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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한번 나는 절에 가는 길에 이 아름다운 정미소와 만나게 된다.
정미소는 세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간직한채 늙어가고 있다.
옛날 이맘때면 분주하고 사람들의 소리로 굉장했을 것이다.
시내와는 별반 떨어져 있지 않음에도 조용하기 이를데 없다.
세월의 무상함이 밀물처럼 몰려온다.
부지런했을 주인이 이곳을 지키고 있나보다.
야무진 손길이 곳곳에 배어있어 정갈하기 이를데 없다. 보는 사람조차 옷깃을 바로하게 된다.
눈부신 햇빛과 하얗게 말라가는 빨래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며 유장하게 늙어가는 정미소....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따로 없다.
쉰을 코앞에 두고있는 나는 부쩍 주름이 늘어가고 있다.
거울을 볼때마다 고심하며 늙어간다.
그러나 정미소의 모습을 만날때면 몸과 마음 파랗게 물이들며 환해져온다.
한세월 풍파를 고스란히 간직한채 유장하게 흐르는 정미소의 모습을 닮아간다면
한 인생에 있어 주름이 늘어간들 어찌 아름답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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