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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반정도인가.. 노트북을 만나지 못했다. 정말 노트북이 돌아간 줄 알았다.
아들이 사준 것인데 .. 다시 사야 하는구나 했다. 그러나 노트북의 문제가 아니었다.
정신없이 사는탓으로 아답터를 잘 보관하지 못한 탓인지 그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스님의 말씀을 생각했다. 이것은 인연이다. 잠시 쉬어가라는 그런 신호이구나 하고 마음을 추스렸지만
세상이 그렇게 어둡고 아득할 수가 없었다.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뭔가 할 수도 있었으나 익숙치 않으니
잘 해내지도 못해 여기것을 저기다가 데려다 놓는등 한심한 일을 벌여 놓았고 일기처럼 매일 이것 저것 쓰고
하던 일들이 중단되니 여간 슬픈것이 아니었다.
늘 보는 막내동생이 '누나 나이엔 다들 누나처럼 사람 별로 없어, 다 놀구 그래.. ' 하는 것이다.
'그래, 그냥 살아?'
그렇다. 컴퓨터로 이것저것 옮겨 쓰고 하는 이도 있을테지만 대부분이 나처럼 바쁘게 일을 하면서도
컴퓨터에 매달려 살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다.
너무 오랜동안의 나의 또다른 작업 이었기에 갑자기 만난 중단이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스님의 말씀을 몇번씩이고 되뇌었지만 마음이 안정되질 않았다.
사실 별스럽지도 않은 일이었다. 한 이삼일 기다리면 될 일이었고 한 이삼일 후에 차분히 만나면 되는 일이었다. 새벽이면 날아오는 그곳엔 내게 필요한 것이 없었다.
누구나 어떤 갑작스런 아득한 일을 만나면 처음엔 당황하지만 차츰 익숙해지고 거기에 맞춰 살기 마련이다.
큰일도 아닌 것을 가지고 이렇게 답답할 수가 있을까 싶으니 어찌 사람이 이리 작을 수가 있을까 싶었다.
문앞의 아답터가 날아온 것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무엇이든 아끼고 사랑하며 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닌 모든 것이 나를 있게 하는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어도 소중히 다루며 아껴야 하겠다.
감사하고 소중한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거실엔 짐이 잔뜩 쌓여있다. 막내녀석이 독립을 하는 날..
살가운 그가 나간다.. 그에게 배울것이 너무 많은데..물어볼 것도 많은데
.. .. 큰 일이다.
'나가봐라, 집이 그리울 것이다 . 엄마가 얼마나 생각날 것인지 ..나가봐야 알지.. '
한편으론 나의 일이 줄어 조금 편하겠다 싶지만 또 한편으론 이런 얄팍한 마음도 살아있는 것이다.
서운함이 산만큼 자리한 옆지기는 며칠 구름이 드리운 얼굴로 잘 웃지 않는다.
참으로 식구란 자식이란 무엇인지 이렇게 떠나보내는 일들이 낮설어 또 마음한곳이 구멍이나고 당분간은 메우기가 어렵겠다.
이시각이 도대체 몇시인데 둘째가 들어왔다.
가장 친한 친구와 술을 먹었고 그의 아버지가 위험한 상황이고
커피매니아인 그의 커피를 들고 와서는 먹어보라한다.
언제나 예의있고 다정한 그의 소식을 둘째에게 늘 묻곤 했었다.
밤새 술을 먹었음에도 인생의 이별을 듣게되서인지
차분하게 늦어 미안하다며 고개숙여 방으로 들어간다.
모두가 저마다의 일들로 바쁘고 침울하게 혹은 자유롭게 하루를 보내고 맞는다.
오늘은 또 큰녀석의 생일이다. 이른아침 고기에 양념에 재우는 일을 먼저 시작하고 출발했다.
큰녀석의 생일엔 늘 더 마음을 쓰게 되는 이유를 나는 잘 모르겠다.
돌아가신 시어머니나 친정엄마의 큰아들에 대한 알수 없는 기대를 보아왔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나 또한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언제까지 이 다정한 식구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삶을 환하게 나는 이어갈 것인가...
오늘도 귀한 삶을 건강히 이어가고 있음에 감사하다.
작고 사소한 모든 것을 사랑하고 주변이 환하도록 웃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아픈이도 많고 이별하는 이도 수없이 많고 또 다른 일들로 좌절하는 이들 또한 이어지고 있는 이 하루...
아직 창밖은 어둡고 시계의 초침만이 환한 시간을 향해 걸어가고 있고
가까운이들의 오늘이 나쁘지 않기를 기도한다.
나의 가게엔 최소한의 손님이라도 들어오시길 또한 기도하며..
과거를 생각하지 말고 미래를 걱정하지 말며
다만 오늘에 임하며 즐거웁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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