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일기를 매일쓰기로 했다.

다림영 2008. 7. 1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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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오늘이 며칠인지 모르겠다. 세찬 비. 토

 

막내의 일기장을 보니 며칠 쓰지 않았다.

불러 조근조근 얘길 하니 엄마는 매일 쓰냐고 묻는것이다.

그렇다고 말해버렸다.

사실 나는 매일 쓰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이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되어 버렸다.

하여 나는 매일 다만 몇줄이라도 쓰기로 했다.

떳떳한 엄마가 되어야 하므로.

 

비가 쏟아진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간신히 운전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작년에 또 제작년에 피해를 본곳의 사람들은 노심초사 하겠다.

그러고도 떠나지 못하는 그 마음..

아무탈없이 조용히 비가 멎기를 기도한다.

 

아직도 김희정의 호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몇날 며칠 노래속에 빠져 마음은 일어설줄 모른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어떠한 전율로 노래는 나를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가슴은 먹먹하고 모든것이 멀어져 간다 .안개속처럼. 노래를 듣고 있으면.

어쩌면 나는 그러함을 즐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알수 없는 고독과 저 밑에서 저려오는 그 무엇을.

휴일을 지내고 나면 다른곡에 취하게 되리라.

'나이를 세어서 무엇하리 나는 오월속에 있다'

그분의 시는 때마다 떠오른다.

나이를 세어 무엇할까 싶다. 나 이렇게 마음을 사로잡는 것에 온 몸을 주고 있는데..

 

12시가 넘어갔다.

아이들은 영화를 보고 나는 신문을 펼쳐보다가 수첩에 메모를 하고 이렇게 일기를 쓴다.

빗소리가 잦아들었다.

내일아침엔 비가 그치고 산에 오를 수 있기를 바래본다.

비가 오더라도 그곳까지 걸어 우리는 막걸리 한사발 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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