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詩

피천득

다림영 2013. 7. 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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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따스한 차 한 잔에

토스트 한 조각만 못한 것

 

포근하고 아늑한

장갑 한 짝만 못한 것

 

잠간 들렀던 도시와 같이

어쩌다 생각나는 것

 

이슬

그리도 쉬이 스러져 버려

어느제 맺혔던가도 하시오리나

풀잎에 반짝인 것은 이슬이오니

지나간 순간은 의심치 마소서

 

이미 스러져 없어진 것을

아모레 여기신들 어떠시리만

그래도 그 순간이 가엾사오니

지나간 일이라 의심치 마소서

 

벗에게

어느제 궂었느냐

새파랗게 개이리라

 

쉬어서 가라거든

조바심을 왜 하리오

 

갈 길이 천리라 한들

젊은그대 못 가리

 

친구를 잃고

생과사는

구슬같이 굴러간다고

 

꽃잎이 흙이 되고

흙에서 꽃이 핀다고

 

영혼은 나래를 펴고

하늘로 올라간다고도

 

그 눈빛 그 웃음소리는

어디서 어디서 찾을 것인가

 

생각

아침 햇빛이 창에 들어

여윈 내 손을 비추입니다

 

문갑에 놓여 있는 당신 사진에

따스한 봄빛이 어리웁니다

 

오늘도 님이여 나의 사랑은

멀리서 드리는 생각입니다.

 

진달래

겨울에 오셨다가

그 겨울에 가신 님이

 

봄이면 그리워라

봄이 오면 그리워라

 

눈 맞고 오르던 산에

진달래가 피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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