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편지

세상에서 제일 귀한 금은 ?

다림영 2010. 9. 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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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을 구웠단다.

오늘은 정말 잘 됐구나 모두들 다 맛나다고 난리네 훗!

늘 초록빛 뽕잎가루를 넣고는 하는데 오늘은 그것만 빼고 조금은 단맛이 일어나게 했어, 너무 단맛이 없다고 난리들이니 말이지... 건포도도 넣고 콩, 땅콩 ,보리를 넣고 통밀과 옥수수가루, 블부베리가루를  넣었어. 빵이 아주 거칠지만 맛은 그만이지...

 

너무 부드러운것만 먹으면 안된다고 하네. 거친 것을 먹을 필요가 있다고 .... 건강을 위해서말이지. 그리고 정제된 설탕과 정제된 밀가루도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데 . 난 언제나 건강을 위해 그런것들을 절대 사절한단다.  

 

 

오늘은 아침부터 상이 푸짐했단다.

치즈김밥에 소세지 김밥 그리고 참치김밥을 차례대로 먹고 후식은 빵과 우유 혹은 커피로 ...

우리집 막내는 쉬는날에만 커피를 먹는데 그때마다 빵을 찾지.. 내가 그래... 

 

사실 빵을 좋아하는 우리집 큰 녀석이 휴가를 나온다고 하고 또 아이들도 모두 오늘 쉬는 토요일이어서 말이지 . 아침일찍 일어나 빵도 굽고 김밥도 만들었지. 어제 그 빗속을 뚫고 집에선 슈퍼가 먼데 간신히 장을 보았지 . 아들이 뭔지 말이야.

 

큰아이는 참치김밥을 좋아하는데  그 김밥에는 싱싱한 깻잎을 몇장씩 넣으면 그 맛을 한층 살려주는데 잊고 말았어 . 분명 사야지 하고 한바퀴 돌다가 그만...그래서 얼마전에 담근 깻잎 장아찌를 넣었는데아쉽지만 먹을만했단다.  깻잎의 각별한 향내는 맡을 순 없었지만 ...훗 !

 

참치김밥에는 참치기름을 빼고 복숭아요플레와 후추를 섞어놓고 예쁜 새순야채와 날치알을  넣어야 하는데 너무 비싸서  빼고, 대신 사과를  아주 얇게  채썰어 놓고,  한개에 육백원짜리 오이도 살짝 숨만 죽여서 두어줄 그림처럼 색맞추어 놓고,  단무지와 계란은 기본이고 말이지, 우엉도 들어가면 괜찮단다.  큰 녀석이 옛날에 제 여자친구와 소풍간다고 난리를 치며 만들때가 있었는데 그때 만든 참치날치알 김밥만큼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하단다. 빠진것이 몇가지 되지만 말이다.

 

 

정말 큰일이구나, 비가 너무 와.... 슈퍼 야채코너가 텅 비었어, 있는것도 너무 비싸 세상에 호박 조그만 것 하나가 삼천원이나 되는거 있지? 한개 오백원이면 뒤집어쓰는 금액인데 말이지.  추석이 다가오는데 모든경비를  줄어야 할터인데  우리 시어머니는  워낙 손이 크신 분이라 걱정이야, 왜 그렇게 많이 만드는 것을 좋아하시는지... 먹을만큼만 하면 좋은데 말이다.

 

 

큰 녀석이 휴가나왔단다. 엄마인 내가  만든 빵을 먹더니 눈이 동그래졌지. 훗....정말 산것 아니고 만든거냐구 묻는거 있지?

내일은 설탕이 아주 조금 들어가는 구수한 빵을 만들어야 할것 같아. 모두 함께 하는 아침후식때 커피와 함께 이런저런 그애 얘기 들으며 먹으면 괜찮을꺼야 , 그렇겠지?  이러다 살이 왕창 찌는 것은 아닌지 몰라.  밀가루 너무 먹으면 안돼는데 말이야....하여간 요즘은 빵이든 무엇이든 만들어 먹는 재미에 푹 빠져서 제정신이 아니란다.

 

 

휴일이면 식구들에게 무얼 먹일 고민을 하느라 즐겁지. 땅은 한번도 밟을생각도 없이 말이야. 이래서 되는 것인지 ....  그렇지만 또 우리 아이들은 휴일에 엄마와 꼭 붙어서 함께 요리를 하고 영화를 보는일에 길이 들어가고 있지. 아마 가을이 깊어가면 이 엄마는 어디든 떠날지도 모르는데 말이지. 가을의 유혹을 뿌리지지 못하고 말이야. ...

 

어제인가 텔레비젼에서 산 속으로 터전을 옮긴 쉰을 넘긴 남자가 그런 말을 했어. 금중에 제일 귀한 금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무엇인지 너는 아니? ..훗1 ... '지금'... 지금이래...

지금은 정말 중요할꺼야. 그러나 우리는 늘 미래를 위해 지금을 담보로 잡혀놓고있지.. 현재 지금에 행복해야 하는데 말이야 .

행복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더군.

 

난 알겠어. 요즘 그 행복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지 . 자아를 찾는다고 늘 어디론가 헤매다니곤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 어디에 있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열정을 쏟고 그 시간들을 사랑한다면 멀리 나서지 않아도 되는 걸꺼야... 스님이 말씀하셨지 . 수행은 산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야. 산이든 도시든 그 어디든 그 자리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면 되는 거 말이야. 

 

늦은나이에 '지금'을 알아가고 있어. 훗후.. .. 참 빠른거지. 지금을 알게 된 것... 아이들과 환하게 웃는 시간들..너무나 사소해서 빛조차 보이지 않지만 그렇지만 그것이 참 행복이라는 것..

내일아침은 또 점심과 저녁은 어떤 것을 만들어볼까 궁리중이야 . 인터넷으로 우리식구 여덟명의 만찬으로 좋을 음식을 찾아야 하겠어.

비가 너무 오는구나. 이젠 제발 그만 오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네. 모두가 근심으로 얼룩진 나날인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

나 이렇게 지낸단다. 아주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었지.. 훗..

너무 즐겁단다. 그러면 되는 것 아니겠니?

인생은 작고 보잘것 없는 것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말이야..

 

안녕...늘 행복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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