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심이란
불안에 떨지 않고 불평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지니고 나의 길을 가는 마음이다. 평상심을 지닌 사람은 얻고 잃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얻고 잃는 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므로 언제라도 그 상태가 변하기 때문이다. 평상심은 소극적으로 세상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생을 사는 자세이다.
自處超然 몸가짐은 초연하게
對人靄然 남에게는 온화하게
無事燈然 일이 없을 때는 물처럼 맑게
有事敢然 일이 있을 때는 과단성 있게
得意淡然 뜻을 얻었어도 담담하게
失意泰然 뜻을 잃었어도 태연하게
<경주 최부잣집 처세육연處世六然>
도를 깨달은 사람은 쓸데없는 일에 마음을 쓰지 않는다. 계절마다 다른 날씨가 나름대로 좋게 느껴지는 것은 불성佛性이 일으키는 유희라는 것을 알므로 모든 사물을 빙그레 웃어넘긴다. 하지만 문제는 '쓸데없는 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경지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피나는 수행을 해야 한다.
'조주 선사는 도를 깨닫기 위해 30년 방황했다"는 무문 혜개無門慧開선사의 말은 수행이 얼마나 힘든가를 단적으로 표현 한 것이다. 조주 선사조차도 '평상심이 도'라는 화두를 지행합일의 단계로 체화하는 데 30년이 걸렸던 것이다.
이른바 평상심이라는 것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어떤 일을 처리하는 심리상태를 뜻한다. 이것은 '보통의 모양이나 형편'이라 풀이되는 일종의 '상태常態'이다. 평상심의 가치는 동요하거나 놀라지 않고, 삶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데에 있다. 수양을 해야만 얻을 수 있는 평상심은 세상을 사는 실천적 철학이 될 수 있다.
이는 맹자의 '인仁은 사람의 마음이고, 의義는 사람의 길'이라는 말과 맥락을 같이한다
우리는 되도록이면 굴곡없고 편한 삶을 원하지만, 실제로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렇기 대문에 평상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거의 실현 불가능한 희망으로 여겨질 정도이다.
공부나 일에 쫓기는 사람들은 마치 모든 역들을 통과하기에만 급급해서 길가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감상하지 못하는 여행자와 같다.
그들은 평상심을 잃은 채 부담감에 눌려 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평상심을 지닌 채 생활을 사랑하며 즐겁게 사는 사람들은 인생의 의미를 깨달은 이들이다.
평상심을 가진 사람은 얻고 잃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얻고 잃음은 영원한 것이 아니므로 언제라도 그 상태가 변한다. 따라서 평상심은 영원한 것이 아니므로 언제라도 그 상태가 변한다. 따라서 평상심으로 의외의, 혹은 비일상적인 일들을 대한다면 모든 일이 평상적인 것이 된다.
평상심은 소극적으로 세상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불안에 떨기 위해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용기있게 나아가기 위해 왔다.
지금 이 순간을 살라
젊은 스님이 매일 아침 일찍 절 마당을 청소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해가 뜰 무렵이면 어김없이 일어나야 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도 늦가을에 비처럼 쏟아지는 낙엽을 쓸어내기란 보통 고역이 아니었다. 어느날 청소를 마친 스님은 심신이 좀 편해질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얼마후 한 연배가 높은 스님이 그의 속마음을 눈치 채고 충고를 해 주었다. "내일은 마당을 쓸기 전에 힘것 나무를 흔들어서 나뭇잎을 떨어뜨려라. 그러면 모레는 낙엽을 쓸 일이 없을거야."
다음날 총고대로 행한 젊은 스님은 뿌듯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그는 낙엽이 어제만큼이나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 사정을 들은 노스님이 한마디 했다.
"멍청한 놈, 네가 오늘 아무리 용을 써서 나무를 흔들어도 내일이면 또 나뭇잎이 바람에 떨어지느니라."
이 일을 통해 젊은 스님은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세상에는 미리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으므로 성실하게 이 순간을 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자세라는 사실을, 내일 일을 걱정하기보다는 오늘을 잘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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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탈없이 평범한 생활이 그래도 유지된다면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파에 휘둘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신을 잃고 휘청이기 마련이다.
어떠한 것이든 잃는 일이 생겼을때 여러가지 방법으로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게 된다. 때로 분노하고 때로 절망에서 긴시간 방황하게 되기도 하지만 이제 반평생을 살아오니 평상심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빨라지고 있다. 언젠가는 흔들리는 마음없이 모든 일을 대하게 되리라 믿는다.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이므로 아픔도 기쁨도 깊고 크게 받아 들이지 말아야 하리라. 다가오는 모든 일들은 애정을 다하며 순간순간 바람처럼 냇물처럼 흐르면 되는 것이리라. 그리고 그 다음일은 하늘에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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