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고삼 수험생처럼 살던 칠십대 친정 엄마

다림영 2011. 1. 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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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가 손목을 지탱해주는 두개의 뼈가 완전히 부러졌다.

안에 철심을 넣어주어야 한단다.

오늘 4시간의 수술을 받고 다 죽어가는 소리로 내게 전화를 한다.

...

어제 아침 서예공부에 늦을까 서두르며 계단에서 내려오다가 오지게 넘어진 것이었다.

천만다행이었다. 한쪽얼굴도 부딪쳐 다쳤지만 정말 다행이었다.

엉덩이뼈나 두 다리라도 다쳤다면 어쨌을까 싶다.

매번 하도 바쁘게 사는통에 제발 나이답게 조금 천천히 살라고 누누히 얘기했건만 ..

그 와중에도 무슨회의 모임이라느니 떡얘기에 오만가지 할 일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아마도 설도 병원에서 지내게 될 것 같아보인다.

 

항상 사고는 그렇게 예고없이 느닷없이 찾아온다.

그리고 후회하면 무엇을 할까 싶다.

그저 일상속에서 조심하고 천천히 삼가하며 살일이다.

가족중 한 사람이 누워 있으니 모두가 고생이다.

퇴근하며 가 보아야 하리라.

셋째 동생의 처는 간호사다. 그렇게 칼슘을 드셔야 한다고 사다 주었건만 그것도 챙겨먹지 않고

약 이란 것은 절대 먹지 않는다며 말도 아닌 소릴 한다.

때로 남의 얘기도 듣고 자식의 얘기도 귀담아야 하건만 참으로 그 마음을 알 수가 없다.

 

이젠 조금 달라지실려나 모르겠다 .

조금도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는 성격인데 어찌 견딜까 싶다.

 

 

*

내가 관리하는 아이들의 통장이 있지만

오늘은 아이들에게 직접 통장을 만드는 숙제를 내 주었다.

그동안 쓰지않고 모아두었던 돈을 모두 넣어두라고 했다.

필요할 때  현금을 빼 쓸수 있도록 현금카드도 만들라고 당부했다.

전화가 왔다. 큰일이란다.

천원짜리는 인출이 안된단다.

많이 웃었다. 아...

열심히 모아 저축하는 수밖에..

이제껏 아이들의 이름으로 내가 알아서 달마다 저축을 했는데

그것은 놓아두고 저희들끼리 그렇게 한푼두푼 모은돈으로

저축을 하다보면 남다른 생각에 젖게 되고 돈을 귀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조금씩 붙어가는 금액을 들여다보면 작은 욕심도 생기게 될 것이다.

아주 적은용돈을 주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저축을 하는 습관에 젖어들기를 기도해 본다.

 

*

친구가 정말 예쁜 떡을 보내주었다.

모양만큼 맛도 좋았다. 오늘도 몇개 맛나게 먹었다.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는데 달콤한 떡 몇개 먹으니 마음이 금새 따뜻해진다.

친정엄마 병실에도 가져다 주고 집에도 가져갔더니 막내가 난리다.

자신이 좋아하는 떡이란다.

구정때인데도 나는 누구에게도 이런저런 선물도 못하고 받기만 한다.

..

오늘은 녀석들이랑 외할머니 문병에 나서기로 했다.

올 때가 되었는데 아직 보이지 않는다.

녀석들이 오랜만에 엄마가게에 오면 온갖것을 참견하며 난리겠다.

..

음악정원의 '커피가 있는 풍경' 음악 참 평화롭다.

다음엔 그곳에 씌여있는 그의 글을 빌려 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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