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연필명상/프리데릭 프랑크/김태훈 옮김

다림영 2014. 11. 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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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데릭 프랑크 Preclerick Franck

 

치과의사이면서 미술가, 문필가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로 다양한 재주 덕분에 르네상스인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의 회화와 소묘 작품들은 뉴욕현대미술관, 휘트니미술관등을 비롯하여 전 세계 유명 미술관에서 영구 소장하고 있다. 그는 치과의사로 일할 당시 아프리카 람바레네에 잇는 알베르트 슈바이처박사의 병원에서 함께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그러면서 꾸준히 그림을 그려 재능을 인정받았고, 화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또한 그는 네 번에 걸친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를 모두 기록한 유일한 화가이기도 하다. 이때 만난 교황 요한 23세를 기리기 위해서 뉴욕 주 워릭에 있는 18세기에 지어진 낡은 물레방앗간을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라는 이름의 미술관으로 개조하고 그 주위의 넓은 땅을 공원으로 조성했다. 지금까지도 다양한 종교가 참여해 이곳에서 영적 주제를 다루는 예술 행사를 열고 있으며 <뉴욕타임스>에서는 이곳을 꼭 들러야 할 관광지로 소개하기도 했다.

20066598세의 나이로 자신의 집에서 편안히 눈을 감았다.

생전에 30여권의 책을 썼으며 1973년에 출간한 이 책 <연필명상>은 그의 저서중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은 책으로 당시 70만부 이상이 팔렷고, 현재까지도 단 한 번의 절판 없이 독자들에게 읽히며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본문중에서

 

이 바쁜 시대에

정신없이 돌아다니기를 멈추는 것

조용히 풀밭에 앉는 것

속세로부터 물러나 대지로 돌아오는 것

눈이 버드나무를, 관목을, 구름을, 잎사귀를 보게하는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연필명상을 위함 십계명

 

하나.하루도 쉬지 말고 눈에 보이는 것은 다 그려라.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지 마라. 영감이란 기다린다고 해서 오는 게 아니라, 일을 해나가는 가운데 찾아오는 것이니까.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지금껏 배워온 것에 대해 모조리 잊어라.

 

.좋은그림을 그렸다고 해서 자꾸만 들여다보거나 사람들에게 자랑하지 말라. 형편없는 그림이 되었더라도 그 자리에서 잊어라.

다섯. 남에게 보여줄 욕심으로 그리지 마라. 자신 이외에 그 누구도 자기 그림에 대한 비평가가 될 수 없다.

여섯.오로지 자신의 눈만을 신뢰하라. 그리고 손으로 하여금 눈에 보는 대로 따르도록 하라.

일곱.그 어떤 금은 보화보다 지금 그리고 잇는 이 생쥐 한 마리를 더 소중하게 여겨라.

 

여덟.세상 모든 대상은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라. 그리고 풀잎 하나라도 자기의 몸만큼 아껴라.

아홉.언제나 처음인 것처럼 그려라. 그리는 그림마다 깨어 있는 눈을 찬송하게 하라.

.시대에 맞는 사람이 되려 애쓰지도 말고, 시대에 맞는 작품을 만들려 애쓰지도 마라. 당신 자신이 바로 당신의 시대이다.

이만큼 지키기 쉬운 계율이 또 어디 있는가..

 

마음의 괴로움은 육체의 고통보다 더 견디기 힘들다.

마음의 목마름은 물을 마셧다고 해서 해갈되지 않는다.

마음의 평온함을 얻은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도 따뜻하고 평화롭다.

마음이 선량하면 모든 것이 좋아진다.

마음을 열고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명상이 필요하다. -데카르트

 

나는 더 이상의 풀잎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생의 과정이자 생 그 자체이며, 나 역시 진정으로 그러한 존재와 직접 접촉한다. 나는 들판의 백합들을 지켜보고 , 그들이 자라는 모습을 본다. 그들의 성장은 나의 성장이며, 그들의 시듦은 나와 공유된다. 나는 연필명상을 통해 백합과 하나가 됨으로써 더 나 자신이 된다. 한동안 나와 내가 아닌 나 사이에 생긴 균열이 치유되고 유예된다.

 

17세기독일의 신비적인 종교시인인 앙겔루스 실레시우스는 이런 시를 지었다.

그대는 좋은 때가 오면

신과 그의 빛을 보리라 말하지.

어리석은 자여, 오늘 보지 못하는 것은 영원히 보지 못하는 법이라네!.

 

 

보는 것이 사색으로 변할 때까지 집중하라. 보는 사람과 보이는 것 사이의 간극이 사라지고 표현할 수 없는 충만감을 느끼는 순간이 올 것이다.

, 마음, 손은 보여지고 그려지는 대상과 하나가 되고, 사물은 있는 그대로, 존재성에 다라 보여진다. 이렇게 사물을 보면서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

 

관찰자와 관찰되는 대상이 모두 침묵 상태에 있을 때, 그 침묵 속에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거기엔 자연도 관찰자도 없다. 있는 것은 완전히 고독한 마음상태뿐이다. 그것이 고립이 아닌 고요 속의 고독이며 그 고요가 아름다움이다.-지두 크리슈나무르티,<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혜능 선사는 이렇게 말한다.

범인은 부처다.

한 가지 어리석은 상념이

범인을 만들고

한 가지 깨친 생각이

부처를 만든다.

 

위대한 예술가이자 현자 사쿠인이 쓴 시를 보았다.

사람들이

깊어가는 밤 사이로

눈 내리는 소리를 들었으면

참으로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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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햇살이 참 좋은 오후다. 이따금 창 앞에 기대어 서 있곤 한다. 가만히 서 있으면 따뜻함이 무한정 밀려온다.

 

남향인 창 앞에 자리한 화분 속 밀 씨앗이 움을 트고 어느 것은 벌써 한 뼘씩 올라왔다. 나도 연필명상을 시작하기로 한다. 노트에 이만큼 올라온 밀을 그려본다. 정말 멋진 스케치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넘쳤는데...

그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 마음은 명상이 아니다. 보는 대로 그것을 만나는 것... 누구에게 보여주려 하는 것이 아닌 것. 순간 그 때에 머무르며 눈을 뜨는 것.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것을 멈추고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 그가 나이고 내가 그가 되는 듯이 바라보며 세세히 그려볼 것....아직 익숙하지 않다. 오래전 그림속에 빠지며 나를 잊어버리고 살던 시절도 있었는데...낯설다. 가끔 이렇게 사물과 주변의 풍경을 만나야 하겠다.

 

눈부신 햇살이 너무 좋은 주말의 오후 폴모리아의 음악을 듣는다. 즐겨듣던 버터플라이가 즐거운 기분을 선물한다.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누군가 이 음악들을 스크랩했다기에 뒤를 따라 듣는데 오늘의 햇살만큼이나 좋은기운이 스며든다.

 

아침 저녁 점심으로 명상을 하고 있다. 욕심이 조금씩 지워진다. 마음이 맑아지고 있다.

무엇이든 그때 그 순간 그 사람 그 풍경 그 한자리에 집중하며 순간에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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