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성실하고 정직했으며 반듯한 사람이었다. 내가 아는 믿을 만한 분들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는 사춘기 혹은 그 이전부터 이런 성정을 지녔다고 한다. 내 기억으로도 아버지는 허튼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 특별히 다른 사람들보다 우울한 성격의 사람도 아니었다. 좀 과묵한 사람이었던 것 같기는 했다.
우리 집안을 통제하는 것은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날마다 여동생과 남동생, 그리고 나를 닦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배 한 척을 주문했다. 아버지는 그일을 무척이나 진지하게 진행했다. 그 배는 아버지를 위해 특별히 미모사나무로 만들어질 거라고 했다. 그 이야기에 어머니는 몹시 화를 냈다.
“어부라도 되겠다는 건가요? 아니면 사냥꾼이라도?“
아버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집에서 채 1마일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강이 있었다. 강은 깊고 조용했으며, 굉장히 넓어 건너편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나는 배가 배달되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아버지는 즐거워 보였지만 별다른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고는 늘 하던 대로 모자를 쓰고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음식이나 보따리 같은 것은 가져가지 않았다. 우리는 어머니가 소리치며 화를 내기 바랐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러지 않았다. 다만 창백한 모습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갈테면 가 버려. 다시는 돌아오지도 마!”
어머니는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아버지는 아무 말없이 부드러운 눈길로 나를 쳐다보더니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어머니가 화를 낼까 무서웠지만, 나는 아버지의 말을 따랐다. 우리는 함께 강으로 향했다. 왠지 당당하고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아버지, 저도 함게 배에 타는 거예요?”
아버지는 나를 바라보고 축복하더니, 이제 돌아가라는 몸짓을 했다. 나는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처럼 했다. 아버지는 배를 타고 노를 저어 떠나갔다. 배 그림자는 마치 악어처럼 길고 조용히 강을 가로질러 미끄러져 갔다.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어딘가로 떠난 것도 아니었다. 그저 강 안쪽 저 멀리서 이리저리 노를 저으며 떠다녔다. 그런 아버지의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일어난 적 없는 일,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친척, 이웃, 그리고 친구들이 모여 이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머니는 수치스러워했고, 사람들은 아버지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은 아버지가 신이나 성자에게 한 약속을 지키려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했고, 도 어떤 사람은 가족을 위해 가족과 함게하는 소망을 버린 것이라고 했다.
강을 여행하는 사람들이나 강둑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아버지가 낮이든 밤이든 배에서 절대 내리지 않는다고들 이야기했다. 마치 표류선처럼 강을 정처 없이 떠다니기만 한다는 것이었다. 어머니와 친척들은 조만간 배에 숨겨 둔 음식이 바닥나면, 아버지가 강을 떠나 (조금이라도 더 나은)어딘가로 여행을 가거나 후회하면서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아버지에게는 비밀 양식 제공원이 있었다. 날마다 내가 음식을 가져다주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가 떠난 첫째 날 밤, 우리는 모두 강변에 나와 불을 밝히고 기도하며 아버지를 불렀다. 나는 몹시 괴로웠고,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나는 옥수수방 한 개, 바나나 한다발, 갈색 설탕 한 덩어리를 들고 강을 따라 내려갔다.
한참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정말 긴 시간이었다. 마침내 나는 멀리 강물 위에서 거의 느낄 수도 없을 정도로 조용히 혼자 움직이는 배를 발겨했다. 아버지는 배 바닥에 앉아 있었다. 나를 보았지만 나를 향해 노를 저어 오지 않았고, 다른 어떤 몸짓도 하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에게 음식을 들어 보이고는 그것을 강둑에 있는 움푹팬 바위에 놓았다. 그곳은 동물은 물론이고 비나 이슬로부터도 안전한 곳이었다.
나는 날마다 음식을 가져다 주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어머니는 놀랍게도 이를 알고 내가 쉽게 빼돌릴 수 있는 곳에 음식을 내어 두곤 했다. 어머니도 내색은 안 했지만, 여러 가지로 착찹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어머니는 외삼촌의 도움을 받아 농장일과 장사일을 했다. 또 학교선생님을 집으로 올게 해서 우리가 허비한 시간만큼 우리에게 개인교습을 받게 했다. 어느 날 어머니의 부탁으로 예복을 입은 신부가 왔다. 그는 강변을 따라 내려가며 아버지에게 씐 악마를 내쫓으려 했다.신부는 아버지가 불경스런 고집을 꺾어야 한다고 소리쳤다.
또 다른 어느 날, 어머니는 군인 두 명을 데리고 와서 아버지를 위협하게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거리를 두고 지나쳐 버리거나 멀리 떨어져 있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아무에게도 대답하지 않았고, 어느 누구도 아버지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어떤 신문기자가 소형기선을 타고 사진을 찍으러 왔을 때, 아버지는 배를 강의 반대쪽으로 돌려 늪지로 들어가 버렸다. 그곳은 아버지에게는 손바닥 보듯 훤한 곳이었지만 다른 사람은 금방 길을 잃고 마는 곳이었다. 아버지는 머리 위의 무성한 잎과 사방의 골풀 덕분에 수 마일에 걸쳐 있는 자신만의 미궁에서 안전했다.
우리는 점차 아버지가 강위에 있다는 것에 익숙해져야 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가다. 결코 그럴 수는 없었다. 나는 내 자신이, 아버지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어느 정도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가 그 고난을 어떻게 견디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낮이나 밤이나, 맑은 날이나 궂은 날이나, 더울 때나 추울 때나 낡은 모자와 옷 몇 가지만으로 한 주 또 한 주, 한 달 또 한 달, 그리고 한 해 또 한 해를 살아갔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인생은 흘러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섬이나 육지를 막론하고 땅이나 풀숲에는 발을 들이지 않았다. 이따금 잠시 잠을 자기 위해, 섬의 끝단과 같은 비밀 장소에 배를 매어두긴 했을 것이다. 하지만 불을 피우거나 성냥을 켜는 일은 없었다. 손전등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저 내가 바위틈에 놓아둔 약간의 음식만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의 건강 상태가 어떠했겠는가. 배를 다루느라 노를 밀고 당기는 사이 얼마나 기력이 빠졌겠는가. 게다가 갑자기 강물이 불어나고, 작은 배를 부숴 버릴지도 모르는 나뭇등걸이나 죽은 동물의 사체 같은 온갖 위험한 것들이 떠내려오는 홍수는 또 어떻게 견뎌 냈을까.
아버지는 절대 사람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마침내 우리도 아버지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게 되었다. 그저 생각할 뿐이었다. 그랬다. 우리는 결코 아버지를 우리 마음에서 몰아내지 않았다. 잠시라도 그렇게 보일 때가 있었다면 그것은 우리가 아버지의 그 무시무시한 상황에 신경이 예민해져 있기 때문이었다.
누이가 결혼을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결혼 피로연을 열지 않았다. 피로연이 있었다면 그것은 슬픈 행사가 되었을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우리는 아버지를 생각했다. 춥고 바람부는 날 아늑한 침대에서 우리는 바깥에서 홀로 아무런 보호 장비도 없이 맨손에 호리병으로 배의 물을 퍼내고 있을 아버지를 생각했다. 그러는 사이 누군가 내가 점점 아버지를 닮아 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알기로 내 나이 때 아버지는 머리와 수염이 더부룩했고, 손톱도 깎지 않아 길었다. 내가 떠올린 아버지는 앙상하고 병든 모습, 검은 머리칼이 햇볕에 탄 모습, 내가 가금 갖다 놓은 옷가지를 걸치긴 했지만 거의 벗은 거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아버지는 우리 생각을 않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나는 아버지에게 연민과 존경을 느꼈다. 사람들이 내게 칭찬할 때면 나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하라고 가르쳐 주셨어요.”
정확한 말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진실이 담긴 거짓말이었다. 앞서 말한 대로 아버지가 우리 생각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왜 그곳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을까. 왜 우리를 보게 되거나 우리 눈에 띄는 일이 없도록 아예 상류쪽으로 올라가 버리거나 하루 쪽으로 내려가 버리지 않았을까. 답은 아버지만이 아는 것이었다.
누이가 사내아이를 낳았다. 누이는 아버지에게 손자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어느 화창한 날, 우리는 모두 강둑으로 갔다. 누이는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서 아이를 높이 들어 올렸다. 매제가 이들의 머리 위로 양산을 받쳐 주었다. 우리는 아버지를 향해 소리치며 기다렸다. 하지만 아버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누이는 울었고, 우리도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다.
누이와 매제는 먼 곳으로 이사를 갔다. 남동생도 먹고살기 위해 도시로 갔다. 세월은 감당할 수 없이 빨리 흘렀다. 어머니도 이사를 했다. 너무 늙어 딸과 함게 살려고 떠나간 것이었다. 나는 낙오자처럼 남았다. 결혼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나는 내 인생의 방해꾼과 함게 거기에 남았다. 홀로 버림받은 채 강 위에서 방랑하는 아버지가 나를 필요로 했던 것이다.
아버지는 한 번도 자신이 왜그러고 있는지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아버지가 나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근질기게 물어보았을 때 사람들이 들려준 바로는 아버지가 배를 만든 그 사람은 이미 죽었고, 어느 누구도 그것을 알기나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비가 오랫동안 심하게 퍼부을 때면, 아버지가 노아처럼 지혜로워 대홍수에도 살아남을 배를 만들었다는 등 몇 가지 우스꽝스런 이야기가 떠돌 분이었다.
어떤 경우에도 나는 아버지를 비난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내 머리도 어느덧 백발로 변해갔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슬픈일에 대한 것뿐이었다. 내가 무슨 나쁜짓을 했을까. 나의 큰 잘못은 도대체 무엇일까. 아버지는 늘 멀리 있었고, 내 곁에 있는 것은 늘 ‘아버지의 빈자리’였다. 그리고 강, 영원히 새로워지는 강이 있었다. 내 곁에는 언제나 강이 있었다. 나도 나이를 먹으면서 피할 수 없는 고통을 겪기 시작했다.
질긴 생명을 겨우 이어 가면서 질병과 불안의 공격을 받아야 했다. 끊임없는 류머티즘의 고통도 함께 했다. 그런데 아버지는? 왜, 왜 아버지는 저러고 있을까. 아버지도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다. 아버지는 더 늙지 않았는가. 언젠가 기력이 다해 배가 뒤집혀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아니면 강물을 따라 배가 하류로 내려가서 폭포를 넘어 마침내 저 아래 엄청난 혼돈의 파도 속으로 추락할지도 모른다.
그런 여러 가지 생각이 가슴을 짓눌렀다. 아버지는 저 밖에 있었고, 나는 영원히 안식을 빼앗겼다. 내 잘못은 내가 아무런 영문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고, 나는 내면의 아물지 않는 상처로 고통받고 있다. 상황이 달라지면 혹시 내가 그 영문을 알게 될까.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집어치우자! 내가 미친건가? 아니다. 우리 집에서 그런 말이 오간 적은 없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내내 아무도 그런말은 하지 않앗다. 어느 누구도 누군가에게 미쳤다고 말하지 않았다. 아무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미면 모두가 미쳤든지, 내가 한 일이라곤 그곳으로 가서 손수건을 흔들며 아버지가 나를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완전히 내가 원해서 한 일이었다.
나는 기다렸다. 마침내 멀리서 아버지가 나타났다. 저 멀리 배 뒷자리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나는 몇 번이나 그를 불렀다. 그러고는 간절히 하고 싶었던 말을 했다. 형식을 갖추어 맹세를 하며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아버지, 이제 충분히 오래 바깥에 계셨어요. 아버지는 이제 늙었어요...., 돌아오세요. 더 이상 그러지 않아도 돼요. 돌아오세요.이제 제가 대신할게요. 아버지가 원하시면 지금 바로 갈게요. 언제라도 좋아요. 제가 배로 갈게요. 제가 아버지 자리를 맡을게요.”
이렇게 말할 때, 내 가슴은 힘차게 뛰고 있었다.
아버지는 내 말을 들었다. 아버지가 일어섰다. 그리고 내 쪽을 향해 노를 저어 왔다. 내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갑자기 내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아버지는 그 오랜 세월이 지난 이후 처음으로 팔을 흔들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무서워서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달렸다. 미친 듯이 도망쳤다. 마치 다른 세상에서 아버지가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나는 용서를 빌었다. 빌고, 또 빌었다.
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오는 무시무시한 느낌을 경험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병이 들었다. 그후 아무도 아버지를 보지 못했고, 소식도 듣지 못했다. 그런 실패를 하다니, 도대체 내가 사람이란 말인가. 나는 이제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나는 그저 침묵할 수 밖에 없다. 모든 것이 끝난 것이다.
이제 내 인생의 황야와 평원에 머물 수밖에 없으며, 그저 인생의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두려워할 뿐이다. 그래도 언젠가 죽음이 오면, 사람들이 나를 작은 배에 태워 길고 긴 강의 영원한 물 위에 뛰워 주었으면 싶다. 그러면 나는 강을 따라, 강에서 길을 잃고, 강속으로, 강이 되어....
주앙 기마랑리이스 호자Joao Guimaraes Rosa(1898~1967)
브라질의 동남부 미나스제라이스의 코르디스부르고에서 태어나 미나스제라이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소도시 이타구아라에서 개업 의사로 일을 시작하였다. 이곳에서 처음 브라질 원주민과 접촉하였으며, 진료활동을 할 때 때로는 환자들에게 진료비 대신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렇게 수집한 향토성 짙은 구전설화는 그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또한 독학으로 여러 외국어를 공부하여 8개 언어에 능통했으며, 그 밖에도 10여종의 언어를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의사, 군인, 외교관 등으로 활동한 그는 20세기 브라질 최고의 작가로 손꼽힌다. 대표작으로 <거대한 오지:숲속의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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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나라의 단편소설 모음이다. 아프리카의 소설도 있었는데 그 이야기도 특별했다. 결혼반대에 부딪친 아들이 집과의 인연을 끊고 여자와 오랫동안 살다가 문득 아버지 생각을 하며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얘기를 해준다. 그리고 집에 편지를 쓰는데 우리나라 얘기와 거의 흡사한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학교 선생님들이 추천했다. 내게 딱 맞는 책읽기였다.
몇 며칠 이책 저책 오가며 오늘에야 겨우 읽었다. 마음에 남는 이야기가 많지만 특히 이 단편이 마음에 깊이 남는다. 결혼을 하고도 자신의 위치를 잊으며 자유를 찾아 가는 이들이 많다. 혼자 자유롭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결혼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 가까운 한 사람을 보면서 아들이 도망갈 수 밖에 없는 행동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기우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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