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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인생의 본질을 고민해 보았지요- 외교관 , 우동집 사장님 되다
'우동명가 기리야마'를 찾아갔을 때 신상목 대표는 주방에서 나왔다.앞 치마에 운동화를 신은 편안한 차림새지만 눈에서는 불꽃이 튀었다.
그는 연세대 89학번이다. 고등학교 때 정치외교학과를 가고 싶어 상담을 하니 선생님이 법대를 가면 훨씬 더 넓게 배울 수 있으니 법대를 가라고 했다. 나중에서야 선생님이 정외과를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법대를 추천하는 분이라는 걸 알았다. ..
"20대는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이 없었습니다. 외교관을 선택할 때도 치열한 고민은 없었지요. 외무고싱 합격하면 사람들이 잘나가는 사람으로 봐줄 것이라는 남의 시선이 선택의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남들눈에 그럴듯 해 보이는 나를 선택햇조. 마흔살을 불혹이라고 하잖아요.
'미혹되지 않는다.'는 의미더군요. 산해진미에 비단 옷을 입어도 자신에게 불편하면 소용이 없잖아요? 나에게 맞는 일. 내가 열정을 쏟을 수 있는일,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2000년 일본 연수시절 한 우동집에 들러 우동과 소바를 먹었는데, 세상에 이런 우동도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9세부터 면을 만들기 시작해 3대째 100여년에 가까운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기리야마 사장의 우동이었다.
2006년 주일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문득 기리야마 생각이 났다. 다시 찾은 기리야마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 맛은 물론이고 분위기와 정취가 6년전 처음 찾아쑈을 때와 똑 같았다. 그는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식당이 자신만을 기다려 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우동을 한국에 소개하는 우동집을 차리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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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20일 그의 인생을 바꾸ㅠㄴ 사건이 일어난다. 일본을 떠나 주 파키스탄 대사관으로 부임한 지 한 달 째 되던 날이었다.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호텔 식당에 얘약을 했다. 몸이 좋지 않아 10여분 늦게 가려고 챙기고 있는데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천지가 흔들렸다.
곧바로 대사관으로 달려갔다. 한국인 사상자가 없는지 살피고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서 하루가 정신없이 흘렀다.
폭탄 테러가 일어난 곳은 식사를 하려고 예약한 곳이었다. 호텔은 불바다를 이루었고 수백면의 사상자가 생꼈다. 사망자 명단을 확인하다 섬뜩한 생각이 떠올랐다.
'어제 제 시간에 나갔다면 여기 내 이름이 있을수도 있겠구나! 죽음이 멀리 있는 남의 일이 아니구나.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인생인데 뭐 그렇게 앞뒤재고 그러고 있냐?
내가 열망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붓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의 본질 아닌가?
왜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안정성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해? 그런것들은 부차적인 것에 불과한 것 아닌가? 용기를 내서 한번 해봐? 어차피 후회하는 게 인생이라면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게 낫지 않아? 하는 생각이 출렁거렸다.
그해 9월 사직하고 우동명가 기리야마를 열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수소문하다 지인을 통해 건물주를 소개받아 강남역 1번출구 앞 지하에 자리잡았다. 창업비용은 그동안 모은 돈과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추자자들을 찾아가 마련하였다. '리이야마 구니히코' 할아버지는 일본에서 대대 로 가족이나 수제자에게만 준자는 노랜 ( 기계나 건물 출입구에 쳐놓은 말) 까지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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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동안이나 준비하면서 구졸르 만들고 일본에서 노하우를 배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
한번은저녁늦게 부부가 와서 우동이 되는 지 묻는 거에요.
면이 다 떨어진 시간이었죠. 출산예정이 내일인데 병원 가기전에 이 우동을 먹어야 힘이 날 것 같아서 찾아왔다는 겁니다. 어려울 것 같다고 했더니 두시간 을 달려왔다며 애원하시더군요. 박박 긁어 정성껏 끓여드렸더니 가시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하시는데 제가 다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기업가로서 그가 추구하는 철학을 한마디로 축약하면 '풍림화산風林火山'이라고 할 수 있다. 손자병법에 나온다는 이말은 '가볍고 고요하며 맹렬하면서도 진중한'이라는 의미다.
실내를 풍림화산 네 구역으로 나누어 식탁과 의자의 배치를 달리했다.
바람존은 바람처럼 혼자 들어오 후루룩 가볍게 먹고 갈 수 있도록 카페풍으로 만들었다. 숲 존은 여러 손님들이 호젓하게 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배치했다. 불 존은 화로 옆에 앉아 조리사들의 ㅇ려정을 감상하며 요리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요즘은 리모델링을 해서 연기나는 화로를 치우고 스시바로 이용한다. 마지막으로 산 존은 진득하게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목조좌식 방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운신의 폭을 넓히고, 어느 정도 갖춰지면 조용히패를 모으고, 기회가 되면 맹렬하게 타올라야 하고, 고지를 탈취하고 난 뒤에는 경거망동하지 말고 무겁게 자리를 지켜야 한다! 네가 이 문구를 좋아 합니다. 인생의 지침으로나 경영자로서나 느끼는 바가 큽니다."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주는 조언을 들어보았다.
'첫째, 절대로 서둘러서는 안 됩니다. 벼랑 끝에 선 절박한 입장에서 준비를 하다보면 조급해지기 마련입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남에게 빌려와야 하는데 그럴 경우 비싼 비용을 지불하거나 실수를 하게 돼요. 그렇게 빌린 요소는 자신의 핵심경쟁력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겁니다. 현실이 불만족스러워서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하고 싶어서, 뜨거운 열망이 있어서 이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인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죠.
마지막은 체력입니다. 정신력은 체력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저는 외교부에 있을 때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는데 그걸로 지금까지 버티는 것같아요. 현실적인 어려움이 닥칠 때 체력이 있다면 일단은 고비를 넘길 수 있는 정신력도 가질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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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 자영업을 이어왔다. 하고 싶어서 한 일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어쩔수 없어 들어온 길이다. 언제나 마음속에 품은 씨앗들은 여전히 땅 속에 있다. 이젠 나이도 있고 자신도 없고 가진것도 없으니 그저 그렇게 씨앗만 땅쏙에 꼭꼭 묻어두고 인생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꿈을 향한 사람들은 도전을 두려워 않는다. 다만 열정으로 누구보다도 생각을 키우며 길을 찾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일이 순조롭게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정이 살아 있으니 어떤 난제도 넘어설 수 있는 힘이 내제되어 있고 굴하지 않으니 결국 가고자 하는 고지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이리라.
좋은책속에서 길을 엿본다.
최고의 자리를 과감히 물릴 줄 알며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 인생의 행복을 찾는 이들..
존경스럽기만 하다. 그러한 모험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결국 성공의 자리에 앉게 되는 것이리라.
오늘도 꿈속에서 헤매지만 여전히 앉아 있으나 ... 배움은 놓지 않기로 하며... -()-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희망을 놓치는 말아야지 않아야지 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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