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 사색

3월의 눈

다림영 2010. 3. 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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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중순을 넘어섰는데 눈이 펑펑 쏟아졌다.

버스를 타고 퇴근하기로 했다.

버스에 몸을 싣고 마치 여행하는 이처럼 창밖만을 응시한채 쏟아지는 눈을 바라보았다.

눈은 한 겨울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봄은 어디쯤 오고 있는 것인지 동네 어귀 고갯마루를 넘기나 한것인지..

더디게 오는 봄  꽃은 기다리다 지치고 주춤거리다 모두 얼어버린 것은 아닌지..

 

 

버스에서 내려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야했지만 걷기로 했다.

냇물은 밤의 불빛으로 반짝이며 고요히 흘렀고

개나리 꽃몽우리는 하얀 눈으로 덮여 찾아볼 수 없었다.

 

 

 

 

 

절대로 떠날 수 없다는듯  차가운 겨울은  자신을 과시하며 꽃몽우리 여기저기 맺힌 3월,

몇차례나 눈을 뿌려댔다.

봄으로만 내빼는 사람들의 마음을 잡으려는듯 떠나지 않으려고 마구 떼를 쓰는 듯 보이는 겨울

꽃그늘 아래 시라도 한수 읊어야 한다는 이 많은데  이젠 손을 놓아주어야지 ..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아

이젠 손을 흔들어야지

웃으며 보내야지.

삶이란 그런것

가야 할 때를 알아야 하는 것

...

시인은 말씀하셨지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늦은 시각

인적 없고 차들도 자취를 감춘 봄이 숨은 겨울 길

혼자 걸어보다. 순례자인듯...

 

 

어둠은 더욱  깊어가고

눈은 그칠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새날이 되었다.

아침산책에 서둘러 나섰다.

소복히 쌓인눈에 미소를 그려넣으니

마음이 크게 웃는다.

그러고보니  소원했던 친구들이 떠올랐다.

 

 

 '봄눈 녹듯..' 하단 말을 이제서야 본다.

그렇게 밤새 쏟아지던 눈인데 새날이 되고 햇살이 찾아오니 금세 녹아 없어지고 있다.

 

 

 

 이제 곧 이 길에는 조그맣고 흰 꽃들의 잔치가 시작될 것이다.

분분한 낙화...

아름다운 이들의 마음에 흰꽃은 눈부시게 날아가 앉으리라.

그때를 기다리며 이른아침 걷고 또 걸어보는 벚나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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