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사람 그릇

다림영 2012. 7. 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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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복권을 산다. 그것도 이 천원 아니면 삼 천원정도인데 기분 좋은 꿈을 꾸었을 때이다.

오늘 컴퓨터 밑에 넣어둔 복권이 생각나 찾아보니 꼴등이 되었다. 그것도 되어본지가 언제인지 아이쿠 반가워라 했다.

신문에 씌여진 오늘의 내 운세를 보니 사방에 운이 열렸다고 되어있다. 종일 손님도 없고 고작 요것이 되려고 사방에 운이 열렸다고 한 것인지... ..그래도 어딘가 땅을 파 봐야 천원짜리 한 장 얻기 어려울 터...

 

요즘 점심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는데<졸음을 몰아내기 위해> 오래전 했던 드라마이다. 그때 보지않아 몰랐는데 재미가 쏠쏠하여 날마다 기다리게 되었다.

 

요즘 펼쳐지는 내용은 부잣집 도우미가 복권이 되고 그 액수는 자그마치 백억이나 된다. 어느날 그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도우미 다섯 명이 함께 산 복권임을 알게 된다. 복권을 산 날 그녀는 두 장의 복권을 샀던 것이다. 그중 한 사람이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둘이 나눠가지자 했는데 주인공은 도저히 그럴 수 없어 모두에게 알리는데 마침 그 자리에 한명이 빠지게 되고 네 명이 알게 된다. 그들은 다섯 중 한 사람을 빼고 넷이 나누자 한다. 복권을 사게 되었을 때 그녀는 없었다면서.... 매일 모여 기쁨과 서러움을 함께 나눈 사이인데 돈 앞에 서니 사람이 그렇게 달라지는 것이다.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지 아마 그것이 현실이면 어림반푼도 없이 처음 알게 된 사람은 혼자 숨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아니면 법적 다툼이 일어났거나 칼부림이 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언젠가 부산에서 어느 전과자가 복권이 되었는데 그가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되었다는 얘길 들었다. 생각해 보면 제아무리 큰 복을 손에 쥐어줘도 그 사람이 그것을 담을 만한 큰 그릇이 되지 않으면 그것은 넘치거나 깨지고 마는 것이다.

 

네 명의 도우미들은 한 사람에게 비밀로 부치기 위해 넷이 돈을 나누고 돈을 각각 쓰레기봉투에 나눠 담아 호텔의 방에 그것들을 숨겨 놓게 된다. 주인공 한 사람만 다섯이 똑 같이 나누자 했지만 다수결에 의해 나머지 세 여자들은 호텔에 돈을 두게 되는데, 그들이 돈을 손에 쥐게 된 날 함께 했던 술 취한 한 사람으로 인하여 밖에 걸어놓은 그것이 방해하지 마시오인가 하는 글귀가 방을 치워주세요인가로 뒤집어 지게 되는 것이다.

...

 

다섯이 오붓하게 나누어도 그 돈이 얼마인가? 함께 울며 웃으며 형제처럼 지내던 한 사람을 따돌리고 비밀리에 부치기 위해 그녀 몰래 숨기다가 그렇게 쓰레기더미가 되어 사라져버린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기절할 노릇이었다. 그들은 각자 숨겨둔 쓰레기 아니 돈이 사라진 것을 알고 그 자리에서 모두 기절을 하고 말았다.

사실 그들이 언제 돈이 있었던가, 원래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조금만 마음을 크게 썼더라면 그랬더라면 ... 기절한 그 순간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그들은 후회와 후회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었을 것이다. 복을 거저 가져다 주어도 담을 수 없었던 그릇이었던 것이다. 실제 부산의 그 전과자처럼...

 

 

내일은 또 어떤 얘기가 펼쳐질지 너무 궁금하기만 하다. 참 재밌는 얘기다. 여름 한낮의 졸음이 싹 사라질 내용인 것이다. 사실 주제는 로멘스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나친 욕심은 일을 그르친다는 것을 새삼 깨우치는 바 오늘하루 정말 무료했지만 한 손님이 물건 하나 주문해 주신 것에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평화롭게 접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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