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새로 부임한 아파트 관리 소장님

다림영 2014. 5. 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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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전인가 새로 부임한 아파트 관리 소장님을 출근길에 만났다.

무언가 들여다보며 고치려 하는지 고민중이셨다.

오늘만큼은 꼭 인사를 해야지 하고 그를 불러세워 깨끗해진 환경이 되어 고맙다고 전했다.

언제부터 마음먹고 있던 인사였다. 그가 환하게 웃으며 감사함을 전하더니  현관의 불에 대해 내게 묻는다. 그의 마음속엔 어떻게 하면 좋은환경을 만들것인가에만 있는 듯 느껴졌다.

언젠가는 청소아주머니와 그가 큰 언쟁이 있는 것을 보았다.

오랫동안 청소를 하시던 그분은 젊은 소장이 시키는 일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걸레를 던지더니 어디론가로 횡하니 자리를 떠나는 것이다


그때 나는 조금 떨어져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얘길 듣지 않아도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녀의 태도에 대해 한마디 거들고 싶을정도로 괜스레 울화가 치밀었다. 아랫사람으로 기본을 벗어난 행동이었고 오랫동안 몸에 배인 타성으로 자신이 누구 때문에 존재하는지를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장은 몇 번 얘기해도 일이 실행되지 않으니  팔을 걷어 부치고 쓰레기통의 묵은 때를 구석구석 자신의 집처럼 말끔하게 처리하기 시작했다. 대충 대충 치우던 분리수거며 쓰레기통 주변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청결해진 그곳을 지날때마다 그에 대한 고마움이 마구 일어나며 밝은마음이 들어찼다.

 

오래된 아파트여서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았다. 아주 괜찮은 관리소장 한 사람이 오더니 아파트는 나날이 변신하고 있다.  지저분한 곳은 없어지고 그의 마음과 손길이 곳곳마다 닿으니 아파트가 단정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출근할 때마다 기분 좋은 아침을 맞고 퇴근할 때는 밝은 불로 마음도 환해진다.

 

안타까운 아이들의 죽음을 통탄해 하며 도통 어느 곳 하나 제대로 된 곳이 없을 거라고 한다. 겉만 멀쩡하고 속은 다 썩었다고 저마다 한소리를 내며 불안해한다. 타성에 젖은 공무원들이 도마위에 올랐다.

 

우리아파트 관리소장님 같은 사람이 곳곳에서 일을 살핀다면 유야무야 대충대충 지나가는 것들은 어림 반푼도 없을 것이다. 왜 이러한 기본적이 것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자신의 소임을 다하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우리는 이미 7살도 채 되기전에 기본적이고 도덕적인 일들을 배우고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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