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ㅁ라수가 적은 사람에게 신뢰감이 갑니다. 초면이건 구면이건 말이 많은 사람에게는 신뢰감이 생기지 않아요. 저도 말수가 적은 사람한테는 내 마음을 활짝 열어보이고 싶어집니다.
사실 인간과 인간의 만남에서는 말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꼭 필요한 말만 할 수 있어야 돼요. 그런데 안으로 말이 여물도록 인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밖으로 쏟아내고 마는 겁니다.
이것은 하나의 습관이에요. 생각이 떠오른다고 해서 불쑥불쑥 말로 쏟아버리고 나면 안에 여무는 것이 없습니다. 때문에 내면이 비어 있어요. 말의 의미가 안에서 여물도록 침묵의 여과기로 걸러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불교 경전에 이런표현이 있습니다.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
참는 버릇을 들여야 됩니다. 생각난다고 해서 다 솓아내면 말의 의미가 , 말의 무게가 여물지 않습니다.
말의 무게가 없는 언어에는 메아리가 없습니다.깊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오늘날 인간의 말이 소음으로 전락한 것도 침묵을 배경으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말이 소음과 다름없이 여겨지고 있는 것입니다.
말을 안해서 후회되는 일보다 말을 해서 후회되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타인에 대한 비난도 그래요. 남에 대한 비난은 언제나 오해를 동반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도 그 사람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을 비난하고 판단한다는 것은 이미 지나간 낡은 사람, 한 달 전이라든가 두 달전 혹은 며칠 전의 그 사람을 현재의 상황으로 재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 사이 그 사람의 내부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그렇기 대문에 타인에 대한 비난은 늘 오해를 동반하게 마련입니다.
인간은 강물처럼 흐르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지금 이 자리에 있으면서도 끊임엇ㅂ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늘 변하고 있는 거예요. 날마다 똑 같은 사람 일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남을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심판할 수 없는거죠. 우리가 어떤 판단을 내렸을 때 그는 이미 딴 사람이 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로 비난 하는 버릇을 버려야 우리 안에서 사랑의 능력이 자랍니다.ㅇ ㅣ러한 사람의 능력을 통해서 생명과 행복의 싹이 움트게 됩니다. 침묵은 인간의 기본적인 존재 양식입니다. 태초에 침묵이 있었어요. 침묵을 배경으로 말씀이 나오게 됩니다. 언젠가 명동에 있는 가톨릭여학생회관에서 강연을 했는데 그때 나는 가벼운 기분으로 이런말을 했습니다.
내가 만약 성서를 편찬했다면, 태초에 말씀이 계시기 전에 묵은 침묵이 있었노라, 이렇게 시작했을 것이라고 했더니 어떤 남자 크피스천이 벌떡 일어나더니 그게 아니래요. 태초에 말씀이 있어야 된대요. 말이 안통할 것 같아서 그만두어 버렸는데.... 인간의 혼을 울릴 수 있는 말씀이라면 묵은 침묵이 배경이 되어야 합니다.
나무건 짐승이건 사람이건 그 배경에는 늘 침묵이 있습니다. 침묵이 고향이에요. 침묵을 바탕으로 거기에서 움이 트고 잎이 피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습니다.
우리는 내 안에 있는 것을 늘 밖에서만 찾으려고 합니다. 침묵은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 침묵이 고여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내 안에 매일 잠재되어 있습니다. 밖으로 쳐다보려고만 해서는 안 됩니다. 안으로 들여다보는 데서 침묵을 캐낼 수 있습니다. 침묵은 자기 정화와 자기 질서로 가는 지름길입니다.온갖 소음으로부터 우리의 영혼을 지키려면 침묵의 의미를 몸에 익혀야 됩니다.
둘째, 넘쳐나는 물량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백화점이라든가 슈퍼마켓, 시장에 가면 물건이 얼마나 많습니까? 예전에 우리가 너무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에 늘 그 앞에서 흔들리고 현혹을 당합니다. 주부들읮 ㅜ머니를 털기좋을 정도로 상품이 잔뜩 진열되어 있어요 .
또 한가지 상품이 얼마나 많은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까? 자신을 억제할 줄 모르면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맙니다. 더구나 국제화 시대에 외국에서 미끈하게 생긴 상품들이 들어와서 우리의 호기심과 구매욕을 거세게 자극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물량이 넘 치다 보니까 전에 없던 낭비벽이 생겨요. 불필요한 물건을 불필요하게 사들입니다. 또 어떤 의미에서는 남이 가지고 있으니가 나도 가져야 된다는 과시적인 소비를 하게 됩니다. 물건을 함부로 다루기 대문에 물건에 대한 고마움을 모릅니다.
새로 사면 되니까. 옛날 같으면 양말도 꿰매서 신을 것을 지금은 그냥 내던져 버리지 않습니까? 그래서 검소하고 소소한 인간의 기품이 자꾸만 허물어져 갑니다. 071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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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은말씀 -법정스님 시공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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