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우정을 나누었던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그 친구는 안 좋은 일로 인해 그때가지 쌓아놓았던 많은 것들을 잃고 4년이 넘게 힘든 고난의 시간을 보내다가 나를 찾아왔다.
그는 절에 들어가 매일 3000배를 올리고 생식과 물만 먹으며 벽면 수도를 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힘든 시간을 보냈으면서도 마치 도인처럼 얼굴이 편안하고 하얗게 맑아져 있었다.
그 친구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친구란 서로를 기다려주는 존재다. 위기와 절망에 빠진 친구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다시 마음을 추스릴 때까지 그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 친구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 때 기꺼이 그의 편이 되어 주는 것. 그것이 친구인 것이다. 함석헌 선생님의 말씀처럼 “나의 식구가지 맡길 수 있는 사람” 이 바로 평생갈 수 있는 친구다.
친구가 된다는 것은 상대의 성취를 내 일처럼 돕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네 상대의 짐을 함께 져준다는 뜻도 된다.
낙심의 짐, 절망의 짐, 시련과 고통의 짐..... 그걸 대신 져주고 상대가 다시 일어서 걸을 때까지 지켜봐주는 것이다.
진정한 친구인지 아닌지는 힘들고 병들고 어려울 때 드러난다.
언젠가 <TV는 사랑을 싣고> 라는 프로그램에서 유년시절 나를 도와주었던 한 친구를 찾기위해 출연했던 적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때 큰 도시로 전학을 가게 되었는데, 당시에 나는 어려운 집안형편 대문에 도시락을 싸가지 못했다. 그때 만난 그 친구는 의사인 아버지를 둔 ‘부잣집 아들’이었다. 그 친구는 나의 배고픔과 어려움을 안고 매일매일 도시락을 싸다주었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서울로 유학을 오게 되었는데, 그때도 돈이 없억 udn aha 하나 누일 수 있는 독서실에서 생활해야 했다. 대학등록금이 6만원 하던 시절, 그 친구는 1만원이란 거금을 선뜻 내 손에 쥐어주었다.
친구가 건네준 그 1만원이 내 기억속에서는 아직도 ‘억만금’으로 남아있다. 단지 그가 물질적으로 넉넉해서 그렇게 마음을 베풀 수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기쁨을 나누기는 쉽다. 그러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기는 쉽지 않다. 진정한 마음으로 상대의 슬픔안에 들어갈 수 있어야 진정한 친구다. 슬픔에 빠진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의 슬픔안으로 들어가 그 짐을 나누어야 한다.
우리를 죽음의 고독으로부터 구해주는 것 역시 신뢰할 수 있는 우정이다. 위급한 죽음의 순간,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와 줄 친구, 그리고 그렇게 달려간 나에게 ‘네가 올줄 알았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친구! 그런 친구가 당신에게도 있는가?
그런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좋은 친구감이 되어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게 어려운 건 결국은 내가 좋은 친구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라고 했던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내가 먼저 손을 내밀엊 hg은 친구를 만드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
좋은 친구 한 사람 만나는 것이
일생에 다시없는 축복이고 행운입니다.
좋은친구는 ‘지위 친구’가 아닌 ‘인생 친구’입니다.
지위나 성공을 보고 찾아온 사람이 아니라,
처음부터 꿈을 함께하며
미지의 먼 길을 같이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좋은 친구는 서로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통하고,
함께 있으면 더욱 빛이 납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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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친구와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세상의 문화적인 것들과 사절한 나는 누군가 그렇게 다가와 주기 전에는 혼자 보기 힘든 영화였고, 누군가 권하고 함께 하자 해도 오로지 생업에만 매달려야 하는 난 고개를 흔들면 그만이었고, 좀처럼 하루의 질서를 유별나게 지키는 나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마음먹고 찾아온 친구의 등을 보게 하는 것은 옳은 생각이 아님을 알기에 선뜻 응하여 즐거운 문화의 산책에 나설 수 있었다.
친구에게도 어떤 이유가 있었지만 그러한 때 나를 찾아주었다는 것은 마음을 열고 다가온 이에게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스스로 섬처럼 사는 내게 누가 내게 손을 내밀어 줄 것인가 .
너무나 추운 날이었지만 각별한 내용의 영화를 보고 새삼 잊고 살았던 사람들을 더욱 이해할 수도 있었고, 반대편에 방향에 있던 나의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누군가에게 친절을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그런 것이 참으로 미안했고 고마웠다.
친구의 차에서 집 앞 골목에서 내리면서 그 언젠가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도 추운 날이었다. 낯선 도시에서 모임이 있었고 모임은 늦게 끝났고 버스노선도 몰랐고 아니 버스는 끊겼고 택시를 타야만 하는 상황이었는데 차를 가져온 한 친구가 한다는 말이 너무나 냉정에서 다시는 그럴 때면 항상 미리 먼저 간다는 인사를 하게 된다.
그때 친구가 한 말은 “내가 너를 데려다 주고 가면 난 한 이십분 혼자 가야 되잖아, 그러니 그냥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미 새벽을 달리는 시간이었고 그곳은 전혀 낯선 도시였다. ..
참으로 냉정한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 지금도 가끔 보는 친구다. 매사에 맺고 끊는 것이 정확한 친구....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상대방에게 피해주는 것을 제일 싫어하는 나지만 그녀에 대해서는 그냥 그런 친구로 생각하게 되었고 다시는 어떤 것에 연루해 떠올리지는 않는다.
또 한 친구가 있다. 일 년에 한번 만날까 말까 한 친구지만 한 달에 한 두번 긴 통화로 얘기를 나누며 마음을 여는 친구, 그녀에겐 참 따뜻한 감정들이 실려 가곤 한다. 얼마 전 동창회가 있었다. 몇 년 만에 나서는 길이어서 문득 혼자가기가 그러한지라 슬쩍 던졌더니 친구는 네가 가니 나도 나서야겠다는 것이다. 그 한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던지... 친구를 만나 너무나 반가웠고 삶의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누며 다른 친구들의 얼굴들을 볼 수가 있어 참으로 좋은 시간을 만들게 되었다.
그때 어느 한 친구가 문득 마음을 털어놓는데 그는 누가 예전 같지 않다며 전화를 해도 술 한 잔을 하자고 해도 뒤도 안보고 끊는 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그 역시 자신에게 이롭지 않으면 친구들과 만남을 뒤로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 앞에서 나는 전했다. 지난날 네 자신을 돌아보면 지금 그 친구가 왜 그러는지 알게 될 거라고 전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조금 더 긴 시간 손을 내밀고 다가서는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쪽의 사랑만 으로 열리지 않는 길 우정이다.
나도 어려운데 누구의 친구가 될 수 있겠냐만 누군가 다가오면 활짝 문을 열고 환한 낯으로 최소한의 예의와 친절을 베풀며 좋은 친구가 되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겠다.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 이라 법정 스님 말씀하셨다.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통하고 함께 있으면 더욱 빛이 나는 존재..’...
아름다운 그런 존재가 되는데 최소한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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