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8월의 마지막 날의 일기

다림영 2013. 8. 3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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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서 가져왔다며 내놓는데 냉동실에 오래 묵혔던 떡이다. 냉동실 청소하다 버리기 아까워서 가져온 것인지 진정으로 나를 생각해서 가져온 것인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보통사람이면 느낄수 있으리라. 내색은 하지 않지만 받으면서도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이럴 때이다. 늘 주면 고맙다고 받으니 정말 고마워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보편적으로 내가 먹기 싫은 것은 남도 먹기 싫고 자신이 좋은 것은 남도 좋다.

식구 많은 것을 생각하고 가져왔다는데 싫다할 만큼 내겐 용기가 없다. 고맙다고 받지만 고마운 인사를 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없이 쓸쓸해지고 내가 버림통이 되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오래된 것이 확연히 느껴지니...

 

누군가를 위한다면 차라리 그냥 오는 편이 본인의 사람됨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버리긴 아깝지만 내가 먹기 싫은 것을 누군가에게 가져간다는 것은 그 사람됨을 의심하게 된다. 내게도 냉동실에 떡 몇 조각 넣어두었다가 결국 버리게 되는 때가 있는데 말이다. 그 오래전을 생각하면 먹는 음식을 버리는 일이 어디 있을 수 있는 일 인가마는....

식구가 많다고 해서, 조금 불편한 가난을 이고 산다고 해서 입맛이 다르지 않다.

남의 잘못된 행동을 보고 내 행동을 바르게 해야 하리라. 그러함을 깨달으니 오늘은 그것으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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