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떠난후에 남겨진 것들 /김새별.전애원 /청림출판

다림영 2024. 6. 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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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 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배운 삶의 의미 

보지 못하는 아들 /

대부분의 자식들은 부모의 고독사 현장에 따라들어오지 못한다. 부모를 방치했다는 죄책감과,먹이고 입히고 길러준 부모의 은혜가 새삼 떠오르기 대문이다. 그런데 그는 따라 들어왔다. 많아야 삼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이였다. 고인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해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녀 자주 찾아뵙진 못했어요. 그런데 계속전화를 안 받으셔서 와보니.... 아버지는 주무시다가 돌아가신 것 같아요."

 

방안에는 이불이 깔려있고 그 밑에 전기 장판이 놓여 있었다. 전기장판은 그때까지도 전원이 켜져 있었다. 서둘러 플러그를 뽑는데 아들이 말했다. 

"하마터면 불이 날 뻔했네요."

정말이지 화재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아들에게 작업절타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아들은 알겠다고 하고 작업하는 것을 지켜봐도 되는지 물었다. 지켜봐도 된다고 대답하며 마스크를 채겨주었다. 왜 마스크를 서야 하는지 잘 아는듯 아들은 받아들자마자 바로 마스크를 썼다. 

 

마스크는 악취를 막기보다는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꼭 픽요하다. 하지만 작업을 하다보면 너무 덥고 담이 흘러내려 마스크가 답답할 때가 있다. 나는 초창기엔 가금 작업하다 마스크를 벗어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혼자 일할 대의 얘기고, 지금은 직원들이 있어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는다. 직원들이 나를 따라 마스크를 벗었다가 해를 입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언제나처럼 고인이 누워 있던 자리부터 치우기 시작했다. 박스에 넣기 위해 이불을 접어들어내는데 자지 않은 

빨래에서 물이 떨어지듯 부패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전기장판에도 온통 유기산유가 스며 있었다.

 

 

전기장판은 불이 나기 직전처럼 뜨거웠다. 그 위에서 고인은 생을 마감했다. 열기가 부패를 촉진했을 것이다. 황급히 전기장판을 걷어내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바닥에 오만 원짜리 지폐들이 빼곡히 깔려 있었다. 순간, 아들이 황급히 방을 나가더니 대야를 들고 뛰어들어왔다. 뭘 하려는 걸까. 나도 모르게 작업을 멈추고 아들을 쳐다보았다. 

 

누가 뺏어갈까 봐 두려운 듯 아들은 허겁지겁 돈을 쓸어답기 시작했다. 장갑도 끼지 않은 맨손이었다. 유기산유는 지폐에도 잔뜩 묻어 있었다. 그러나 아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고 손에도 느껴지지 않았다. 

 

가만히 두어도 닦아내고 소독해서 전달해줄 것이었다. 뭐가 그리 급해서 맨손으로 돈을 쓸어담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기장판 크기만큼 깔려 있었으니 천만원 쯤 되었을가. 아들은 돈이 든 대야를 들고 문밖으로 홀연히 사라졌다. 일언반구도 없었다. 수고하라는 흔한 인사 한마디조차.

 

 

한숨이 절로 나왔다. 따라 들어와 작업을 지켜보겠다고 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던가. 아들 눈에 보이는 것은 오로지 돈뿐이었다. 그의 눈에, 머리에, 가슴에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는 없었다. 오랫동안 뜨겁게 달아오른 전기장판위에서 들끓엇을 아버지에 대한 죄스러움은 없었다. 이부자리 밑에 지폐를 깔아두고 흐뭇해 했을 아버지의 마음도 보이지 않았다. 

 

아들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무엇을 위해 고인은 오만원권 지페를 보물처럼 꽁꽁 숨겨놓았을까. 그는 자신의 마지막을 예감하고 있었음에도 본인을 위해서는 보일러도 켜지 ㅇ낳은 채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누워 있었다. 

작업을 모두 마쳤지만 씁쓸하기만 했다. 복잡한 심정으로 현장을 떠낫다. 아들은 다시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유품정리사가 알려주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7계명

1.삶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정리를 습관화하세요. -내가 떠나고 난 자리가 아름다울수록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은 덜어집니다. 

 

2.직접하기 힘든 말이 있다면 글로 적어보세요.-당신이 떠나고 난 뒤 상실의 고통에 빠져서 힘들어할 사람들을 위한 작은 배려가 될 것입니다. 

3.중요한 물건은 찾기 쉬운 곳에 보관하세요.-당신이 떠난후에 가족들 사이에서 분란의 소지가 될 금전적 문제가 있다면 미리 해결해놓아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마세요.

 

4.가족들에게 병을 숨기지 마세요. -병이 있다는사실을 밝히는것은 잠깐의 짐이 될 수 있지병이 있다는 사실을 감추면 자식으로 하여금 평생의 죄책감을 안고 살게 할 수 있음을 기억하세요. 대론 자신의 짐을 다른 가족들과 나눠질 줄 아는 현명함도 필요합니다. 

 

5.가진것들을 충분히 사용하세요. --유품정리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것이 있다면 가진 물건은 잘 사용하고 필요없는 물건은 과감히 버리자는 것입니다. 지금 이순간을 살아가는 나를 위해 가진것들을 너무 아끼지 마세요. 

6.누구 때문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사세요. -죽음을 선택하기 전에 많은 사람이 겪는 것이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입니다. '너 때문에, 너 키우느라. 너를 위해서...'그럴바엔 이기적인사람이라고 욕을 먹더라도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 낫습니다. 

 

7.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남기세요. -사랑했던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기세요. 당신의 마지막 순간을 따듯하게 감싸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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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긴세월을 무엇을 보고 살았나 싶기도 하다.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하게 되는 요즘.. 눈에 들어온 이책은 표지가 많이 닳아 있었다.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닿았다는 것은 많은이들이 앞으로의 삶에 대해 죽음에 관해  저마다 깊이 생각하고 돌아보고 있다는 것임을 알수 있다. 

 

얼마전 친구의 아들이 숨졌다. 한창 날아오를그 나이에 공무원 시험 3년째 하던중  세상을 등진 것이다. .. 삶의 종결나이는 순차적이 아님을 알지만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아마도 부모는 평생 그 아픔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이제 부모의 행복은 어디서도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잠이나 제대로 잘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순간마다 슬픔이 차오를 것이다. .. 

 

아까운 나이의 죽음은 절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미래의 꿈때문에 현재를 그렇게 저당잡히고 자기도 모르는 길로 가버리는 것은  부모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무엇이든 걷어부치고 하면 될 것을 공무원이 무어라고 그렇게 지독하게 분투하다가  괜찮을 수도 있는 세상을 등지게 될 것인지...

 

 

책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다. 지금부터라도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겠다. 언제쯤해야지 하는 마음은 당장 버려야 하겠다. 돌아보면 온통 지금 쓰고 있지 않은 것들이 많다. ..

 

내가 죽음을 맞이했을때 가족들이 어떤 생각이 들것인가 .. 를 떠올려보면 고개가 저어진다. 버릴 것은 버리고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정리를 잘 한다는 것은  사실 별 스럽지 않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나  차분하게 정리가 되어 있는 곳은 화려한 곳보다 한번 더 돌아보게 되어있고 각별한 빛이 난다.  

담담히 묵묵히 살아온 그 사람의 흔적은 기억속에 따뜻하게 남게 될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어느 순간 툭 하고 끊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때그때 정리하며  잘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겠다. 아주 오래전 친구의 남편이 세상을 불현듯 떠났을때 그녀는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너무나 정리가 잘 되있는 그의 삶으로 그녀가 할 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잘 살아야 하겠다. 한 사람의 삶의 흔적은  오랜 상처로 남는다.  시간이 지나고  그래도 좋은기억을  많이 남겨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한번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정신없고 번잡했던 삶이  남겨진 사람으로도  떠난 사람으로도 어찌 살아야 할 것인가가 그려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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