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무심/문화영/수선재

다림영 2012. 7. 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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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되어서 자유로워지다

 

인정이 많으면 떠내려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남의 일을 내 일같이 여기고 인정이 많다는 게 참 좋을 수도 있지만, 지나치면 물에 떠 내려가듯 휩쓸립니다.

 

물론 인간적인 정은 있어야 하되, 자기 자신이 물 같은 존재여야 됩니다. 물이라는 것은 컵에 담으면 마시는 물이 되고 대야에 담으면 세수하는 물이 되고, 흘러서 강을 이루고 바다가 되고....., 자기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자신은 물이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나 사물은 그 물에 들어와서 노는 고기가 되어 내 안에서 헤엄치고 놀다가 싫증나면 가 버리기도 하는 존재입니다. 물은 뭘 주장하지 않습니다. 그렇듯이 뭐가 들어오면 들여놓으시고 나가면 내놓으십시오.

 

들어오면 들어오나 보다 하고, 나가면 나가나 보다 할 뿐 들고 나는 것을 참견하지 않습니다. 주인이 자기 자신입니다. ‘, 손님이 왔구나’, ‘, 가는구나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자기는 늘 제 자리에 있으면서....

 

 

띄워서 보세요

 

참견을 한다고 해서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느냐? 그게 아닙니다. 항상 멀리서 바라보면서 원격 조종하는 겁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더 잘 보입니다. 사람도 너무 가까이 보면 코만 보이고 안경만 보이고 이상합니다. 입에 고춧가루 낀 것까지 너무 자세히 보입니다.

 

떨어져서 보면 형체가 다 보입니다. 시야를 근시안적으로 보면 자꾸 흠만 보이는데 거리를 두고 보면 정확하게 보입니다.점점 더 거리를 띄워서 지구를 띄워 보시고, 우주를 띄워 놓고 보십시오. 지구속의 그 사람, 우주 속의 그 사람....,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점 같이 보이고 개미같이 보입니다. 우주의 일부로서 보이는 겁니다.

 

 

우주 속에 점찍은 걸 가지고 참견할 일이 뭐가 있나요? 우주와 같이 돌아가는 것이고 자신의 갈 길로 가는구나, 이렇게 크게 보입니다. 왜 자꾸 단점이 보이느냐 하면 너무 가까이서 보기 때문입니다.

 

고개를 돌리지도 못합니다. 완전히 고정돼 있어서 사시가 되어 있습니다. 한 곳만 계속 보니까 별 게 다 보입니다. 주근깨나 주름 하나하나까지 보이니까 못마땅할 수밖에 없습니다. 띄워서 보십시오.

 

시간도 그렇습니다. 지금 이 시간이 영원히 계속되는 것 같지만, 한 달 후를 보십시오. 지금 당장은 싸우고 난리 날 것 같아도 한 달후로 시간 여행을 가서 그 사람을 보면 그렇게 부글부글 끓는 게 없어집니다. 진정이 됩니다. 한 달 후에 어떻게 될지 누가 압니까? 눈부시게 변화될 수도 있습니다.

 

항상 시야를 망원경으로 보듯이 보시고, 시간도 길게 잡아서 보십시오. 나라가 당장 망할 것 같아도 한 달 후에 보면 엄청난 변화가 있습니다. 급변하는 세계정세라고 하지 않습니까. 굉장히 빨리 돌아갑니다.

 

한 달 전의 신문하고 한 달 후의 신문을 보십시오. 그날이 그날인 것 같아도 엄청난 변화가 있습니다. 그렇게 띄워서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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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
마음없이 세상속에 존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더우기 혼자도 아니고 가족을 이끌고 살아가기란 더욱 그럴 것이다. 달랑 나 혼자만 산다면 세상 고민 없을 것 같은데 또 그렇게 사는 이들을 보면 그것도 아니니 이 세상에 태어나 평화롭게 흐르는 물처럼 고요히 살아 가는 일은 어쩌면 꿈 같은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가끔 이렇듯 이런 각별한 이들도 있으니 나같은 속물은 열심히 배우고 익히며 비우고 청소하는 수 밖에 없다. 인생여정 고된 가시밭길 걷다보면  어느 한 날 하늘을 날듯 가벼운 내가 되고 환한 얼굴로 고뇌없이 고요히 세상을 바라보게 될 수도 있으리라 믿어보며 오늘도 아름다운 고지 무심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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