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좋은친구를 사귀는 것은 수행의조건/미산스님

다림영 2023. 4. 22. 06:02
728x90
반응형

우정이란 무엇인가?

최상의 행복에 이르는 첫 걸음은 "어리석은 이를 멀리하고 현명한 이와 존경받을 만한 덕성과 수행을 갖춘 이들을 가까이 하는 것'이라고 붓다는 [최상의 행복경]에서 말한다. 

'어리석은 이'란 팔리어로 '발라bala'라고 한다. 이 말은 원래 철모르는 어린애라는 뜻이었지만 어리석은, 지혜롭지 못한, 악한 짓을 일삼는 사람이란 의미로 쓰인다. 이들과 함께하면 지혜롭지 못한 충고를 듣게 되므로 마음이 사악해지고 감관이 산만해져 자제할 수 없게 되면 행동이 거칠어지고 말이 조악해진다.

이로 인해 긑없는 감각적 욕망을 추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괴로운 삶의 늪에 깊이 빠지게 된다. 

 

반면 '빤디따pandita'는 어질고 학덕이 있으며, 경험이 풍부하여 삶의 실질적인 충고를 줄 수 있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들과 함께하면 좋은 충고를 들을 수 있으며, 이치에 합당한 믿음을 갖게 된다.

그리고 명료한 생각을 함으로써 감관이 고요하고 맑아서 행동이 섬세하고 말이 온유해진다. 그 결과 지혜가 충만해져서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이 지속된다.

 

붓다는 이러한 부류의 사람을 '선지식','선우善友'또는 '도반道伴'이라고 부른다. 선지식은 '좋은벗'이라는 뜻이고 도반은 '함께 구도의 길을 가는 동무'라는 뜻이다. [중아함경]에서 붓다는 좋은 벗의 소중함에 대해 이렇게 가르쳤다. 

 

선지식은 마치 보름으로 향하는 달과 같은 사람이다. 보름으로 향하는 달은 처음 생길 때 산뜻하고 밝고 개끗하며 날로 그 모양을 키워간다. 그리하여 보름이 되면 그 모습이 둥글고 풍만해지며 밝은 빛을 발한다. 그러나 약지식은 그믐으로 향하는 달과 같은 사람이다. 그를 가까이 하면 마치 허공의 달이 탐욕의 그늘에 가리어 세간의 모든 별들이 광명을 잃는 것처럼 될 것이다. 

 

또한 [잠아함경]에서도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이 수행의 절반이라고 생각하는 아난다에게 절반이 아니라 전체임을 강조한다.

 

수행자들이여, 그대들은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나에게 좋은 벗이 있고, 그 벗과 함게 있으면 수행의 절반을 이룩한 것이 아니라 전부를 이룩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  왜냐하면 좋은 벗에게는 언제나 순수하고 원만하며 개끗한 바른 행동이 따라다니지만 나쁜 벗은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좋은 벗과 사귀고 좋은 벗과 함께 있도록 해야 한다. 

 

현명한 벗의 덕목 

이처럼 붓다가 설한 행복의 첫 번째 덕목은 현명한 벗과 사귀는 것이다. 왜냐하면 좋은 벗은 근심과 걱정을 만들지 않으며 기쁨과 행복을 주는 사람이므로 수행을 처음 시작하는 경우에 가장 소중한 조건이 된다. 

 

붓다는 험한 길을 피하듯이 사악한 친구를 멀리 하라고 전한다. 그는 사악한 친구들을 가까이 하는 것은 향기나는 풀로 썩은 고기를 싸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 항상 좋은 친구를 가까이 하며 우정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육방예경]에 보면 좋은 친구는 다음과 같은 덕목을 갖춘사람이라고 전한다.

 

밖으로 담담하여 집착하지 않고 안으로 따뜻하고 온후한 사람, 본인 앞에서는 바른 충고를 하지만 남들 앞에선 칭찬하는 사람, 병들어 실의에 빠져 있거나 권력에 짓눌려 두려워할 때 용기를 주는 사람, 비록 친구가 가난하더라도 버리지 않고 항상 그를 위해 이익이 되게 노력하는 사람이다.

또한 관리에게 쫓기고 있을 때 그를 숨겨주고 뒤에서 그 일을 해결해주며, 병들었을 때 그를 보살펴주고, 친구가 죽으면 장례를 치러주고, 친구가 죽은 다음에도 그 집안을 보살펴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

 

붓다는 친구를 사귐에 친할수록 서로 공경하고 신의를 지켜야 우정이 오래 간다고 했다. 또한 친구라고 너무 자주 만나거나 너무 많은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면 우정에 금이 갈 수 있으니 균형있는 관계를 맺으라는 매우 실질적인 충고를 한다. 

사악한 친구가 자기를 따르고 친구를 자청하면 받아들이지 말고, 전에 친했던 친구라도 자기를 멀리하고 떠나간 경우엔 친구로서의 우정과 사랑이 확인 되지 않으면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붓다는 새들도 잠다던 가지가 부러지면 다시 깃들 곳을 찾아 떠날 줄 안다고 말한다. 이 말은 적절함과 조화로움을 유지하지 못하면 우정이 깨지고 친구가 오히려 원수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책[부처]21세기 북스 -중에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