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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멈출 것 같지 않던 장대비가 물러갔다. 비는 불현 듯 가을을 데려놓았다.
선풍기바람이 싫어져 코드를 모두 뽑았고 밤이 찾아오니 반소매 옷 밖으로 나온 팔에 서늘한 기운이 든다. 이젠 조금 두터운 이불을 덮어야 할 것 같다. 내일부터는 긴 옷을 들고 나와야 하겠다. 참으로 간사한 것이 사람마음이다. 그렇게 더워 정신을 못 차리고 얇고 짧은 옷을 입으려 매일 마다 헤맸는데 하루아침 이렇게 달라지다니...
무덥던 여름은 이렇게 지나갈 것이다. 화려하게 활짝 핀 꽃도 곧 지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은 사계절이 흐르듯 흐르고 우리 곁을 지나간다. 힘겨운 날들을 껴안고 있지도 말일이다. 꺾이지 않을 것 같던 무더위처럼 꺾여질 날이 있을 것이다. 희망의 날들도 문득 찾아오는 가을처럼 어느 순간 우리곁을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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