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캐시 호숫가 숲속의 생활/존J. 롤랜즈 /헨리 B 그림/홍한별

다림영 2009. 11. 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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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을 살아가는 동안 자꾸 뒤를 돌아보고 연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낯선 지방에서 길을 갈 때는 뒤를 이따금 돌아보는게 앞으로 나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일 때가 있다. 특히 지금 옳은 방향으로 가는지 확실히 알 수 없어 다시 되돌아 와야 할 가능성이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이따금 뒤를 돌아보며 표지물을 확인 하는게 좋다. 아무 표지도 없는 곳에서는 길이 보이지 않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지역에 갔을 때 가면서 본 모양과 오는 길에 본 모양이 완전히 달라서 놀라는 일도 많을 것이다.  전에 어떤 사람을 데리고 카누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돌아올 때 왔던 길로 되돌아 왔다.

 

 

그런데 그 사람은 거기가 새로운 지역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내가 뒤를 돌아보라고 하자 그 사람은 그제야 그곳이 강을 거슬러 오를 때 지나
던 곳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 사람은 그 경험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무에 표시를 해둔것 등 다른 사람이 낸 흔적도 잘 눈여겨 보자. 한 젊은 친구는 검은가문비나무 소택지를 여행하면서 이따금 나무 밑동에 도끼자국을 내서 표시를 남겼다. 그런데 문제는 앞으로 나가면서 자기가 마주보는 쪽에 표시를 했다는 것이다.

 

 

집으로 가려고 돌아오는 길에는 표시가 나무 뒤쪽에 있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만약 언덕 위에 있는 죽은 소나무 한 그루를 표지물로 확인해 두지 않았더라면 꼼짝없이 길을 잃고 말았을 것이다. 그 젊은이가 누구냐 하면 바로 젊고 풋내기였을 때의 나다!"

 

 

"예전에 빗방울 굵기를 재는 법을 배웠다. 파이접시에 밀가루를 살살 뿌리고 몇 초동안 빗속에 들고 있으면 된다. 빗방울이 파이접시에 떨어지면 빗방울이 밀가루를 흡수해 굳어질 때까지 가만히 둔다. 굳어지면 살짝 들어올린다. 그게 바로 파이접시에 내려앉았을 때의 빗방울의 형상을 그대로 뜬 것이다.

 

이렇게 뜬 빗방울을 서로 비교해보면 폭풍의 종류에 따라 크기가 얼마나 다른지 놀랄 것이다. 파리석고<황산칼슘1/2수화물로 이루어진 흰색분말로 깁스나 조각에 사용한다-옮긴이>가루로도 똑같이 할 수 있다.

 

 

늦봄이면 새로 돋은 잎에 가랑비가 떨어지는 소리가 부드럽게 속삭이듯 들려온다. 어쩔 때는 밤중에 부는 한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소리가 빗소리처럼 들려 비가 온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여름날 소나기가 호수에 무수히 많은 동그란 잔물결을 만드는 것도 보기 좋고 오두막 바닥을 빗자루로 쓰는 소리와 빗줄기가 호수에 떨어지는 소리가 어우러지는 것도 좋다.

 

 

숲속을 걸으며 비 냄새를 맡고 뺨으로 빗방울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놓치고 사는 것이다. 빗소리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 한밤중 내가 잠에 빠져들 무렵 빗방울이 자장가처럼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다."

 

 

 

 

"이슬이 맺히는 원리를 알아보려면 따뜻한 날에 유리잔에 찬물을 가득 부어보라. 유리잔이 곧 '땀'을 흘릴 것이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차가운 물체에 닿아 응결해서 이슬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식물에 따라 열을 방출하는 정도도 다른 것 같다. 부드럽고 솜털로 덮인 식물, 예를 들면 고운 솜털로 뒤덮인 우단 담배풀 같은 것을 빨리 차가워진다. 그래서 부드러운 잎일 수록 이슬이 빽빽하게 매달려 있는 것이다.

 

 

잘모르고 지나치기 쉽지만 이슬방울은 조그만 거울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바지를 적실 위험을 무릅쓰고 풀밭에 쭈그리고 앉아보라. 그러면 이슬방울의 수정같은 표면에 가까이 있는 나무나 구름이 비친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슬에 비친 상은 뒤집어져 있긴 하지만, 그 모습 만으로도 일찍 일어난 보람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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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장이 대부분의 낚시꾼들과 다른 점은 추장은 물고기가 필요할 때만 낚시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낚시질 자체를 즐기지 않는 다는 말은 아니다. 그리고 물론 생선 요리도 무척 좋아한다. 삼림 답사가 친구 하나는 낚시는 사금砂金을 알아내는 것과 같다고 했다. 미끼를 던질 때는 시내에서 뭐가 나올지는 모르는 것이다. 미리 알 수 없다는 것, 뜻밖의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이 있어 낚시에 빠져드는 것 같다. 무해한 도박과 같은 것이라 낙시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다들 빠른 물살과 깊은 웅덩이를 머리에서 떨쳐버릴 수가 없는 시기를 경험 할 것이다. "

 

 

"나는 늘 겨울에 먹으려고 블루베리를 저장해 놓는다. 눈이 내릴 때 블루베리 파이나 머핀을 먹으면 정말 맛있기 때문이다. 내가 쓰는 방식은 옛날 방식이다. 먼저 잎이나 나뭇가지가 섞이지 않게 블루베리를 깨끗하게 고른 다음 주전자 바닥에 물이 깔릴 정도로 붓고 블루베리가 말랑말랑해질 정도로만 살짝 끓인다. 깨끗이 씻어 살균한 유리병에 넣고 소금을 살짝 뿌린다. 설탕은 넣을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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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호숫가 숲속의 생활' 은 문명인에게는 더없이 나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주 오랜전 숲 속에 사는이에게 꼭 필요한 글 일 것 같기도 하고.. 별 얘기가 다 들어있다.아궁이얘기, 짐승얘기, 새총, 배낭매는법, 또 땔감 , 요리, 농사, 텐트등등...

 

이 첨단의 시대에 많이 읽혀지는 책은 아닐것이겠지만 가끔 침대 옆이나 책상 한복판에 놓아 두고 머리지끈할때 천천히 한장 한장, 어느때엔 아무곳이나 펼쳐보면  자연속의 내가 되며 평화로운 마음이 깃들기도 할 것같다.

 

 

다음엔  이런 책에 좀더 푹 빠져들며 어제보다 나은 내가, 자연과 어우러질수 있는 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더 나아가서는 세상을 향하여만 있지 않고 그저 나 한사람의 생활에 충실하며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어떤 나무를 키우는 일 하나에 온마음을 주기도 하고 ,작은 삶에 온정성을 기울이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있어서도 순수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

숲속의 생활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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