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에서
"앤이 잠시 머리를 들어 물은 다음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은혜로우신 하느님 아버지, 기쁨의 하얀 길과 반짝이는 호수, 보니와 눈의 여왕을 보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지금으로선 감사드릴 것이 그것 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하도 많아서 시간이 너무 걸리니 가장 중요한 두 가지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발 제가 초록 지붕집에 살게 해주시고, 어른이 되면 예뻐지게 해주십시오. 이상입니다. 존경하는 앤 셜리 올림."
앤이 일어서면서 간절한 눈빛으로 물었다.
"저 이만하면 잘했나요? 생각할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훨씬 멋있게 할 수 있었을 텐데요."
앤의 엉뚱한 기도에 마릴라는 아연했지만, 이 모두가 예의가 없어서라기보다는 그저 기독교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 완전히 절망하지는 않았다. 마릴라는 아이를 침대에 눕히며 내일부터 곧바로 기도를 가르쳐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햇다. 그런 다음 촛불을 들고 방을 나서려는데 앤이 마릴라를 불렀다.
"방금 생각났는데요. '존경하는 앤 셜리 올림' 대신에 '아멘'이라고 해야 하는 거뇨? 목사님이 하시듯 말이에요. 어떻게든 기도를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깜빡 잊고 다른 말을 했어요. 그래도 기도를 들어주실까요?"
"뭐, 아마 상관없을게다.이제 착한 아이답게 자야지. 잘자거라."
앤이 베개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저도 오늘 밤엔 마음 놓고 안녕히 주무시란 인사를 할 수 있겠어요."
..
..
"어머 , 마릴라 아주머니, 정말 우아한 브로치예요. 이걸 달고 어떻게 설교나 기도에 집중할 수 있으세요? 저라면 못할 거예요. 자수정이란 무척 아름다운 보석이네요. 예전에 제가 그려 보던 다이아몬드와 비슷해요. 오래전에 다이아몬드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때, 전 책을 보며 다이아몬드가 어덯게 생겼을까 상상했어요. 자줏빛으로 빛나는 아주 아름다운 보석일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어떤 부인이 진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한 걸 보고는 너무 실망해서 울어버렸어요. 물론 무척 아름답긴 했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던 것과는 달랐어요. 잠깐만 만져 봐도 돼요. 아주머니? 자수정은 착한 제비꽃의 영혼이라는 생각 안드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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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처럼 즐거웠다. 신나게 빠르게 읽었다.
오래전 아이때 소녀때 몇번씩 읽었던 책... 그러나 읽고 싶었다.
따뜻해지는 마음을 느끼며 다른세상속에 들어간듯 내내 웃으며 넘겼다.
생활에 찌들려서 도무지 웃음이라고는 지을수 없었던 나날
그러나 이렇듯 한권의 작은 책 속에서 삶의 희망과 기쁨과 행복을 잠시라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어쩌면 이렇듯 예쁜아이 사랑스런아이를 어떻게 작가는 만들수 있었을까?
...
옛이야기들을 찾아야 하겠다. 어릴적 읽었던 책 사랑스러운 평화로운 따뜻한 그런 이야기들을 읽으며 힘든 시절을 훌훌 건너가야 하겠다. 앤을 닮도록 노력해야지.. 너무나 늙었지만...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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