는 사람만 사는 것이 아니다. 초가 이엉밑에는  매미가 될 굼벵이도 살았고 뱀도 살았고 쥐도

살았다. 초가집 처마밑에 둥지를 틀고 사는 제비가 자지러지게 울면 아낙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알았다. 제비새끼를 노리고 있는 뱀을 물리치려고 어미 제비가 제 몸을 던져 뱀과 겨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아낙들은 얼른 장독대로 가서 서광꽃송이를 몇개 꺽어 간짓대에 꽂아 제비집 부근 처마 부위에

서광꽃 냄새가 풍기게 해 주었다. 그러면 뱀은 도망을 치고 우짓던 제비는 집 속으로 들어가 조용해졌

다.  그리고 아낙들은 서광꽃다발을 만들어 제비집 옆에 매달아 두었다. 서광꽃은 메말라 가면서 가을

까지 뱀을 쫓아 주는 냄새를 피워 주었다.

 

제비집에 서광꽃다발을 매달면서 아낙들은 이런 말을 하곤 했었다.

"제 새끼 아까우면 남의 새끼도 아깝지, 저놈의 뱀은 흉칙하고 몹쓸것이야."

 

자<慈>는 어떤 보물인가?

그것은 사랑이란 보물이다. 자는 크나큰 사랑의 마음이다. 그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사랑이다.

연인의 사랑은 서로 받기를 더 바라지만 어머니의 사랑은 받기보다 주는 것을 좋아한다.젖먹이를 가슴

에 안고 있는 어머니의 심정 같은 것이 자이다. 그러한 자가 제 새끼한테만 쏟는 사랑의 마음이 아니라

온갖 만물에 두루 쏟게 될 때 노자가 말하는 포일의 사랑이다. 그래서 노자는 도를 만물의 어머니라 한

것이 아닌가!

 

제 새끼아까우면 남의 새끼도 아깝지. 이런 마음이 곧 자이다. 그리고 음흉한 뱀과 사투를 벌이며 새끼

를 보호하려는 어미 제비의 마음도 자이다. 사랑하므로 용감한 것이 자의 힘이다.

 

목숨을 소중히 하는 마음보다 더 큰것은 없다. 그러나 제 목숨만 소중한 줄 알고 남의 목숨을 헐하게 여

기는 마음은 현빈의 젖가슴에 못질을 하는 것과 같다. 노자는 이런 짓을 무도라고 했다.

자는 무엇인가?

목숨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다.

노자여! 그대는 크고 큰 사랑의 마음을 보물로 지�으므로 만물의 목숨을 짓밟지 못하게 하는 파수꾼과

같다.

검<儉>은 어떤 보물인가?

그것은 검약이란 보물이다. 검은 아껴쓰는 절약의 마음이다.절약보다 더 큰 풍요함도 없고 더 후한 윤택

함도 없다. 낭비하고 탕진하면 깨진 독에 물붓기와 같다. 돈이 많다고 과시하며 돈을 물쓰듯이 쓰는 졸

부는 궁상을 허세로 감추는 것이고, 제몸 하나 빛내고 돋보이려고 돈 자랑을 일삼는 소인배의 재산은

삼대를 잇지 못한다.

낭비는 항상 부족하게 하고 탕진은 항상 게걸 스럽게 해 스스로 천하게 한다. 못난 부자는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떵떵 거릴 줄 알지만 남들이 굶주리고 배고파하는 것을 모른다. 재물이 많더라도 마음이 인색

하면 궁상맞게 되는 것이다. 마음의 궁상은 마음 속에 불가사리 같은 욕심의 기생충이 붙어 있는 까닭

이다. 검약은 이러한 기생충을 몰아내는 구충제와 같다.

 

콩하나도 나누어 먹는 다고 하지 ㅇ낳는가! 이렇게 애틋하고 아끼는 마음이 곧 검약이다. 검약하면 부족

할 것이 없고 결핍 따위를 잊는다. 검약하므로 항상 여유가 있고 여유가 있으므로 마음의 씀씀이는 넉

넉하고 넓다. 검약은 인색과 다르다. 인색은 남에게는 철저하게 옹색하면서도 자기에게만 푼푼하다.

그러나 검약은 가장 긴요하게 쓰일 곳을 기다리며 낭비하지 ㅇ낳는 것이다. 한평생 설렁탕을 팔아 모

은돈을 장학금으로 쾌척한 대전의 한노파를 누가 인색하다고 할 것인가! 그 노파는 평생을 검소하게 살

았으므로 더럽게 될 수도 있는 돈을 자랑스럽게 한 것이 아닌가!

검이란 무엇인가?

물질을 자랑스럽게 하는 것이다.

 

노자여! 그대는 검이란 보물을 지�으므로 풍요속의 빈곤을 없애고 허영의 거품이 이는 세태의 쓰레기

를 치워 줄 청소부와 간다.

불감위선 不敢爲先이란 어떤 보물인가?

모란꽃보다 풀꽃이 되라. 난사람보다 된사람이 되라.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인들이 젊은이들에

게 하는 말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이런 말을 들을 줄 모른다.

젊은 층은 옛날을 자기 비하의 시대였다고 흉보고 지금을 자기 선전의 시대라고 자랑한다. 공작의 날개

처럼 자기를 과시해야 남의 시선을 끌고 스컹크처럼 냄새를 피울 줄 알아야 남들이 자기를 두려워 하고

알아 준다고 자기 과시를 서슴지 않는다.

 

제 잘난 맛으로 사는 세상아니냐? 그런 세상에서 모란처럼 과시하며 살아야지 왜 숨어 외지게 살 것인

가?이렇게 반문하며 사는 현실에서는 자기비하를 일종의 패배로 단정한다.

그러나 비하는 패배도 아니고 굴종도 아니다. 내가 하기 싫은것이면 남에게 시키지 말 것이요, 나에게

소중한 것이면 남에게도 소중한 것이라는 마음이 곧 비하의 모습이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 싶다면 먼

저 남을 대접하라. 이 또한 비하의 참뜻이다. 벗은 서로 비하하고 동료는 서로 시샘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도 어울리되 패거리를 짓지 마라고 했다.

모란은 화사한 꽃송이 탓으로 산천에서 자유롭게 피지 못하고 공작은 제 화려한 날개 탓으로 동물원의

우리에 갇혀 살며 스컹크는 지독한 냄새탓으로 외톨이가 된다. 이처럼 자가 선전의 시대라고 자기 과시

를 일삼다 보면 사방이 상대들로 둘러 싸이게 된다. 그러면 모난 돌이 된다. 모난 돌은 정을 맞게 된다.

그러므로 시비의 대결을 노리지 말고 어울리려고 하라.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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