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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체에 걸러 뜬 마음을 걷어내자檢身省心

다림영 2023. 4. 11.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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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때 이방헌이 쓴[성심잡언]을 읽는데 '성'자의 생김새에 자꾸 눈길이 간다. 省성은 살피고 돌아본다는 의미이나 '생'으로 읽으면 덜어낸다는 뜻이된다. 돌이켜 살피는 것이 반성反省이라면, 간략하게 줄이는 것은 생략省略이다. 이 둘은 묘하게 맞닿아 있다.자세히 살피려면 눈目을 조금 少뜨고 , 즉 가늘게 뜨고 보아야 한다. 또 항목項目을 줄여야만 少 일을 덜어 낼 수가 있다.

 

어찌보면 잘 살피는 일은 잘 덜어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에 해도 되는 것을 갈라내고, 해야만 할 일 속에 슬쩍 끼어드는 안 해도 되는 일과 안 해야 할 일을 솎아낸다. 반성과 생략은 이렇게 하나로 다시 맞물린다, 

 

이덕형(1561~1613)은 [사직차]에서 , 한 일 없이 자리만 차지해 임금께 죄를 지은 잘못을 사죄하며 이렇게 썼다.

 

성현께서 남긴 책을 살펴, 몸을 검속하고 마음을 살피는 일에 종사해 조금이나마 근본이 선 뒤에 다시 임금을 섬긴다면, 행동에 근거가 있어 오늘날의 이 같은 어리석음에 이르지 않게 될 것입니다.

 

검신성심檢身省心!몸단속을 잘하고 마음을 점검한다. 이것을 '검심성심'

으로 읽으면 어떻게 되나? 몸가짐을 점검하고 마음을 비워나간다. 이런 뜻이라면 '성심'을 '생심'이라 읽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성심잡언>에 실린 몇 항목을 소개한다.

 

말을 적게 해야 비방이 줄어들고, 욕심을 줄여야만 몸을 보전한다.

 

말수를 줄이고 벗 사귐을 가려야만 뉘우침과 자만이 없고 근심과 욕됨을 면할 수 있다.

 

말을 많이 해서 이득을 얻음은 침묵하여 해로움이 없는 것만 못하다.

 

밀실에 앉아서도 큰 길에 있는 듯하고,작은마음 모는 것을 여섯마리 말을 몰듯 하면 허물을 면할 수 있다.

 

이름에 쓰는 자는 그 몸을 죽이고, 재물이 많은 자는 그 후손에 재앙이 있다.

 

말씀의 채에 걸러 참마음을 살피고 뜬마음을 걷어내야 겠다. 

책 [습정]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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