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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지키기 연습/코이케 류노스케 /동네스케치

다림영 2013. 10. 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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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조동종의 큰스님 료칸은 이렇게 말했다.

재난을 당할 때는 재난을 당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죽어야 할 때는 죽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런 정신을 마음에 새겨 두면 아무리 큰 시련을 겪더라도 곧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된다.

재난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고 한탄을 늘어놓기보다는,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몸과 마음은 한층 더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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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의 생각들이 비현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나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바꿔 말하면 우리의 뇌는 <생각의 세계=현실>이라고 착각한다는 뜻이다. 즉 뇌는 단지 언어에 지나지 않는 비현실과 실제로 일어난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실패해서 화가 나.’라는 생각을 했을 때, 뇌는 실패해서 충격적이었던 때의 광경을 잠재의식 속에서 재현한다.

그리고 그 광경을 현실이라고 착각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저 생각에 지나지 않았던 것들이 우리의 마음을 강력하게 지배하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빠져나오기 어려운 강력한 감정이라도 그건 뇌에서 만들어 낸 비현실일 뿐이야.’라고 가르쳐 주면 달라진다. 그러면 착각에서 벗어나 격앙되었던 감정이 가라앉고, ‘두번째 화살은 마음에 박히는 일 없이 그저 빠져나가게 된다. 어떤 곤란한 상황에 처해도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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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정보에 마음을 빼앗겨 좋지 않은 생각이 들 때마다 그것을 비현실이라고 자각하고 잠재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면 그런식의 사고 패턴이 기억에 새겨진다. 그 후에는 무수한 정보들을 접하더라도 세뇌당하는 일 없이 몸과 마음을 보호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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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사람이 되었다는 안락한 느낌은 상대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친절을 베풀었을 때 그 부산물로 생겨난다. 일부러 구하려 들면 오히려 더 멀리 달아나 버리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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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감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오히려 불감증이 되어 쾌감을 느끼지 못하고 욕구불만에 시달리게 된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고 과도한 쾌감을 받아들이면서 사람들이 오히려 불안에 쫒기고 활기를 잃게 된 것도 마찬가지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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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정신적인 행복을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이나 어려움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통해 쾌감이나 쾌적함의 빈도를 제어하다 보면 쾌감 하나하나를 확실히 음미할 수 있게된다. 그러면 만족감이나 충족감도 느기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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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DNA에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보가 많은 편이 좋다고 각인되어 있다.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면 살아남기 쉽다는 판단은,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당연히 지니고 있는 본능이다. 이처럼 정보와 관계에 집착하는 본능적 시스템은 그 형태는 달라도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줄곧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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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메일이나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신은 개를 키우기 시작했다거나, 이런저런 요리를 만들었다거나, TV프로그램을 보는데 누가 나와서 재미있었다거나 하는 일들을 적고 있을 뿐이다. 그런 사소하고 단편적인 글들을 써도 봐주는 사람이 있고 반응을 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즐거운 이유는 왜일까? 그건 본능이 착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사람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인류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마을 사람 모두에게 칭찬을 받거나 촌장에게 능력을 인정 받으면 그 마을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높아진다. 그러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아왔다.

 

 

또한 우리의 머릿속에는 과거에 인정을 받지 못했거나 비난을 받고 마을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사람들이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햇다는 사실이 기억되어 있다.

그런 일들을 통해 우리의 DNA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욕구가 쐐기처럼 굳게 박힌 것이다.

 

문제는 뇌가 현실 세계에서 인정을 받는 것과 가상 세계에서 인정을 받는 것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현실세계에서 인정받는 건 분명 생존 경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가상 세계에서는 인정이란 대부분 실질적인 결과를 동반하지 않는다. 자신을 전혀 모르는 타인들이 그저 웹상에서 벌이는 일들일 뿐이다. 한마디로 가상 세계에서 인정을 받는다는 건 생존 경쟁에 하등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는 그것을 현실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착각해 버린다. 어쨌든 인정을 받는 것이니까 생존이 된다고 판단하고 쾌감 물질을 분비하는 것이다.

 

쾌감을 극대화하려는 원리에 그 착각을 적용시키면, 자신의 글이나 행동에 반응해 주는 상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된다. 또한 빈도가 높을수록 더 좋고 , 반응해 주는 속도도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이 업데이트 한 것에 많은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면, ‘ 이 사람들이 나를 신경쓰고 있다.’며 기하고, 뇌에서는 도파민이 생성된다.

 

그래서 매일 이메일을 주고받으려 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기타 부질없고 정리되지 않은 글을 쓰려고 하는 것이다. 즉 언제나 뭔가 새로운 것을 써야 하고, 가능한 한 재미있는 것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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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말하자면, 현대인들은 커뮤니케이션의 과정 자체를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다는 욕망에 빠져 있다. 하지만 이런 상태에서 자신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상대는 자신의 유능함을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는 데 필요한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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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는 다른 사람과의 교류자체를 모든 사람들에 공개함으로써 자신이 얼마나 사람들과 잘 교류하는지를 새롭게 실감해보려는 것이다. 이런 씁쓸한 구조에 의해 뇌에서는 쾌감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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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세뇌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우선은 이메일교환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일어나는 교류로 인해 발생하는 뇌의 일희일비를 꼼꼼히 의식해야 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것은 비현실이라고 자각시켜서 마음에 각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방법은 요즘 사회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의 정보를 쏟아내어 쾌감을 극대화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도움이 되는 정신 건강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런 자각도 하지 않고 정보를 접하고, 점점 기호라는 비현실 세계를 뇌 속에서 확대해 가는 버릇을 등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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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나마 생명의 안테나가 회복되었다면, 살아가는 데 지나치게 많은 정보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또한 도를 넘어선 편리함은 오히려 우리의 삶을 해롭게 한다는 것도 깨달았으리라 생각한다. 이로 인해 비록 아주 소수일지라도 쾌감을 극대화 하는 생활에서 멀어지려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늘어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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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안정되고 정신이 산뜻한 상태란 사실은 집중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처리해야 하는 정보량을 줄임으로써 수많은 정보에 휘둘려서 마음이 어수선했던 상태에서 벗어나 정보 하나하나를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집중을 하고 있을 때 우리의 귀는 밝아지고, 눈은 해상도가 높아져서 선명해진다.

 

 

누구나 어떤 것에 집중하고 있을 대 눈이 잘 보이고 귀가 잘 들리고, 인생이 그대로 끝나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행복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집중이 평온 및 행복의 신경회로와 이어져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짐작컨대 옛날에는 적당한 쾌감을 즐기면서, 살아가기 위해 꼭 해야하는 것을 열심히 하고 있는 동안에 자연스럽게 평온함의 스위치가 켜지도록 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둬도 <쾌감, 평온함=행복감>이라는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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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잠을 자고 밝은 햇살을 받으며 아침을 맞이하는 등 하루의 리듬을 반복하는 것부터, 같은 장소를 여러번씩 걷거나, 계속해서 손을 돌리거나 , 음식물을 씹거나, 호흡을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단순한 것을 반복하는 운동에 전념하면 집중력이 강해지고 마음에 평온이 찾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일을 하는 도중에 청소나 주변 정리등과 같은 단순한 반복 작업을 일정 리듬으로 끼워 넣으면 쾌감의 마약에서 깨어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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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나 기술혁신 같은 것은 고작 근래의 200년 정도에 일어난 일일 뿐이다. 인류의 역사를 놓고 보면 한순간의 불꽃과 같은 것이다.

누가봐도 포화상태인 것이 명백하게 보이는 이상, 순간의 불꽃은 이제 끝났다고 봐도 좋다. 지금은 새로운 시대로 돌입하기 위해 새롭게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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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정신을 지니고 앞으로는 필요한 것과 필요없는 것을 분별해서 사회를 다시 그려 나가려는 마음가짐이다.

..눈에 띄는 성장 때문에 불행해졌던 과거를 되돌아보고, 그때의 귀중한 경험을 살려서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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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부리지 않고 자주 걸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씹고 맛보고 먹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면 마음이 건강해진다. 언어정보를 접하지 않고 몸을 자주 움직이면 마음이 생기를 되찾는다.

 

 

이런것들을 시간 낭비라고 일축해 온 것이 이제까지 쾌감을 우선시하고 경제성을 우선시한 삶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쾌감이라는 마약중독에서 벗어나 마음의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 일부러라도 그런 일들을 해보자. 시간낭비 같고 돈이나 쾌감으로도 이어지지 않는 것들을 해보라는 뜻이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에도 안정감과 함께 충실감이나 만족감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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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페이스북에 접속을 하지 않고 있다. ‘마음지키기 연습’... 스님의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글에 나의 작은 공간에 집중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한권의 작은 책이 평온한 삶의 길을 안내한다.

오늘은 또 법륜스님의 강의를 물건을 정리하며 들었다. ..

이제껏 생각에 젖었던 것들의 틀에서 벗어나야 하겠다는 마음또한 일어서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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