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침묵 또한 뛰어나고 자유분방한 것의 하나로, 겨울 하늘과 마찬가지로 둥근 눈을 가진 밝은 얼굴로 바라본다.
그것은 겨울하늘처럼 자신의 태양과 굽힐 줄 모르는 태양의 의지를 숨긴다. 참으로 나는 이러한 기술과 이러한 겨울의 자유분방함을 잘 배웠던 것이다!
나의 침묵이 침묵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는 걸 배웠다는 것, 이것이 나의 가장 사랑스런 악의고 기술이다.
수다스런 말과 주사위로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나는 엄숙한 감시자들을 속여 넘긴다. 나의 의지와 목적은 이러한 모든 엄중한 감시자들로부터 몰래 벗어나야 한다.
그 누구도 나의 바닥과 궁극의 의지를 엿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 나는 길고 밝은 침묵을 생각해 냈던 것이다.p309
“열심히 배우는 자는 거친 욕구를 모두 잊어버린다.”라고 사람들은 오늘 어둑한 골목 곳곳에서 이렇게 속삭인다.
“지혜는 피곤하게만 할 뿐 아무 보상도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대는 욕구하지 마라!” 나는 이러한 새로운 서판의 공공의 시장에 보란 듯이 내걸린 것을 보았다.p363
언제나 도중에서 망연자실 길을 잃어버리는 것. 이것이 허약한 인간들의 특성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피로에 지친 그들이 묻는다. “무엇 때문에 우리는 지금까지 길을 걸어 왔던가! 모든 것이 동일할 뿐인데!”
그러므로 그들의 귀에는 “보람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 그대들은 욕구하지 마라!”하는 설교가 달콤하게 울린다. 하지만 이것은 노예가 되라는 설교가 아닌가.p364
나 자신에 대해. 그리고 나의 가장 은밀한 의지에 대해 준비되어 있기를. 자기의 화살을 찾아 욕정에 이글거리는 활처럼, 자기의 별을 찾아 욕정에 이글거리는 화살처럼.
자신의 정오를 맞아 준비를 갖춘 성숙한 별처럼. 모든 것을 섬멸시키는 태양의 화살에 의해 달아오르고, 꿰뚫리는 행복한 별처럼.
승리를 위해 섬멸의 준비를 갖춘 태양 자체와 가차 없는 태양의 의지처럼!
아, 의지여, 모든 역경의 전회여, 그대. 나의 필연이여! 하나의 커다란 승리를 위해 나를 아껴달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p378
“나는 지적인 양심을 지닌 자다.”라고 질문을 받은 자가 대답했다. “정신의 일에 있어서 나보다 더 엄격하고 더 정밀하고 더 냉철한 자는 흔치 않을 것이다. 내게 그것을 가르쳤던 사람, 즉 차라투스트라 자신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어설프게 많은 것을 알기보다는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게 더 낫다! 다른 사람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 현자보다는 차라리 자기 힘에 의지하는 바보가 더 낫다! 나는 사물의 바닥으로 돌진한다.
그 바닥이 크든 작든 무슨 상관인가? 그 바닥이 늪이라 불리든 하늘이라 불리든 무슨 상관인가? 한 뼘의 바닥만 있으면 나는 그로써 족하다. 그 바닥이 실제로 바닥이고 토대이기만 하다면!
한 뼘의 바닥. 사람들은 그 위에 설 수도 있다. 참다운 지식의 양심에 있어서 크고 작음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대는 거머리의 본질을 알고 있겠구나?”
라고 차라투스트라가 물었다. “그대는 거머리의 마지막 바닥가지 속속들이 파고들려 하는가. 그대 양심을 지닌 자여?”p436
신의 동정이든 , 인간의 동정이든 간에, 동정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다. 도와주지 않으려 하는 것이 돕겠다고 달려드는 덕보다 더 고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 즉 동정은 오늘날 모든 왜소한 인간들에 의해 덕 자체라고 불린다. 왜소한 인간들은 커다란 불행과 커다란 추악함과 커다란 실패에 대해서 아무런 외경심도 품지 않는다. p464
그대들 , 차원 높은 인간들이여, 그대들의 가장 나쁜 점은, 그대들 모두가 사람이 당연히 춤추어야 하는 방식으로 춤추는 것을, 다시 말해 그대들 자신을 넘어서서 춤추는 것을 배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대들이 실패했다고 해서 무든 문제란 말인가!
얼마나 많은 일이 아직도 가능한가! 그러므로 부디 그대들 자신을 넘어서서 웃는 것을 배우라! 그대들의 마음을 고양시켜라. 그대들 멋지게 춤추는 자들이여, 높게! 더 높게! 그리고 멋지게 웃음 짓는 것도 제발 잊지 마라!
웃는 자의 이 면류관, 이 장미꽃 다발의 화관, 그대들에게, 형제들이여, 이 화관을 던진다! 웃음은 신성하다고 나는 말했다. 그러므로 그대들, 차원 높은 인간들이여, 배우라. 웃는것을! p518
오늘이 끝나려고 한다. 어느새 저녁이 찾아왔다. 훌륭한 기사()인 저녁이 바다를 넘어 말을 타고 온다! 복된자, 집으로 돌아오는 자인 저녁잊 ㅏ신의 자줏빛 말안장에 앉아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라!
하늘은 맑은 눈길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고, 세계는 깊이 누워 있다. 아, 그대들, 나를 찾아온 모든 유별난 자들이여, 나왇 ㅓ불어 산다는 것, 그것만으로 이미 보람있는 일이 아닌가!“p543
작품해설중에서-
니체는 서슴없이 떠나는 사람이며, 떠나라고 끊임없이 말하는 철학자다. 희미하게라도 이성의 자유에 이른 자는 지상에서 스스로를 방랑자 이외의 어떤 것으로도 느낄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종목표가 어디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그런 목표 따위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니체의 분신 차라투스트라 또한 여행자다. 차라투스트라가 보기엔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목표가 없다는 것은 돌아가 안주할 곳이 없음을 말한다. 자기 손으로 이미 자기 집을 파괴해 버렸던 것이다. 한 손에 청진기 다른 손에 망치를 든 채 자유정신을 가두어놓았던 형이상학의 견고한 성과 그 모든 우상과 종교적 독단을 진단하고 두들겨 부수었기 때문이다.
차라투스트라가 산을 내려와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의 죽음은 곧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출발점이며, 이후 그의 방랑과 여정도 신의 죽음이라는 사건과 더불어 눈앞에 펼쳐질 인간의 대지에 대한 탐색이다. 폐허의 신전, 그 자리에 이제 주체적인간이 자신의 운명과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하는 것이다. 가치의 창조란 달리 말하면 세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니체에게 해석은 지배적 가치라는 닫힌 공간을 헤치고 들어가 그것에 균열을 내는 실천이고 , 인습에서 자신을 해방시키는 자유정신의 냉철한 시선이며, 또한 관점을 설정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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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미래에 대한 니체의 비전은 긍정적이다. 니체는 <선악의 저편>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에게 인간은 지상에서 그와 비견될 만한 것이 없는 유쾌하고 용기있고 창의적인 동물이다. 이 동물은 어떤 미궁에 있어도 여전히 가야 할 올바른 길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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뎅, 뎅, 뎅, 뎅....
오후 3시 반이다. 그러고 보니 토요일 이맘때면 성당의 종소리가 늘 울렸지 하며 귀를 기울인다. 어렸을 때도 이 종소리를 들으며 자랐고 그 이후에도 종소리는 마을과 함께 늙어갔는데 잊고 살았다.
언젠가부터 종소리는 정신없이 사는 사람들의 복잡한 거리속으로 묻혀 버렸다. 잘 들리지 않았다. 토요일 이시간이면 어김없이 울려퍼졌을 것인데 어떤 엄한 것에 정신을 팔고 살았는지 듣지 못했다. 흘리고 말았다. 오늘은 새삼스러이 아침부터 알수 없는 기운이 스며들더니 종소리가 귀에 들어오고 마음까지 울려퍼지니 평화로운 기운이 깃든다.
‘때릉 때릉’...
옛날 자전거 소리다.
누가 달려가나 내다보니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어쩐 일인가 아득한 옛 소리들이 오래된 벗들의 미소처럼 온기가 되어 울려퍼진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상당히 가벼워졌다. 저마다 아이스크림을 들고 지나니 한여름 풍경 같기도 하다.
잔인했던 4월의 뉴스가 5월까지 무겁게 건너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햇살은 더없이 눈부시기만 하고 햄버거가게 앞 아이들의 장난은 유난스럽다.
도대체 몇날 며칠이 지난 것일까..아직도 거친 바다 앞에서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들의 애끓는 마음을 어이 짐작을 할 수 있을지....
동네손님과 긴 이야기 속에 점심도 잊고 말았다.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큰 동작이 없음에도 어떤 에너지가 쓰이는지 손님이 가시고 자리에 앉는데 기력이 다 쇠한 듯 여겨지니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기가 쉽지 않음을...
작년가을인가 동네에서 행방불명이 되어 사라졌던 여인의 시신을 찾았다.
지역 오래된 아파트 물탱크였다.
난리가 났었다.
이런 뉴스는 세월호에 묻혔다.
그녀는 58살이었고 친정어머니와도 알고 지내는 이였다.
사람들은 무서워했다.
오늘도 한 손님께서 그 소식을 또 전한다.
입양한 아들과 사위가 짜고.... ..
돈이 많았다는데 달라면 그냥 다만 얼마라도 주지 어쩌다가 그리 되었는지... 세월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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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어 있었는데 ..그 물을 ... 6개월가량 사람들이 먹고 지냈다.!
일주일이 또 이렇게 흘러갔다. 차라투스트라만 잡고 있었는데 왜 그리 안 읽히던지 오래전에도 그 오래전에도 읽었건만 도무지 ... 시인가 일기인가 수필도 아닌 것 같고 산문인가 철학인가 소설인가 하면서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접는다. 그는 그렇게 장장의 말씀을 하셨고 나는 다시 들춰보기를 하나 그때뿐이고 도통 정리가 되지 않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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