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래전에 깨달은 사실이 있다. 의사가 환자에게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말할 때, 그것은 환자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말이 아니라, 의사가 받은 교육과 경험 속에서는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치료법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다른 환자가 똑 같은 병을 이겨냈다면, 인간의 육체는 분명 치유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주술사와 여자 치료사의 긴 시간 토론하면서, 나는 건강과 질병에 대한 믿기 어려운 새로운 개념을 발견했다. 그들은 말했다.
"치료는 시간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질병과 치료는 둘 다 한 순간에 일어납니다."
나는 그들의 말을 이런식으로 해석했다. 인간의 몸은 세포차원에서는 완전하고 정상적이며 건강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어떤 세포에 최초로 혼란스럽고 비정상적인 일이 일어난다. 증상이 나타나거나 병의 진단이 내려지기까지 몇 달, 또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치료는 원래 건강했던 때로 되돌아 가는 과정이다. 사람이 병들어 건강이 나빠지면,그는 그가 속한 사회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치료를 받는다. 그러면 어느 순간 몸은 내리막길로 가던 것을 멈추고 회복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인간이 버림의 의미를 배우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새것을 받아들일 빈 공간이 없으면 새것이 들어올 수 없다.
내가 물었다.
"당신들과 동물들은 정확히 어떤 관계인가요? 동물들은 당신들의 토템, 다시 말해 조상을 기억하게 하는 상징인가요?"
그들이 대답했다.
"우리 모두는 하나에요. 우린 약함으로부터 강함을 배우지요."
우리를 줄곧 따라다니는 갈색 매는 때로 우리가 눈앞의 것만 믿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그들은 말했다. 하늘을 높이 날아오기만 하면 훨씬 큰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막에서 물을 찾지 못해 분통을 터트리다가 마침내 절망한 채로 죽어가는 무탄트들은 사실은 자신의 감정 때문에 죽는 것이라고 그들은 말했다.
참사람 부족은 인간이 아직도 지구촌 가족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배워 가는 단계가 있다고 믿었다. 인간은 우주에 대한 완벽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으며, 아직도 그비밀을 밝히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 그들의 팥단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사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빠서 존재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그들은 말했다.
캥거루는 앞으로만 나아가며 심지어 원을 그리며 빙빙 도는 한이 있어도 무조건 앞으로만 나아간다! 그리고 캥거루의 긴 꼬리는 나무 둥치처럼 자신의 몸무게를 지탱해준다. 많은 부족들이 캥거루를 부족의 토템으로 정하는 이유는 캥거루에게 진정으로 친밀감을 느끼고, 캥거루의 특성인 균형 감각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삶을 돌이켜보면 때로는 실수를 하거나 잘못된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존재의 어떤 차원에서 보면 그당시로서는 그것이 최선의 행동이었고, 언젠가는 그것이 뒷걸음질이 아니라 앞으로 내디딘 발걸음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캥거루는 또한 번식을 통제할 줄 알며 환경이 불리할 때는 아예 번식을 중단하기까지 한다.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뱀이 자주 허물을 벗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는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잇다. 일곱살 때 믿던 것을 서른일곱살이 된 뒤에도 여전히 믿는다면, 평생을 살아도 얻는 게 없을 것이다. 낡은 생각과 습관, 의견, 때로는 친구까지도 뱀이 허물을 벗듯 미련없이 벗어 버릴 필요가 있다. 사실 인간이 버림의 의미를 배우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뱀은 낡은 허물을 벗어도 작아지지도 커지지도 않는다. 그것은 단지 필요한 과정일 뿐이다. 새것을 받아들일 빈 공간이 없으면 새것이 들어올 수 없다. 사람은 낡은 짐을 벗어버릴 때 한결 젊어보이고, 마음도 젊어진다. 물론 정말로 육체가 젊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책[무탄트메시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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