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김수정/달

다림영 2010. 10. 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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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기가막힌 발상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리빙 라이브러리>....

도서관에서는 책을 빌려주지만 이곳은 '사람'을 빌리는 것, 대출 시간은 30분이고, 독자들은 준비된 도서목록을 훑어보며 읽고 싶은 책<사람>을 선택하고 그 사람과 이야기 속에 그사람의 인생을 읽게 되는 것이다.

....

우리나라에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수많은 직업 특별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선입관 편견과 고정관념을 줄이자는 의도로 기획된 행사였다.

2008년 영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사람 한사람을  대출해서 읽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흥미진진하게 한번도 지루해 하지 않으며 책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누군가를 알아보고 그사람의 처지가 되어보고 이해하고 애정을 갖게 되는 것..

그리고 나를 돌아보며 작은 여유와 행복을 찾게 되는 것 ...

<리빙 라이브러리>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그 사람 입장이 되어보자는것에 있다고 한다.

 

지은이는 많은 책<사람>을 빌려 읽는다.

싱글맘, 60가까이에서 이혼한여인, 장학사, 레즈비언,우울증환자.....등등...

 

그 사람들이 겪은 어려움과 긴 이야기에 많은 생각에 잠긴다.

인생은 다 다른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견디는 것...

언젠가 드라마 제빵왕김탁구의 팔봉선생께서 말씀하신것처럼

인생은 견디는 것... 견디고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일말의 깨달음과 함께 작은 행복을 만나게 되는 것이리라.

어느때엔 막막함으로 하루가 터질 것 같지만 이러한 모든 일들 역시 나에게서 떠나가고 있다.

아프고 최악의 날들을 겪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며

그래도  행복한 지금을 소유하고 있는 나는 행복하려고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을 지은이 덕으로  읽었다.

인생은 그렇게 아름답게 견디는 것이다.

수많은 담금질 속에서 완성되는 그 무엇이리라.

 

 

본문 중에서

 

"선입관과 고정관념은 살면서 경험 속에서 축적적되는 거니까 피할 수는 없죠. 그런데 문제는 그 고정관념 속에서 편견이 생기고 편견이 생기고 편견은 차별이나 폭력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위험할 수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성질이 급하더라'.여기가지는 고정관념이죠. 하지만 '이탈리아 사람은 성질이 급하니 재수없어, 한 대 패줘야지'라는 결론으로 흐르면 심각해지는 거예요."

 

..

"60이라는 숫자에 새삼스럽게 충격을  받았어요. 잘못하다가는 평생 이렇게 살다가 그냥 죽겟구나, 평생을 남편 눈치나 보면서, 내 자신을 찾지 못하고 끝날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드니 갑자기 절박해졌뇨. 결국 생일 하루 전, 엄청난 결심을 했어요. 가방을 싸고, 집을 떠나기로 한 거죠."

..

 

"평가를 받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돼요. 그럼 아무 발전이 없으니까요. 자꾸 평가하고, 전문적인 조언을 받아 변화를 해야죠. 비평과 비난을 혼동해서도 안 돼요. 우리는 학교의 흠을 잡아서, 해코지 할는 사람들이 아니라, 긍정적인 비평을 통해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니까."

..

"편견을 줄이려면, 내 세상을 넓히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인정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인식을 넓혀간다는것. 어떻게 보면 이게 교육의 본질 아닐까요?"

..

 

"혹시 우리는 결혼이란 걸 너무 빨리 하는 건 아닐까요?

도대체 왜 이삼십 대 철부지 시절을 결혼 적령기라 부르는 걸까요?

겪어보니 진짜 사랑은 오십대는 돼야 할 수 있는 거 같은데....

오십 대에 첫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가 어떻게 들릴지 난 알아요.

나도 어렸을 땐 늙은이들이 사랑한다, 어쩐다, 그러면 우습고 징그러웠으니가. 솔직히 저는 연애를 꽤 여러 번 해 봤고 결혼도 해봤지만 ,오십대 중반에 만난 이 남자가 진짜 첫사랑이에요."

..

 

"저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생을 배웠습니다. 바쁘게 사는 것, 땀을 흘리며 노동이 즐겁다는것, 그리고 세상에 모든 일이 100퍼센트 가능한 건 아니지만, 도전해서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

..

"Why not? 새로운 경험이잖아요. 신기하고, 이때가 아니면 내가 언제 정글에 가보겠고, 언제 방송에 출연해보겠어요? 또 언제 정글에서 자보겠어요? 새로운 걸 시도하며 사는게 재밌잖아요."

...

 

"일종의 보험 같은거예요. 긴 인생 속에서 내가 한번 남을 도와주면, 언젠가는 누군가가 나를 도와줄 일이 생긴다는 생각으로 남을 도와요.

그런데 만약 죽을때까지 내가 아무 도움을 못받는다면?

그래도 최소한 그 사람들은 날 좋은 놈, 멋진 놈으로 기억할 거잖아요.

그럼됐죠. 손해나는 일은 아니니까"

 

..

 

"...., 어차피 내가 지니고 갈 짐은 나의 것이고, 내 인생도 나의 것이에요, 누구에게 잠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위로받을 수도 있지만 결국 마지막에 그 짐의 중량은 내가 안고 가야 합니다."

..

 

"이루고 싶은 건 솔직히 별로 없어요. 이제 곧 예순이고, 퇴직할 때도 얼마 안 남아서. 그런데 꿈이라면 아주 많죠. 셀 수 없을 정도로...그중 가장 큰 꿈은 될 수 있으면 늦게 은퇴하고 싶다는것. 가능하다면 죽을 때까지 일을 하다가 일터에서 죽어야죠. 나에게 있어서 일이란 세상을 살면서 중요하다고 믿는 나의 신념을 실천하는 것이니가. 그러니, 숨을 쉬는 것처럼 일을 하는 건 자연스러운 거예요. 결국 일을 한다는 건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잖아요?"

 

..

 

..진짜 감사한 건 우리가 이토록 살아있는 거라고.

병마와의 투쟁이라는 터널과 그 극복 과정을 돌이켜보면 여기서 콜라를 마시고, 당신앞에서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얼마나 가슴 벅찬 감동인지 모른다고. 이렇게 우리가 숨 쉬는 것부터 사소한 모든 것들이, 문자 그대로 '기적'인 거라고.

 

 

 

김수정

kBS 방속작가로 밥벌이를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바쁘게 20대를 보내다 서른 살이 되는 해,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캐나다로 떠났다.

1999년, 두 달 동안 캐나다 횡단을 한 기록을 KBS,MBC,SBS의 방송을 통해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이야기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는 영국으로 날아가 '영화프로듀싱'을 공부했으며, 지금까지 영국에 거주하면서 여러 글쓰기와 다양한 방송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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