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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 않고 가는 방법 여유
세상에서 가장 큰 우산을 들고 있는 여자 엄마.
만병통치약이라고 오해하기 딱 좋은 약 꿈.
생각의 시작, 관찰의 시작, 발견의 시작 왜.
욕심을 던져버리면 손에 남는 것 자유.
내가 살아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 일.
버려진 돌멩이에게도 고개를 숙이는 자세 배움.
열기도 힘들지만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도 힘든 문 마음.
태양도 졌다고 말했다는 열정.
전생엔 부부, 다음생엔 나 친구
나무로 돌아가라고 하지마세요. 책.
가슴속에 내리는 비 술.
세상모든 나의 존재 이유 너.
당신더하기 나, 라는 아주 어려운 수학 만남.
쓰지 않아도 저절로 줄어드는 것 오늘.
고생 , 고통, 고민을 우습게 보는 것 희망.
크게 나쁘지 않아, 라고 말하는 순간 행복.
믿다보면 생기는 것 믿음.
호들갑 떨어봤자 다 거기서 거기 건강.
인생철학이 되기에 충분한 두 글자 재미.
좋아할 수는 있지만 사랑할 수 없는 그대 돈.
휴식의 정의를 내리지 않고 쉬는 것 휴식 .
틀림없이 틀림과는 다른 말 다름.
땀과 눈물이 수없이 지나간 자리 굳은살.
누구에게나 있는 것 , 찾으면 있는 것 매력
사랑이 자라 어른이 되면 무심이라는 덤.
이때부터는 사랑에 상처가 나는 일이 없다.
무심은 마음의 비움이다. 아주 오래된 연인을 본 적 있는가. 그들을 만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냥 만난다. 만나고 싶어서가 아니라 만날 때가 되었으니 만나는 것이다. 배고프지 않아도 밥을 먹는 것처럼. 알 것 다 알았으니 호기심도 호들갑도 없다. 아주 무료한 사랑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무심이 무관심은 아니다. 무욕심이다. 내가 너를 이렇게 바꿀거야, 하는 욕심을 내려놓고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다.
집착이나 갈등은 물론 배려마저 욕심일 수 있다. 이 모두를 다 내려놓는 무중력 상태로 사랑이 진입하는 것이다. 사랑을 시작할 때 무너진 마음의 평화도 이때 되찾는다. 하지만 오래 사랑했다고 이런 날이 그냥 오는 것은 아니다. 사람도 그렇지만 사랑도 어른이 되는 건 참 어렵다.
집착하다.
갈등하다.
배려하다.
무심하다.
이 모든 말이 '사랑하다'의 성장과정이다. 내 사랑이 '집착하다'나 '갈등하다'의 시기에 조금 오래 머물고 있다 해서 그것을 '이별하다'와 연결지을 필요는 없다. 누구나 그 시기를 겪은 후에 '배려하다''무심하다'의 시기로 진입하니까. 당신의 사랑은 어디쯤 가고 있는지? 당신은 지금 어떤 덤을 들고 있는지?
아무리 힘이 되는 사람도
하루 세번 만나지는 없습니다.
밥이 힘입니다.
아침밥.
도시 사람들에겐 이미 이것이 전설이 되어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엔 전설을 현실로 되돌려 놓으려는 사람들이 모여 집회를 하는 듯 했다. 역 입구에서 빌딩숲으로 난 길가엔 새벽을 달려온 김밥들이, 아침밥이 왜 위대한지에 대해 간곡히 설득하고 잇었다. 군데 군데 토스트와 커피가 끼여 있었지만 그것들이 밥의 힘을 제압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밥곁엔 빨갛고 파란 손글씨로 김밥의 이름이나 가격이 적혀 있었는데, 그것은 마치 1인 시위하는 사람들이 들고 있는 피켓 같았다. 그만큼 절절해 보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바쁘다. 그것들 하나하나에 눈길을 줄 여유가 없다. 고개 숙여 시선을 자신의 두 발에 주고 어느 발이 게으름을 피우는지 감시하며 종종걸음 치기에 바쁘다.
어떤 김밥들이 어떤 매력으로 경쟁하고 잇는지는 귀로 듣는다. 귀에 걸리는 말이 있으면 걸음을 멈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빌딩숲으로 사라지겠다는 자세다. 김밥 파는 사람들도 분주하고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제 곧 출근이 마무리되면 자리를 떠야 하고 남은 김밥은 자신이 다 먹어치워야 한다. 한 아저씨가 외친다.
"깁밥 사세요!"
"김밥 사세요!"
그의 말은 쩌렁쩌렁 여의도를 흔든다. 사세요, 라고 말을 올리고 있지만 그건 선배사원이 신입사원에게 하는 존경심없는 존댓말처럼 들린다. 내 목소리처럼 힘찬 하루를 살고 싶다면 너희는 내 김밥을 먹어야 해, 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 나는 다음에 살게요, 하는 표정으로 그냥 지나친다. 할머니 한 분이 보인다. 그녀는 분명한 목소리로 이렇게 외친다.
"천 원입니다!"
"천 원입니다!"
이 한마디만 반복해서 외친다. 오랫동안 김밥을 팔아 와 각격만큼 경쟁력있는 메시지가 없다는 것을 터득한 사람처럼 보인다. 이 가격에도 사지 않으면 너희가 손해야, 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나는 이번에도, 다음에 사지요, 하며 그냥 지나친다. 할머니 바로 뒤엔 아주머니 한 분, 그녀는 아직 김밥 파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듯 수줍게 외친다.
'저희집에서 방금 싼 김밥입니다."
"제 딸아이랑 금방 싼 김밥입니다."
달랐다. 다르게 들렸다. 분명 김밥 사세요!랑 같은 말인데 그 말을 들은 내 귀는 금세 따뜻해졌다. 머릿속에 그림하나가 그려졌다. 이른 새벽 서울 변두리 낡은 연립주택, 둥그런 프로판 가스통이 아슬아슬 벽에 붙은 꼭대기 층, 아직 밖은 깜깜하지만 그 집 창에선 꽤 오래전부터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온다.
따각따각, 차르륵 차르륵 , 그리고 가끔은 깔깔 웃는 소리, 안으로 들어가본다. 밖으로 새어나온 불빛은 식탁위에 대롱대롱 매달린 갓을 쓴 백열등이다. 백열들 아래에 두 사람이 보인다. 조금전 내 귀를 따뜻하게 만들어 준 아주머니와 그녀의 딸이다.
두 사람은 작은 식탁에 마주앉아 김밥을 싸고 있다. 딸은 계란과 단무지를 열심히 썰고 엄마는 그것을 돌돌 말아 김밥으로 완성하는 분업. 그 따듯한 그림이 머릿속에 잔잔하게 그려졌다.
엄마는 돌돌 만 그것들을 커다란 보자기에 싸들고 여으도로 향하고 딸은 계란과 단무지 냄새가 밴 손을 깨끗이 씻고 학교로 향했겠지. 엄마는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어린 것을 고생시켜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겠지. 딸의 책 가방 속에는 엄마가 특별히 햄까지 넣어 돌돌 말아준 김밥 한 줄이 들어 있었겠지.
나는 아주머니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지갑을 열었다. 엄마와 딸이 마주앉은 그 따듯한 그림을 사기로 한 것이다. 아주머니는 내게 김밥 두 줄을 건넸다. 그러나 그것은 김밥이 아니었다. 사람이었다. 사람이라는 재료가 단무지나 계란보다 휠씬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따뜻했다. 그녀읫 ㅐ벽이 그대로 내 손에 전해져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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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하는 나도 이 새벽에 한없이 따뜻해진다.
따뜻한 차 한잔을 다시 타야 할 것 같다. 뭉클해졌다.
바쁘고 정신없는 출근길 그아침에 퍼지는 마음 실은 몇마디..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를 쓰던 새벽의 수고로움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진심을 지나치지 못한다.
가끔 이런이야기를 할 때 찬물을 끼얹는이들이 있다.
내가 받은 감동은 분명 따뜻했고 행복했으므로 그렇구나 하고 만다. 씁쓸한 마음은 접고.
정철선생님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말씀들은 재미나다. 깊이있다. 생각하게 한다. 존경스럽다.
이른아침 깨어있어 행복하다.
좋은글과의 만남은 더없는 벗과의 만남이 된다.
아무리 힘이 되는 사람도 하루에 세번만나지는 않으나
밥 만큼은 세번이나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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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간 녀석에게 엄마가 넣어둔 이것저것과 함께
밥은 먹었느냐 늦은 밤 물었으나
'넵' - 그 한글자만 남아있었다.
아침에 들여다 보니 독립한 기념으로 친구들이 몰려왔는지 술 한잔을 기울이는지
반짝이는 불빛이 어우러진 한 강의 사진만 한장 날아와 있다.
서울의 강 대한민국의 한 강 .. 그 각별한 곳에서 서울시민임을 알리고
전입신고도 미리 다 해 놓고 당찬 도전과 열정에 사로잡힌 이십대...
나의 이십대는 늘 그 자리에 머물다가 시간만 흘렀고
언제나 생각만으로 둥둥 떠다니곤 했었다.
엄마의 친구는 이 새벽이고 책이고 글이고 글씨고 나다.
그리고 현미쌀이고 식초고 미역이고 과일이고 생채소이고.. 기타등등 기타등등이다.
오늘도 즐거운 글읽기에서 행복을 안으며.. 총총..
어느새 아침으로 달리는 시간 앞에서
좋은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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