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아불류 시불류/정태련그림.이외수/해냄

다림영 2012. 4. 2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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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밤을 먹으려면 먼저 밤송이부터 제거하라. 그러는 동안에 가시에 한 두 번 손가락을 찔리는 것 정도는 당연지사로 받아들이라. 남의 살을 먹으려면 내 살도 조금은 내어주어야 마땅치 않겠는가.

 

못 배운 사람의 무지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배운 사람의 억지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정상에 오른 자들을 시기하지 말라. 그들이 목숨을 걸고 산비탈을 오를 때 그대는 혹시 평지에서 팔베개를 하고 달다단 잠에 빠져 있지는 않았는가. 때로는 나태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도 죄악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내 마음이 청명하면 온 우주도 청명하다.


사람들은 대개 프라이팬 위의 파전이나 빈대떡은 곧잘 뒤집으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은 좀처럼 뒤집으려들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사람들의 인생은 한쪽 면이 타버렸거나 한쪽 면이 익지 않아서 맛대가리가 없다.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어디 내 뜻대로 되던가. 갈수록 멀어지는 이를 굳이 붙잡지도 않고 갈수록 가까워지는 이를 굳이 막지도 않겠네. 인간사 모두 인연에 맡기고 살면 속 썩을 일 하나도 없는 것을.

 

 

없으면 창조하라. 운명도 자신이 만들고 인연도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하찮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면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끼는 성품을 가질 수가 없다.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끼는 성품을 가질 수 없다면 그는 한낱 걸어 다니는 욕망 덩어리에 불과하다.

 

자식이 사탕을 달라고 보챌 때마다 아무 망설임도 없이 사탕을 주는 부모는 결국 잘못된 사랑 때문에 자식의 썩은 이와 썩은 인생을 보면서 통탄하는 날이 있을 것이다.

 

걷는 사람도 넘어질 때가 있고 뛰는 사람도 넘어질 때가 있다. 걷다가 넘어졌든 뛰다가 넘어졌든 넘어졌다고 낙오자는 아니다. 낙오자는 넘어지는 걸 염려해서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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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골고객이 화장품 영업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굉장히 비싼 화장품이었다. 나는 그녀가 오랜동안 단골고객이어서 거절 할 수 없었다. 내 물건만 팔아놓고 내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시치미떼고 가만 있는 것은 도리상 할 짓이 아니었다. 그녀가 파는 물건은 모두가 비쌌다. 그것에 몇분의 일 밖에 안 되는 아주 싼것이나, 아이들 바르는 것만 바르는 나다. 어쩌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그중 제일 싼것 두개를 샀다. 큰 출혈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그녀가  내게 들려준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라도 애용해야 하는데 고민이 커진다. 어찌 그녀는 그 힘든 영업을 선택하여 난감하게 할까 싶고 그녀가 올때 예전에는 반가웠는데 이젠 그렇지가 못하니 큰일이다.


 

요즘에는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부모가 밀어준 만큼 성공하는 아이들이라고 들었다.  가진것은 비록 없지만 최대한 애를 쓰고 있는 나는 많은 생각에 잠긴다. 될놈은 어떤 고생을 하더라도 일어선다는 말씀을 나는 믿는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가끔 오디션프로그램을 본다. 좋은환경속에 자라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젊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인생이 더 많다는 것을 두 눈으로 본다. 눈물나는 생을 딛고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위해 몸을 던지는 절절한 젊음이 눈부시기만하다.

 

그러고보니 난 한쪽면이 타거나 익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언제나 내 생각을 고수하고 있으니 말이다. 마음을 활짝 열고 다른 사람들의 얘기에도 귀를 기울이고 그 마음을 헤아려 보아야 할 것이다.

 

자영업자에 대한 이야기가 지면에 한 가득 실려 있었다. 창밖이 무서워 한 자리만 고수하고 있는 나는 이대로도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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