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에서
린다/안 된다. 넌 이 어미만을 보러 와서는 안돼 . 나한텐 아버지가 소중해. <위협하며 그러나 눈물의 위협이다> 나한테는 아버지가 제일이다. 그러니까 아버질 하찮게 취급한다든지 침울하고 슬프게 해드리면 안 돼. 너도 이번에야 말로 마음을 정해야지.
인젠 한 길밖에 없다. 네가 아버질 존경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이 집에 다시는 발을 들여놓지 말든지.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지. 그야 아버지께서 너하고 쉽사리 화해하긴 어렵겠지...그건 내가 잘 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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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그럼 찰리 아저씨를 아버지로 삼으려무나. 그건 안될테지. 내가 뭐 너희 아버질 위대한 분이라고 하는 건 아니다. 윌리 로먼은 돈도 많이 벌지 못했고, 이름이 신문에 난 적도 없지. 아버진 유달리 뛰어난 분은 아니지만 역시 인간이다.
그분에게 지금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해. 그러니까 정신을 차려야지. 그래, 아버지가 늙은 개처럼 무덤 속에 묻혀야 옳단 말이냐? 안 될 소리다. 그런 불쌍한 분을 그대로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그래 넌 아버질 돌았다고-.
비프/그런 의미로 말씀드린 건-.
린다/너뿐만 아냐. 다른 사람들도 아버지가 돌았다는 거야. 하지만 자식이 아버지가 왜 그렇게 되셨는지 모르는 체하면 안 된다. 아버지는 지치실 대로 지치셨어.
해피/사실이에요.
린다/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한 번 지치면 그만이다. 아버지께선 이번 3월 까지 36년 동안이나 한 회사일을 봐오셨다. 방방곡곡에 그 회사 상표를 선전해줬건만 이제와서 나이 먹었다고 월급을 안 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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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그런 건 아무 소용이 없는 걸세. 이름쯤 지어준게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하워드란 이름을 지어주었기로서니 그걸 팔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 세상에선 팔 수 있는 거라야만 돼. 우습지 않나. 자신이 외판원이면서 그걸 모르다니.
윌리/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네. 사람이 인상적이고 인기만 있다면. 뭣이고-.
찰리/남들이 자넬 꼭 좋아해야만 될 이유가 어디 있나? J.P.모건을 좋아들 하던가? 인상적이야? 터키탕에선 꼭 푸줏간놈 같아 보이지만, 돈이 있는데야 별 수 있나? 모두들 좋아할 수밖에. 자네가 날 좋아하지 않는 건 나도 알아. 그리고 내가 자네를 좋아한다고도 할 수 없지. 하지만 자네한테 일자리를 주려는 거야. 그이유는 말일세- 빌어먹을 . 그만두세. 어떻게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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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오른쪽을 움직이며> 참. 이상하네그려. 밤낮 국도를 달리고, 기차를 타고, 약속을 하고, 이렇게 수십년을 일해왔는데도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못하게 됐으니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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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대로 지친 아버지들의 모습이 사위에 널려있다.
그들을 위로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나조차 연약해져버리고 의지를 잃어버린 가장에게 따뜻한 말을 전하지 않는다.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다.
갈 수록 각박해는 세상이다.
수많은 아버지들이 퇴출을 당하고 무기력해지고 자신을 잃어버리고 자살까지 시도하고 있다.
발을 뻗을 한평의 땅조차 허락치 않는 냉정한 세상...
따뜻한 마음이 되지 못하고 껴안지 못하는 타인들..
그것은 그들의 잘못만은 아닐것이다.
...
오늘도 어디선가는 버림받은 아버지 한분께서 소주한병을 든채 눈물을 흘리고
마음의 결단을 내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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