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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기쁨
행복은 스며들지만, 기쁨은 달려든다. 행복은 자잘한 알갱이들로 차곡차곡 채워진 상태이지만,기쁨은 커다란 알갱이들로 후두둑 채워진 상태다. 기쁨은 전염성이 강하지만, 행복은 전염되기 힘들다. 남의 기쁨에는 쉽게 동조되지만, 남의 행복에는 그렇지가 않다. 약간의 질투와 약간의 모호성. 그것이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남에게서 전염된 기쁨은 그러나 오래가지도 않고 자기 것이 되지도 않는다. 금세 잊는다.
그렇지만 남에게서 전염된 행복은 오래 가기도 하거니와 자기 것이 된다. 그만큼 느리고 꼼꼼하게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스스로 얻은 기쁨과 행복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그렇지만 빠르고 간단한 것들은 느리고 꼼꼼한 것만 못하다.
소망:희망
소망은 지니고 태어나고, 희망은 살면서 지니게 된다. 소망도 희망도 우리의 힘만으론 이루기 어렵다. 희망은 행운이 필요하고 소망은 신의 가호가 필요하다. 때로 소망은 조금씩 옷을 젖게 하는 가랑비처럼 소리 없이 우리 곁에 와 있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망은 이루어냈다는 자각이 크지 못하다. 다만 , 다른 소망을 품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했을 때 예전의 소망이 벌써 이루어져 있음을 알아챈다.
그에 비하면, 희망은 이루어졌을 때의 자각이 분명할 뿐더러 희열을 가져오기도 한다. 희열이 가라앉은 후, 내내 품어왔던 희망을 이루고 난 후, 이제는 어떤 희망으로 살아가야 할지를 모른다. 희망은 그래서 독한 허무를 자식처럼 품고 우리에게 오는 것이다.
책 마음사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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