存心寡慾존심과욕
선한 마음을 잘 보존하면 욕심이 적어진다
노魯나라가 국가 정사를 악정자樂正子에게 주관하도록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맹자는 제자 공손추公孫丑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기뻐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공손추가 맹자에게 말했다. “선생님께서 그렇게 기뻐하시는 것은 약정자가 의지가 굳고 결단력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아니다.”
공손추가 또 물었다. “그러면 그가 총명하고 박학다식한 사람이기 때문입니까?”
맹자가 역시 “아니다”라고 답했다.
공손추가 물었다. “그러면 약정자가 어떤 살마이기에 선생님을 이토록 기쁘게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그는 좋은 사람이며 진실한 사람이다.”
공손추가 또 물었다. “좋은사람이란 어떤 사람이며 진실한 사람이란 또 어떤 사람입니까?
맹자가 답했다. “남으로 하여금 다가갈 수 있다고 느끼게 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남들이 좋아할 만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며 선한 마음으로 남을 대하고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진실한 사람이다. 자기가 가진 장점을 자신에게 충실히 쓰는 것을 ‘미美’라고 하고 그 장점을 자신 이외의 사람에게도 충실하게 써서 빛을 발하게 되면 그것을 곧' 대大‘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모든 사람을 융합하여 일체가 되게 하면 그것을 ’성聖‘이라고 부르고 성인의 마음이 헤아릴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을 때 ’신神‘이라고 부른다. 악정자는 좋은ㅅ ㅏ람이고 진실한 사람이지만 아직 ’대‘와 ’성‘,’신‘과 같은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는 없다,”
공손추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맹자에게 물었다. “그럼 선생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그리 기뻐서 잠도 못 이루셨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그는 자기의 본성을 잘 갈고 닦는 일에 힘쓰기 때문이다. ”
공손추가 물었다. “선생님, 자신의 본성을 갈고 닦는 것에 대해 좀 더 설명을 해 주십시오.”
맹자가 대답했다. “자신의 마음을 잘 갈고 닦을 수 있으면 천하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도 유유자적할 수 있다. 마음을 갈고 닦는 일은 물질에 대한 욕심을 줄이는 것보다 어렵다. 물질에 대한 욕심이 많은 사람들 중에 마음을 잘 갈고 닦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유가의 지혜
유가에서는 사람의 ‘자아완선自我完善’을 추구하는데, 그것에 필요한 것이 ‘존심과욕存心寡慾’이다. 가능한 한 물질에 대한 욕심을 줄이면 그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게 되어 자기 본래의 착한 본성을 지킬 수 있고 또 완선의 경지에도 이를 수 있다.p108
君子之交淡如水군자지교담여수
군자의 사귐은 물처럼 담담해야 한다
범중엄范仲淹이 태주 지방에서 벼슬을 하고 있을 때 당시 스무살인 부필富弼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범중엄은 부필을 한 번 만난 이후로 그를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그는 부필이 왕을 보필 할 수 있는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고 여겨 그의 문장을 당시 재상인 안수에게 추천했고 또 안수의 사위까지 되도록 도와주었다. 몇 년 후 산동 지방에서 반란이 있었는데 그곳의 지방관은 쳐들어온 반란군을 진압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맞이했다. 이후 조정에서는 사람을 파견하여 그 연유를 따졌다.
그 문제에 대해 부필이 매우 화를 내며 이렇게 말했다. “그곳 관리들은 모두 사형에 처해져야만 하오. 그렇지 않으면 공명정대함을 잃게 될 것이오.”
잉 대해 범중엄이 말했다. “만약 부족한 병력으로 반란군에게 저항을 했다면 이는 오히려 백성들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것이 되었을 것이오. 그들이 반란군에게 대적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임기웅변이었을 것이오.”
부필이 그 말을 듣고 범중엄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마도 선생님은 부처가 될 생각이시군요.”
이때 한 사람이 부필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너무 심한 말을 하는군요. 범선생이 당신에게 베푼 은혜와 덕을 잊었단 말입니까? 황제가 시험을 치러 현자를 뽑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범선생이 당신에게 공부방과 책을 준비해주어 편안히 시험을 준비하도록 해주지 않았소. 그래서 당신이 시험에 합격하고 관리가 되었는데 그것을 다 잊었단 말이오?”
그러자 부필이 답했다. “나와 범선생님의 관계는 군자의 관계오. 범선생이 나를 추천했던 것은 나의 관점이 범선생의 그것과 같아서가 아니라 매사에 나의 관점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면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오. 그런데 어찌 내가 나의 주장을 버릴 수 있단 말이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범중엄이 이렇게 말했다. “내가 부필을 추천한 것은 바로 부필의 그런 점 때문이다.”
유가의 지혜
군자의 사귐이 물과 같이 맑다는 것은 유가가 강조한 친구 사이의 도를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유가에서는 친구관계를 혈육관계 다음으로 중요한 인간관계로 보았다. 친구는 진실하게 대해야 하고 우정은 상호 인정하고 이해하는 기초 위에서 세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친구라고 해서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소신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비록 그런 우정이 물처럼 담담해 보일지는 모르지만 더 오래갈 수 있는 것이다. p190
童心不泯
동심은 없어지지 않는다이지李贄의 한 학생이 매우 곤혹스러워하며 이지에게 물었다. “양명선생은 양지에 이르러야 한다고 말했지만 저는 제 자신의 사심을 완전하게 없애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자가 대답했다. “왜 사심을 없애려 하느냐? 사람의 마음에는 반드시 사심이 있고 나서야 비로소 그 마음을 표현할 수가 있다. 사심은 사람의 본성이다. 정성껏 농사를 지어 가을이 되면 수확이 있듯이 열심히 공부를 하면 학문에 있어서 바런하는 바가 있게된다.
성인이라고 해도 사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부귀는 뜬구름과 같다고 말한 공자도 정작 부귀를 마다하지 못했다. 성인은 정도가 아닌 방법으로 얻은 부귀는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부귀는 누구나 얻고자 하는 것이다. 공자가 노나라 재상 자리에 단 삼개월 있었지만 여우 모피나 새끼양 가죽으로 만든 화려한 옷을 입기도 하면서 그 역시 보통사람들이 원하는 부귀를 향유했다.“
학생들이 물었다. “그렇게 하면 도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이 아닙니까?”
이지가 대답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을 통해 얻은 견문과 깨달은 도리를 자기의 것인 양 생각하지만 다 남의 것을 배운 것이지 자신의 동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남의 견문과 지식이 좋아보여도 자신의 것이 아니니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어떤 사람의 성인의 언행이 무엇인지, ㅁㅣ와 악을 어떻게 분별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좋은 행동만을 애써 선전하고 나쁜 행동은 온갖 방법을 써서 숨기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거짓말과 거짓된 행동을 하게 되고 거짓된 문장을 쓰게 되었다. 결국 그 자신은 거짓된 사람이 되었다. 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으냐?”
학생이 또 물었다. “그렇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지가 대답했다. “동심을 지켜야 한다. 동심이란 사람이 나면서부터 갖게 된 것이며 거짓이 없는 순수한 사람의 본성이다. 동심을 잃으면 자기의 진심을 잃게 되고 또 진실한 사람을 멀리하게 되니 동심을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유가의 지혜
동심은 인간이 가장 처음 가지는 마음으로, 이지는 이를 태어나면서부터 갖게 되는 순수하고 거짓이 없는 마음이라고 보았다. 동심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은 진심이며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장 귀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심을 지켜야 한다. 이지가 책을 잃는 것을 반대한 것은 아니다. 그가 반대하는 것은 도덕적인 설교만 하면서 거짓된 행동을 하는 것, 즉 자기를 잃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는 동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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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청소를 했다. 쥐가 또 나타나 나의 마음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디로 들어오는지 알 수가 없다. 어젯밤 내내 고민하다고 구석구석 손이 닿지 않는 부분까지 깨끗이 해야 함을 깨닫고 종일 청소를 하게 된 것이다. 쥐약과 기타등등의 것을 며칠 동안 사방에 뿌리고 난리를 쳤었는데 오늘아침에도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았던 것. 난 그가 서식하기 좋은 어떤 장소를 제공하고 있나보다 하고 청소를 하기로 했던 것이다.
겨우 밤이 오고서야 앉을 수 있었다. 몇 년 동안 구석구석 쓰지 못할 온갖 것들이 얼마나 많던지 기함할 정도였다. 난 그저 가만히 앉아만 있거나 자리만 지키고 있었는데 말이다.
청소를 하면서 다른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 쥐 때문에 시작했지만 오로지 청소에만 집중을 하게 되었다. 이것은 어쩌면 청소 명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님께서는 늘 그 순간에 몰입을 하라 하셨다.
우리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먹을 것을 들거나 신문을 보거나 또 사람들과 얘기를 하거나 ...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고 있다. 아마도 그래서 분명 무언가를 했어도 금새 잊어버리고 그것에 대한 소중함과 귀함도 모른 채 아무것도 아닌 시간으로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급적 한 순간에 한가지씩에만 하기로 했다. 잘 적응은 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설거지 할 때는 설거지만, 청소 할 때는 청소, 먹을 때는 먹는 것에.... 친구를 만날 때는 친구에게만 마음을 쏟는....
몸은 너무 힘들었지만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쥐 때문에 시작한 것이지만 어떤 걱정도 없이 청소에만 몰입을 했다. 재활용할 것들을 모두 담아 밖에 내어다 놓고 몇 년 동안 쌓인 먼지를 닦았다.
아이들은 그때그때 그 순간만을 생각한다. 이것을 하면서 저것에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고 지나간 것 에 대해 오랫동안 묻혀있거나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하지 않는다. 그저 놀이에 먹는 것에 집중을 하고 그때그때 밝게 임한다.
순수한 사람의 본성이 동심이라 한다. 모든 것에 처음 가지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사소한 것에도 진심으로 대하며 동심을 회복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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