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여행

30년전의 기억을 찾아서

다림영 2010. 1. 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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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갖가지 소품을 파는 곳이다.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그만 두고 밖에서만 웃음으로 들여다 보았다. 재밌는 물건이 무지 많았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 휴일의 엔틱가게

 

이길은 어디던가... 길을 따라 마음따라 내려가 본다.

 

 

 

 이길로 분명 나는 출퇴근을 한 것 같은데.. 높은 건물들때문에 조금은 헛갈리기도 했지만 이길이 분명했다.

우리 회사로 가는 길이...

 

 

맞다. 독일 대사관도 있었고 각국의 대사관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길은 너르고 한적했고 경비초소가 곳곳에 있었다.

 

 

 

몇미터가 멀다하고 경비초소가 있었다.

우리회사가 어디쯤 있었더라....

도무지 알길이 없다.

이근처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가만 보니 대문이 보이는 저곳이 아니었던가 싶기도 하다.

 

이곳까지 오려면 보광동 삼거리에서 한 십분 남짓 소요하는데

경비초소 한곳을 지나게 된다.

어느날엔가 그곳에 있던 헌병인지 누군지  검문을 실시하겠다더니 주민등록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나는 매일 지나는 사람인 줄 알면서 무슨 뜬금없는 검문인가 하고 순진하게 내밀었다.

며칠후 집으로 편지 한통이 날아왔다.

저는 구로에 사는 누구누군데 그곳 어쩌구 하면서...

편지는 제법 쓴것 같았지만 나는 그를 무시해야 했다.

나는 회사에 들어가 첫눈에 반한 한 남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

그런일이 없었다면..

나의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후후...

 

.

 

 

점심이면 이길을 따라 모두가 삼삼오오 내려갔다.

대부분 중국집에 들어가곤 했는데..

나는 늘 짬뽕과 자장면 사이에서 갈등을 하곤 했었다.

그리고는 올라올때면 과자 한봉지를 사서 먹으며 오르던...

 

 

잠시 골목을 기웃댔다.

그곳에 우리 사무실이 또 하나 있었다.

한때 그곳에서 한 일년 근무한적이 있었다.

이를 테면 회사의 기밀을 적는 어떤 ....

나는 그런 사원이었던 것이다.

그집엔 오래된 대추나무가 있었고 ㅣ그집  아들은 조금은 이상했다.

가끔 사장님은 닭고기도 튀겨오시고 월급외에 용돈을 주시기도 했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찾을 길 없던 대추나무집..

초록색 대문이었던 것 같은데....

 

 

이집 저집 기웃대다가 골목을 빠져 나왔다.

 

사진을 정리하며 가만 보니 꼭 이집인 것 만 같다. 저 나무가 대추나무는 아닌지...

주인이 출타하면 언니와 옥상에 올라 실하던 대추를 따먹곤 했는데....

 

 

맞다. 오산 고등학교가 있었다. 이곳은 안창호 선생이 세운곳이라고 유명한 학교였다.

언젠가 나를 학생으로 알던 이곳의 한 학생이 연신 내 뒤를 밟으며 따라오기도 했다. 막무가내 누나라고 했건만 믿지 않았다. <나의 복장:허리를 바짝 묶은 원피스 ,양갈래 머리를 땋고, 샌달에 흰카바 양말을 신었으니..>

 

 

종종 우리의 회식이 이루어지던 보광동 그 삼거리...

어떤 감회에 묻혀 버스종점이기도 했던 곳에서 서성이며 ..

 

 

오래된 집들이 보여 길을 따라 걸어보고...

 

 

 

 

 

이집은 아직도 이발업을 하나보다. 난로를 피우고 손님을 기다리는 듯 보였다.

 

 

이 길 이름이 김유신 사당길이라고 하는데.....

 

 

 도무지 무엇을 파는집인지 무슨집인지 알 길이 없는... 일본 술집인가?....

 

 

 

자꾸만 이 이발소가 눈길을 놓아주지 않았다.

이태원으로 다시 올라갔어야 했는데  용산역까지 가는 버스가있기에 그만 정류소로 향하고 말았다.

한 삼십분 더 할애해도 괜찮았는데 나는 왜 그냥 돌아서 나왔는지...

돌아오며 내내 후회했다.

한강공원으로 가는 지하도도 있었고 ..

김유신 사당이 있다면 그곳도 한번 돌아볼걸... 길만 이름이 있던 것은 아닐터인데....

 

어쨌거나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이십대 초반에 이곳에서 나의 성장은 이루어졌고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도 만나게 된 곳이었다.

추억속의 거리를 다시 걷는 기분은 남달랐다.

그때를 공유한 사람과 함께 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혼자 이렇게 과거로 거슬러 올라 가는 것이 더 즐거웠다.

둘이라면 눈치를 보느라 마음대로 거닐지도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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