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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

다림영 2023. 5. 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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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슴의 거리

어느 스승이 제자들과 함께 강에 목욕을 하러 갔다. 일행이 강으로 걸어 내려갈 때 강둑에 있던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여자가 목욕을 하다가 목걸이를 분실했는데 남자가 심하게 질책하자 언성이 높아진 것이다. 

 

스승이 걸음을 멈추고 제자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사람들은 화가 나면 왜 소리를 지르는가"

제자들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한 제자가 말했다.

"평정심을 잃기 때문에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닐까요?"

또 다른 제자가 말했다.

 

"분노에 사로잡혀 이성이 마비되기 때문이 아닐까요?'

또 다른 제자가 말했다. "분노에 사로잡혀 이성이 마비되기 때문이 아닐까요?"

스승이 되물었다. 

"하지만 상대방이 바로 앞에 있는데 굳이 크게 소리를 질러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큰소리로 말해야만 더 잘 알아듣는 것도 아니고 , 조용히 말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전달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면서 스승은 다시 물었다. 

"사람들은 왜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가?"

제자들은 각자 다양한 이유를 내놓았으나 어느 대답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마침내 스승이 설명했다.

 

"사람들은 화가 나면 서로의 가슴이 멀어졌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 거리만큼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소리를 질러야만 멀어진 상대방에게 자기 말이 가 닿는다고 여기는 것이다. 화가 많이 날수록 더 크게 소리를 지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소리를 지를 수록 상대방은 더 화가 나고 , 그럴수록 둘의 가슴은 더 멀어진다. 그래서 갈수록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

 

스승은 처음보다 더 크게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남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면 두 사람은 아주 멀어져서 마침내는 서로에게 죽은 가슴이 된다. 죽은 가슴에겐 아무리 소리쳐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더 큰소리로 말하게 되는 것이다. "

스승은 이어서 말했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사랑을 하면 부드럽게 속삭인다. 두 가슴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에게 큰소리로 외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랑이 깊어지면 두 가슴의 거리가 사라져서 아무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두 영혼이 완전히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그때는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없이도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람들이 화를 낼 때와 사랑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

 

스승은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논쟁을 할 때 서로의 가슴이 멀어지게 하지 말아야 한다. 화가 난다고 소리를 질러 서로의 가슴을 밀어내서는 안 된다. 계속 소리를 지르면 그 거리를 회복할 수 없게 되고, 마침내는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게 된다. "

 

영적 스승 메허 바바가 들려주는 우화이다. 우리가 서로에게 화를 낼 때, 특히 연인이나 가족이나 부부사이에 소리를 지를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일깨우는 아름다운 가르침이다. 화가나면 마음이 닫혀 버리기 때문에 상대방이 멀게 느껴진다. 그것이 화의 작용이다. 반면에 사랑은 가슴의 문을 열어, 멀리 잇는 사람도 가깝게 느껴지게 한다. 그것이 사랑의 작용이다.

 

갈등의 10퍼센트는 의견차이에서 오며, 나머지 90퍼센트는 적절치 못한 목소리와 억양에서 온다는 심리학의 통계가 있다. 목소리의 크기가 옳음의 척도는 아니다. 소리를 지르는 관계는 가슴이 멀어진 관계이다. 그래서 자기 말이 들리게 하려고 더 크게 소리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두 가슴은 더욱 멀어진다. 소리친 다음의 침묵은 가슴이 죽어 버렸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더 자주 소리를 지른다. 낯선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는 경우는 드물다. 더 사랑해야 할 사람에게 더 상처를 주는 것이다. 다음번에 화가 날 때 이 우화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목소리의 크기는 가슴과 가슴 사이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것을. 그리고 소리의 크기만큼 더 멀어지는 관계가 된다는 것을.

 

소리 지를 때 더 고통받는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불붙은 석탄을 던지는 사람은 자신으로부터 화상을 입는다.

 

내가 사람들에게 화를 내면서 깨닫는 것은 그러한 행동이 나를 주위 세상으로부터 더 고립시킨다는 것이다. 혹시 우리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멀어진 관계 속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 고독자가 아닐까.

 

남태평양의 섬에 사는 어느 부족은 쓸모없는 나무를 제거해야 할 때면 온 부족민들이 모여 그 나무를 향해 이렇게 소리를 지른다고 한다. 

 

"넌 필요없는 나무야!" "넌 아무 가치가 없어!" 도끼나 톱으로 자르는 대신 그렇게 계속해서 큰소리로 "쓰러져라!쓰러져라!" 하고 외치면 얼마 안 가 나무가 시들어 죽는 다는 것이다. 화가 나서 지르는 소리는 거리를 멀어지게 할 뿐 아니라 서로의 영혼을 죽게 한다. 

 

상대방이 나에게 소리를 지른다면, 그것은 나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고 거리를 좁히고 싶다는 뜻이다. 다정한 관계를 묘시하는 단어중에 '첩첩남남喋喋喃喃'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목소리로 즐겁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양이나 남녀가 마음이 맞아 정답게 속삭이는 모습'을 의미한다.

 

가슴이 더 멀어지지 않게 하는 방법은 소리치지 않기, 작은 목소리로 말하기이다. 

 

책[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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