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좋은 글

등불

다림영 2010. 6. 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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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아 엄마는 조그만 분식집을 하고 있습니다.

온종일 음식을 만드느라 엄마는 다리가 많이 아픕니다.

손님에게 내줄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엄마는 서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어린 경아는 식당 한쪽 희미한 불빛 아래 앉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부방은 없지만, 잠을 잘 따뜻한 방 한칸도 없지만

엄마와 경아는 행복합니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서로를 밝혀줄 등불이 있어서

엄마와 경아는 행복합니다.

 

 

<연탄길/이철환> 중에서

---

 

불행하다고 가끔 생각했습니다.

이제보니 행복에 겨운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새벽녘에 일어나 쌀을 앉혀놓으시는 시어머님

내가 어떤 표정을 지어도 그저 칭찬의 어눌한 몇마디 던져 주시는 시아버님

제수씨 생각이라면 무슨말이든 옳다는 아주버님

나는새도 떨어뜨릴것같았던 시절 다 지나가고 초라해졌지만 그저 나를 떠받드는 남편

그래도 모든 생활이 다 좋다며 열심히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 큰녀석

착한 마음으로 친구를 잘 사귀고 있는  둘째

언제나 엄마볼에 뽀뽀를 해야  엘레베이터에 오르는 막내

..

그러고 보니 더 이상의 행복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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