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어느 나무의 일기/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장편소설/다산책방

다림영 2013. 3. 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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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그래서 나는 기다렸다. 혼자서,그리고 함께, 그 모든 야생의 나무들이, 심지어 조각을 통해 트리스탄의 스타일을 나와 공유하던 나무들마저도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갑자기 나를 따돌리기 시작했다. 종에 따른 편견은 오직 인간들의 전유물일 분이라고 믿고 있는 나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희망했다. 그들이 내 말을 들어주기를, 소통하고자 하는 내 욕구에 응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나는 그들을 도울 수 있기를, 그들이 안심하고 내세를 맞게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어저면 그건 나의 역할이 아닌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들에게 긴히 전해줘야 할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도대체 여태가지 나의 죽음을 두고 내가 한 일은 과연 무엇이엇던가.

 

도대체 내가 왜 이렇게 계속 존재하는지,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 내가 무엇에 부응해야 하는지, 그것만이라도 알고 싶다....

 

나는 인간들이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 중 누구와도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도대체 누가 나를 지상에 붙잡아두고 있을까? 내게 유일하게 남아 있는 두 생존자는 지금 나를 버리고 있는 중이건만, 나를 항상 깨어 있게 하는 이 깊은 슬픔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언제나 표출되고자 하는 이 깊은 슬픔은 어디서 온 걸까? 나는 그것의 의미도, 기원도, 대상도 모르는데, 몇백 년 전부터 내 안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이 목소리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작가의 말중에서-

장 마리 펠트에 대해 한마디하련다. 나는 이 위대한 식물학자가 해온 연구와 이십 년 이상 그와 쌓아온 우정 덕분에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나무의 의식 속을 여행할 수 있었다. 일부 식물들이 호르몬을 이용해 기생생물들을 불임시킨다거나, 우리가 복용하는 피임약을 상기시키는 양의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론이 식물들의 꽃가루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음을 내게 알려준 사람이 바로 그였다.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1960년 니스에서 태어낫다.1994<편도승차권>으로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콩쿠르 상을 수상한 프랑스 대표작가. 다양한 주제와 신선한 스타일, 독특하면서도 대중성을 잃지 않은 문체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그의 소설들은 전세계 20여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1982년 첫소설<스무살과 사소한 것들>로 델 뒤카 상을 받았다. 그후편낸<사랑의 물고기><유령의 바캉스>로 각각 로제 니미에상, 구텐베르크 상을 수상하면서 촉망받는 작가로 급 부상했다. 이후 <금지된 삶> <반 기숙생> <언노운> <지미의 복음> <빛의 집> <결혼 입회인들> 등 매년 한 작품 이상을 발표했으며, 2009년 모바일 컨텐츠로 먼저 발표한 청소년 SF소설 <토머스드림>은 독특한 소재와 프로모션으로 주목받으며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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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항상 읽기 쉽지 않은 소설책

....

삼백년이 조금 못된 나무가 주변을 바라보며 일기를 쓴다.

돌아서면 잊고 마는 내용... 다시 읽어볼까 하지만 덮는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뒤적여 본다. 빌려온 기일을 지켜야 하므로 다른 책도 읽어야 하므로...

 

그러고 보니 만약 문학회에 아직도 있었다면 선생님께서 주변 모든 것들을 대상으로 해서 이런 글을 써보라 하지 않았을까? 그러면 이야기 속에 빠져서 나도 모르게 어떤 글 한 편을 써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것들이 왜 혼자서는 해내지 못하는지...

아마도 어떠한 열정이 다 식었기 때문이리라. 한창때는 메모지를 항상 가지고 다니며 메모를 하거나 끄적거리기가 일쑤였는데....

 

언젠가 오래된 것 같은데 실험하는 장면을 텔레비전에서 보여준 적이 있다. 작은 나무나 화초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는데 적외선으로 촬영했다. 나뭇잎 옆에 가위를 가져다 대었더니 그 잎이 피하는 모습이었다. 그때의 영상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모든 것을 느낀다는 얘기일 것이다.

 음악을 가까이 하는 주인의 화초들이 잘 큰다는 얘기가 일리가 있기도 하겠다. 그리고 또한 여자들이 많은 집의 화초가 잘 자란다는 얘기도 있다.

부드러운 여자들의 목소리를 좋아한다는 것은 음악을 들으며 자라는 것과 일맥상통한 것인가?

 

 친정엄마는 꽃을 좋아한다. 화초에 물을 줄때면 그렇게 중얼중얼 얘기를 건네며 물을 주는데

그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엄마는 느낀단다.

살아있는 것은 저마다 그러한 생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무가 되어보지 못했으니 알 길이 없다오래전에 참 재미있게 읽었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가 떠오르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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