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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고전강독3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진정한 행복을 묻다/해냄

다림영 2013. 1. 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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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행복한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이 또한 자신의 기능을 탁월한 수준까지 최선을 다해 발휘하는 사람일 것이다.

우리는 인간적인 좋음은 탁월성에 따르는 영혼의 활동일 것이다(the good of man is an activity of the soul in conformity with excellence or virtue.)”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주목해야 한다. 이런 탁월성이 여럿 있다면 이들 중에서도 최상이고 가장 완전한(the best and most complet)탁월성에 따르는 영혼의 활동이 바로 행복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행복은 잠시 반짝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어야 한다. 즉 반복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속성은 어디에 뿌리를 두는 것일까? 한 인간의 품성이나 습관에서이다. 탁월성의 뿌리를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이 가운데 으뜸은 습관에서이다. 탁월성의 뿌리를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이 가운데 으뜸은 습관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좋은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행복이 지속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가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제비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며, 오늘 하루 따사로운 햇살이 비쳤다고 봄이 온 것도 아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짧은 시간이 한 사람을 지극히 복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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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appetite)과 즐거움에 대한 욕구(desire for pleasure)가 순종하지 않고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들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지각이 없는 사람에게 즐거움에 대한 욕구는 채워질 수 없으며, 사방에서 덤벼든다. 또한 욕망의 활동은 타고난 경향을 더 자라나게 해서, 충분히 크고 강력하게 된 경우라면 이성적으로 헤아릴 수 있는 능력까지 몰아내버린다.

 

따라서 그것들은 적절한 한도에 머물러 있도록 해야 하며, 그 수가 적어야 하고, 결코 이성의 지도에 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것이 우리가 말하는 순종(obedient)하며 훈육(checked)을 받는 것의 의미이다. 아이는 그를 지도하는 사람(paidagogos)의 지시에 따라 살아야 하는 것처럼, 어른들의 경우도 욕망적 부분이 이성의 인도를 받도록 해야만 한다.” 3121119b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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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모든 부모들은 자식을 반듯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한다. 여기서 반듯한의 의미는 절제하는이라는 표현과 동의어라 할 수 있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면에 있어서 아이들은 어른들에 조금도 뒤처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통을 멀리하고 즐거움을 가까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눈앞의 즐거움을 탐하는 면에서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오늘날처럼 아이를 적게 낳는 시대에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자유를 허용한다. 기를 꺾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도록 허용한다.

 

자식에 대해 이런 교육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절제에 대한 견해에서 한수 배울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이들 역시 욕망에 따라 살고, 이들 안에서 즐거운 것에 대한 욕구가 가장 강하게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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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괴로워도 오랫동안 자신과 함께 할 수 있는 즐거움을 가까이 하는 일은 어른도 힘든데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겠는가? 훌륭한 부모란 모든 것을 아이들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것은 하도록 만드는 부모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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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이 닿는 곳에 행복이 있어요라고 요약할 수 있다.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인간은 외적인 조건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가장 위대하고 가장 고귀한 행복을 우연에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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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성은 실천적 지혜와 영리함 사이의 관계와 유사하다. 실천적 지혜와 영리함이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것처럼 말이다. ‘자연적 탁월성과 엄밀한 의미에서 탁월성또한 그러하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정의로운 품성, 절제력 있는 품성, 그 밖의 훌륭한 품성들을 갖는다. 그러나 우리는 더 나은 탁월성, 즉 엄밀한 의미에서의 탁월성을 바라는데, 이것은 자연적 탁월성과 다르다.(.....)의견을 만들어내는 부분에 있어 영리함과 실천적 지혜가 있듯, 품성적인 부분에도 자연적 탁월성과 엄밀한 의미에서의 탁월성이 있다. 이중 엄밀한 의미의 탁월성은 실천적 지혜 없이 얻을 수 없다.” 6131144b11-81144b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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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지적 탁월성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동시에 철학적 지혜를 갖추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우리가 철학이나 문학 그리고 사학과 같은 인문학 공부를 하는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당장의 이득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철학적 지혜를 갈고 닦는 일은 굳건한 반석 위에서 인생을 당차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만약 지성을 갖춘다면 행동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며 자연적 탁월성은 엄밀한 의미의 탁월성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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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관계에선 특히 말이 중요하다. 누구나 별다른 생각없이 무심코 던진 말 때문에 상대에게 오랫동안 상처를 남긴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능한 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가려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너무 성급하게 친해지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일정한 거리와 시간을 두고 가까워지도록 해야 한다. 사람은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성이든 동성이든 교제를 할 때는 일정한 탐색기가 있어야 한다.

 

순수하게 옳고 그름이 아닌 이득이라는 판단 기준으로 놓고 보면, 세상에서는 오히려 속없이 친 하려는 사람이나 아첨꾼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득을 더 많이 누린다. 특히 이익이나 자리를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듣기 싫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보다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선호하기 쉽다. 물론 그들 역시 반대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입으로는 말하지만 머리와 가슴이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경험은 윗사람에게 입바른 말을 하는 사람치고 크게 덕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인간사이의 상호관계를 기초로 하는 교제의 탁월성이란 면에서 보면 세상에 대한 이상적인 믿음과 실제로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 사이에는 커다란 간격이 있다.

@“사회적 관계에서 탁월성을 지닌 사람은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똑같이 행동한다. 친숙한 사람이든 친숙하지 않은 사람이든 똑같이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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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성은 대체로 타고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글을 거듭 읽어보며 생각하니 어릴 때부터 무수히 책을 읽고 배워 갈고 닦으며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이러한 것은 지식적인 것과는 다른 것이다. 제아무리 지식을 쌓고 좋은 학교, 많은 공부를 해도 품성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을 우리는 본다.

주어진 몸을 꾸준한 운동으로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 듯 품성도 타고난 것이기도 하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가꾸어 나가는 것, 좋은 책과 좋은 습관에 나를 길 들이며 보석을 만들 듯 품성을 다듬을 일이다.

행복은 일순 지나는 것이 아닌 것, 긴 인생 바람 부는 날들 속에서 조용한 미소로 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 품성을 기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언젠가 마시멜로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을 영국에선가 실험을 했다. 마시멜로 몇 개를 주고 그중 몇 개만 먹고 나머지는 몇 시간 있다가 먹도록 권했다 던가 ... 그것을 지킨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이십 년 후에 찾아 그들의 성공도를 비교 한 것이었는데 절제를 한 아이들은 절제 하지 못하고 다 먹어버린 아이와는 대부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사실 절제란 것은 어른도 쉽지 않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어떤 규정을 지키도록 하는 것, 절제의 고통을 이기며 그 다음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을 경험하게 하며 습관화 하도록 아이들에게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조금은 초라하기도 하고 부족한 것 많고 화려한 것 없지만 행복할 수 있다. 작은 것에 기꺼이 감사하며 순간마다 날마다 행복을 누리는 연습을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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