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기를 많이 사용한다. 몇 해 전에 중국 대만에서 유학하는 스님이 내가 작은 것을 좋아하는 줄 알고 조그마한 다기를 하나 사왔다. '선禪'이라고 음각이 되어 있는, 아주 작고 깜찍한 물건이었다. 다기는 크면 안 좋다. 손 안에 들어와야 한다.
나는 그것을 아주 좋아하면서 사람들에게도 자랑하고 많이 사용했다. 그 뒤에 내가 인도로 일본으로 다니다가 대만에 갔더니 육교 밑에서 잔뜩 놓고 팔고 있었다. 그래서 선물하려고 몇 개 사고 다시 내 몫으로 부처 '불佛'자를 쓴걸 구했다.
그걸 가져와 내 거처에서 쓰는데 처음 하나 가졌을 때의 그 소중함, 그 살뜰함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걸 다른 사람에게 주고 나니가 그 마음이 다시 회복 되었다. 하나가 필요할 때는 하나만 가져야지 둘을 갖게 되면 그 하나마저 잃게 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죄악중에서도 탐욕보다 더 큰 죄악은 없고, 재앙 중에서도 욕망을 다 채우려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
죄악이라는 게 무엇인가? 분수에 지나친 욕망인 탐욕에서 온다. 그래서 경전에서는 ㅊ탐욕이 생사의 근본이라는 것이다. 탐욕은 자기 분수 밖의 욕심이다.
노자는 뒤 이어 말한다.
'따라서 넉넉할 줄 알면 항상 풍족하다'
결국은 만족하면서 살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떤 어려운 일도, 어떤 즐거운 일도 영원하지 않다. 모두 한때이다. 한생애를 통해서 어려움만 지속된다면 누가 감내하겠는가. 다 도중에 하차하고 말 것이다. 모든 것이 한때이다. 좋은 일도 그렇다. 좋은 일도 늘 지속되지 않는다.그러면 마음이 오만해진다.
어려운 때일수록 낙천적인 인생관을 가져야 한다.덜 가지고도 더 많이 존재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전에는 무심히 관심갖지 않던 인간 관계도 더욱 살뜰히 챙겨야 한다. 더 검소하고 작은 것으로써 기쁨을 느껴야 한다.
우리 인생에서 참으로 소중한 것은 어떤 사회적인 지위나 신분, 소유물이 아니다. 우리들 자신이 누구인가를 아는 일이다.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이런 어려운 시기를 당했을 때 도대체 나는 누구지. 나는 누구인가 스스롬 ㅜㄹ어야 한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직위나 돈이나 재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써 우리가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따라서 삶의 가치가 결정된다.
우리가 만족할 줄 모르고 마음이 불안하다면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불안하고 늘 갈등 상태에서 만족할 줄 모른다면 그것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는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의 한 부분이다.
저마다 독립된 개체가 아니다. 전체의 한 부분이다. 우리 한 사람 한사람이 세상의 한 부분이다. 세상이란 말과 사회란 말은 추상적인 용어이다. 구체적으로 살고 있는 개개인이 구체적인 사회이고 현실이다. 우리는 보이든 보이지 않든, 혈연이든 혈연이 아니든 관계 속에서 서로 얽히고 설켜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존재이다.
한 마음이 청정하면 온 법계가 청정해진다는 교훈이 있다. 한 송이 꽃이 피어나면 수천수만 송이의 꽃이 피어난다는 가르침이 있다. 이것을 추상적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집안에서 그 집 어머니나 아버지 또는 자식, 한 사람의 마음이 지극히 청정하면 메아리가 되어 모든 식구가 변화한다.
그러나 가정의 중심인 어머니의 마음이 불안하다고 해 보라. 그냥 아버지한테 불안이 전달되고, 바로 자식들에게도 옮겨진다. 왜냐하면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뿌리에서 나누어진 가지들이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 가지에 이상이 생기면 나무 전체에 이상이 생긴다.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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