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누구나 불안해질 때가 있다. 이때 다가오는 불안을 억지로 막으려 하면 불안은 눈덩이처럼 커지기 마련이다. 불안은 어느 정도까지 점점 강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사그라든다. 대부분 불안은 오래 가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리 불안해도 죽지는 않는다. 걱정하는 것처럼 무슨 큰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한번 이상 그런 불안을 경험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그냥 넘어간다. 그러니 절대 불안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리고 잘 생각해 보라. 불안의 근원은 분명 우리 의 마음속에 있으며 그것을 알아내는 것만으로도 불안은 줄어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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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불안을 달래는 첫번째 걸음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에게 나를 여는 작업이며, 나에게 다가오는 상대를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가까워진다는 것은 서로의 내면에 좀더 깊이 다가가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가까워지면 자신의 경계를 잃어버리고 상대에게 속할 것 같은 두려움과 함께 상대에게 조종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고 자율성을 지키고 싶은 욕구등이 나타난다.
더구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보고 상대가 실망하고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내부에 있던 공격성이 튀어나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파괴하고 해를 입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너무 친밀해지는 것을 필하게 된다. 사실 버림받는 것보다 두려운 것이 친밀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처없는 세상도, 상처 없는 사랑도 없다. 사람들이 부태끼며 사는 곳은 상처없는 무균실 같은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더 가가워지기 위해서는 상처가 복병처럼 숨어 있는 계곡들을 거쳐야만 한다. 왜냐하면 사랑의 들뜬 감정에서 빠져나오면 사랑하는 사람이 나처럼 결점 투성이임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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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사랑을 유지하려면 나와 타인을 신뢰하고 배려할 수 있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 신뢰란 내 마음 안에 어떤 위험한 것이 있든 나는 그것들을 통제할 수 있으며, 비록 그런 요소들이 있다해도 기본적으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실망스러운 면을 발견해도 그 사람의 기본적인 인격과 사랑에서 변하지 않는 감정을 확신하는 것이다.
배려란 상대가 나와 다른 인간임을 인정하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는 마음을 말한다. 상대를 배려하면 우리는 내 안의 공격성이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치닫는 것을 조절하게 된다. 그래서 도저히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상처는 입히지 않게 된다.
행복은 오히려 덜어냄으로써 찾아온다.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욕심을 덜어내는 것, 나에 대한 지나친 이상화를 포기하는 것, 세상은 이래야 하고 나는 이래야 된다는 규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그것이 바로 있는 그대로의 나와 세상을 똑바로 보고, 내 인생의 주인이 되며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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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통해 강해지는 것도 바로 자신이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쓰러지는 것도 자신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가 무엇을 듣고 싶어 하며 무엇을 원하는 가에 달려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가르쳐 주면 된다. 그런데 아이를 보호한다며 부모가 문제를 해결해 버리면 아이는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볼 기회를 잃어버린다. 그래서 혼자 설 수 있는 자신감을 키우지 못한 아이는 더욱더 부모에게 의존하게 된다. 게다가 부모의 지나친 기대 속에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자랐다면 그 사람은 무력감을 느낄 확률이 더 크다. 기대만큼 특별하게 해내야 하는데 정말 잘할 수 있을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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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느낌에 집중하라 . 무언가를 느끼고 싶다면 세상으로 뛰어들어가 온몸으로 부딪쳐 보라.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은 사소한 것들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잃어버린 것에 대해 충분히 슬퍼하고 떠나보낸다면 우리는 그것을 가슴에 소중히 간직한 채 새로운 것을 향해 시선을 돌릴 수 있다. 기억과 추억이 소중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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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에게 '그만 잊어버려라'라는 위로를 건넨다. 물론 그 말도 맞지만 잊고 싶어도 잘 잊혀지지 않는게 있다. 그럴 때는 억지로 잊으려 애쓰기보다는 오히려 잃어버린 사람에 대해 회상하는 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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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간 그에 대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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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잊어버리려 애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잃어버린 사람을 잃어버린 무엇을 잘 떠나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러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그에 대한 혹은 그 무엇에 대한 기억이 내 마음속을 채울 테고 그 추억은 가끔 나의 오늘을 돌아보게 만들고, 잘 살고 싶은 힘을 내게 만드니까.
슬픔이 찾아왔을 때는 충분히 슬퍼하라. 그리곤 그 슬픔을 놓아주라. 그러면 당신은 슬픔이 남기고 간 선물들을 받게 될 것이다. 그 선물은 다름 아닌 우리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쉬는 기억과 그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는 법, 슬픔을 서로 나누는 법과 사람과 인생을 사랑하는 법 그리고 인생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다.
친구는 공허함에 시달리는 나의 삶을 긍정해주고 나의 삶에 의미를 부여해준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방향을 모색할 때 기꺼이 동반자가 되어준다.
누구나 혼자서는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없다. 인간은 관계속에서 살아가고 관계속에서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관계가 때론 너무 헐거워 우리를 외롭게 만들고, 때론 너무 밀착되어 있어 우리를 질식하게 만든다. 그 사이의 간극을 메워 주는게 바로 가까이 두고 오래 사귄 친구다.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든 이 세상에서 나를 지탱해 주는 심리적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인디언 속담 중에 '친구는 내 슬픔을 등에지고 가는자' 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배려해 주는것. 모든 관계에는 때가 있고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 '나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친구가 진짜 친구다'라는 우정에 대한 지나친 이상을 버리는 것, 이 모든 것을 배우고 난 뒤에야 우리는 비로소 서로에게 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얻어진 친구는 나를 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며, 인생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값진 기쁨 중의 하나다.
용서란 내 마음에서 분노와 미움을 떠나보내는 작업이다. 그래서 내 마음이 다시 고요를 되찾아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며 떠날 수 있게 하는 작업이다. 그러므로 용서는 바로 나 자신을 위한 행위다. 나 자신은 물론 나에게 고통을 주었던 상대까지도 서로를 파괴하는 원한과 분노로부터 풀려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 용서란 자신과 상대에 대해 품고 있던 이상을 접고, 현실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작업이다. 서로가 더 이상 상처를 주고 받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서로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작업이다.
그러나 용서를 할 수 있으려면 내가 내 마음과 행동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비록 지나간 일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났고, 나는 어쩔 수 없는 피해자였을지라도, 어른이 된 지금 내게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모두 나의 일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느끼고 행동한 것에 따른 결과를 기꺼이 떠맡는 다는 것이며,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행동들이 자신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 '나는 내가 그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남이 나에게 상처를 주었듯, 내가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나와 다른 상대의 감정을 최대한 공감하고 배려하며 상처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받을 수 밖에 없는 지극히 인간적인 존재임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서로에게 상처를 최소한 적게 주는 방법이다.
"인간에게 가장 큰 재앙은 죽음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내면에서 죽어가는 것들이다"
슈바이처의 이 말은 우리에게 가장 큰 재앙은 죽음이나 이별이 아니라, 그러한 인생의 비극 속에서 웃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일러준다. 웃음을 잃어버리면 감정적인 여유마저 잃게 된다. 건강한 어른으로 살아가려면 유머를 사용하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해 , 어쩔 수 없는 상실을 인정하고 흘려보내며 그 상실과 슬픔을 잘 감싸안기 위해 우리에게는 유머가 꼭 필요한 것이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우리는 때때로 어른의 짐을 잠시 벗어놓고 놀 수 있어야 한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마음껏 자신을 풀어놓고 깔깔대며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바탕 신나게 놀고 난 다음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현실로 되돌아와서도 있는 힘껏 세상을 살 수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두려워 하지말라. 그 시간은 상실의 슬픔을 떠나보내고 그 상실의 아픔으로부터 새로운 의미를 이끌어내는 시간이다. 이런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인생을 좀더 폭넓고 깊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역사를 가진 의미있는 인간으로 미래를 향해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김혜남/
1959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88-2000굴립 서울 정신병원 정신분석 전문의
현재 김혜남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서울이대 초빙교수
성균관의대, 경희의대, 인제의대 외래교수
한국정신분석학회 부회장.
주요저서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왜 나만 우울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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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천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다시금 새겨보며
처음 어른의 길에 들어선 것처럼
나날이 새로운 다짐으로 하루를 시작해야 하겠다.
용서하며 배려하며 사랑하고 충실하며.
가끔은 아이처럼 즐겁고 신나는 날을 만드는 연습도 해야 하리라.
인생은 왕복노선이 아닐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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