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사람/정채봉 선집

다림영 2010. 3. 1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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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기적의 때

 아우가 물었다.

"형, 기적은 어느때 일어납니까?"

형이 대답하였다.

"네가 가진 것의 마지막까지를 다 내놓았을 때이다.

새벽이 가장 깊은 밤의 끝에 있지 않느냐?"

 

동전의 행로

 

저는 백 원짜리 동전입니다.

수많은 사람의 손과손을 거쳐 지금은 당신 주머니 구석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운명 속에 대기하고 있습니다.어떤 사람의 손에서는 기쁨을 일궈 내기도 하였고, 또 어떤 사람의 손에서는 갈등을 빚어내기도 하였지요.

그러나 저는 짜릿하고 떨리던 기쁨의 순간만을 기억합니다.

 

시골 아저시의 지갑 속에 머물렀던 때 일입니다.

동구 앞길에서 펑펑 눈물을 쏟고 있는 아이를 만났습니다.

그 아이의 눈물은 심부름할 돈 백원을 잃어서 생긴 것이었습니다.

그때 아저씨가 지갑 속에서 나를 꺼내어 아이의 손바닥 위에 놓았습니다.

그 순간, 기쁨이 전류되어 흐르던 아이의 작은 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할머니의 주머니 속에서 기거하고 있을 때지요.

그 할머니는 꽤나 나를 오래 간직하고 있었는데

버스정류장에서 두 다리가 없는 걸인을 만났습니다.

그때 할머니는 나를 찾았지요.

그러나 주머니 속 귀퉁이에 숨어 있는 나를 찾아내지 못하였어요.

한참을 걸어가다가 우연히 내가 만져지자 다시 걸인을 향해

빠른 걸음을 옮겨 놓던 할머니와

내 가슴의 환희란!

 

가난한 연인한테 가 있을 때의 일입니다.

그 연인들은 멀리 떨어져 있었지요.

공중전화로 대화를 할 때마다 동전이 부족하여 말을 아끼던 그 안타까움이란!

그날 그 연인은 "늘 당신곁에 있어요"라고 하는데

하마터면 말이 끊어질 뻔하였지요.

그런데 내가 들어가서 "사랑과 함께"라는 말까지 하게 되었을 때의 보람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부디 저를  꺼내어서 한 번 더 보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를 그냥 쓰이는 것으로만 여기지 마시고 의미를 새겨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한테 또 한 번의 값진 추억을 주시는 당신을 기대하며.

 

 

어떤 방정식

 

아인슈타인한테 한 학생이 물었다.

"선생님은 누가 보아도 성공하신 분입니다. 선생님의 성공비결을 듣고 싶습니다."

아인슈타인은 한동안 침묵하고 있더니 간단한 공식 하나를 적어서 보여 주었다.

s=x+y+z

아인슈타인이 설명하였다.

"s는 성공이다. 이 s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x가 첫째 조건인데, x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것'이다.

y는 '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착각하지 말 것. 일하는 것 자체도 생활 속에 포함된다는 것을.

그리고 z는 '고요한 시간'이다"

학생이 물었다.

"선생님, 성공에 왜 고요한 시간이 필요할까요?'

아인슈타인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하였다.

"고요히 자기를 들여다볼 시간을 가지지 않으면 목표가 빗나가기 때문이다."

 

 --------

 

그분의 모습에는 힘든 삶을 겪은 흔적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분의 어머니는 동생을 낳다가 돌아가셨고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일본에서  다른 가족과 함께 살았으며 그분이 스물이 넘도록 만날 수 없었으며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컸다.

그냥 처음부터 그랬던 사람처럼 그분은 온통 환하기만 했다. 이제 이세상에 존재하는 분은 아니지만  그분이 남긴 글안에는 그분 하면 떠오르는 아름다운 미소처럼 따뜻함과 순수함과 작은감동들이  꽃처럼 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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