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아마도 비가 온다더니 그때문인가 합니다. 어제는 바람한점 없어 종일 에어컨을 끄고 켜기를 반복해야 했습니다. 시원한 비가 적당히 내리기를 바래보는 오전입니다. 아니 벌써 정오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기가막혔습니다 . 하루에도 몇번씩 내다보며 나의 꽃들과 눈을 맞추며 그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세상에, 오늘아침 출근을 하니 제법 자라고 꽃망울까지 머금고 있는 꽃만 골라 모두 뽑아간 사람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화가 나서 비상카메라에 잡힌 사람을 신고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굉장한 공을 들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재산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제게는 너무 큰 위안과 위로가 되는 꽃인데 ... 어찌 그렇게 사정없이 뽑아갈 수가 있는 지 말입니다.
물건을 진열하며 텔레비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때 이름이 알려진 배우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화를 참아낼 수 없었고 용서할 수 없었는데 <남편이 젊은날 외도를 하고 20년동안 돌아오지 않다가 병에 걸리니 집으로 돌아옴>자신을 위해 매일 '미안해' 를 수백번씩 혼자 말을 했다고 합니다. 제대로 자세히 듣진 못했습니다만 그러던 어느날 용서 할 수 없었던 그에게 그냥 그러한 말이 나오고 누가 누구에게 미안한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되고 순한 자신이 되어갔다는.. 삶을 끌어안으며 받아들였다는.....
그 얘기를 설핏설핏 들으며 물건을 진열하고 꽃을 가져간 사람을 생각했습니다. 거기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나는 속으로 '가져간 꽃이 제대로 살지 않던가 , 나쁜일이 생겨라'... 하는마음이 사실 잠시 있었습니다. 꽃키우는 사람이 이렇게 나쁜 마음을 먹었드랬습니다. 텔레비젼의 그녀얘기를 듣다가 마음을 바꿉니다. '아직 피지 않은 내 꽃을 가져가신 님,보라빛 천일홍 많이 많이 피게 하시고 당신이 행복하다면"....그러면 그래..그러면 되는 것입니다.
후-
이렇게 많이 살아도 어떠한 '화'가 꿈틀거립니다. 그러면서 나는 아이들을 다스리려 합니다. 턱없이 부족한 그 작고 여린 인내심들.. 아직 성숙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어느선전이야기처럼 부모가 아닌 학부모처럼 앞으로 가기만을 원합니다. 내게 웃음이 납니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도 매일마다 반성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이는데 말입니다.
아, 이런... 또 화가 날 일이 생겼습니다.
누군가 비호처럼 날아와 나의 가게 창을 모두 가려 컴컴해 올려다 보니 큰 탑차를 세워두고 사라졌습니다. 숨이 턱턱 막힙니다. 이런일을 하려면 주인에게 다소의 사과와 함께 시간을 얘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참으로 예의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덥고 더운날 사람들은 왜 그러는 것일까요?...이러한 사실은 시에 신고를 하여 차를 끌어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꾸만 더위가 몰려옵니다.
전 오늘이 토요일인줄 알았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돌아다녀 잠깐 잊었드랬습니다. 이렇게 정신이 오락가락합니다. 우리집 녀석들도 그럴 터인데 ... 방학말입니다. 각별한 무언가 아이들에게 해 주어야 할 터인데 저는 이렇게 하루종일 나와 있군요... 잘들 보내고 있는지 ... 게임에 몸을 전부 빠트리고 허우적거리는 것은 아닌지...
후-
부모의 재산과 학력과 비례한다는 아이들의 미래....믿고 싶지 않습니다.
세상은 열심히 사는 사람 가진 것 없어도 제힘으로 무언가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이에게 즐거운 미래가 주어져야 할 것입니다. 암담한 날들이지만 밝고 선한 아이들을 믿어봅니다.
아, '제빵왕 김탁구'재방송을 틀어놓았습니다. 보았음에도 다른곳으로 채널을 돌리지 못하는 군요. .. 참...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녁무렵 비가 온다니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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