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한여름

다림영 2009. 6. 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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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밥을 먹고 한시가 넘어가면 눈꺼풀 뿐 만 아니라 모든것이 무력해지기 시작한다.

머리를 두드리고 손바닥을 쳐보고 스트래칭을 해본다.

몸을 이완시켜본다.

그러나 졸음이 몸에 들러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서둘러  일기를 써본다.

 

 

졸음이 몰려올때 마음놓고 전화번호를 누를 친구가 하나도 없다니..

기가막혔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살아온것을 어찌할까 싶다.

누군가에게 누가 될까 나는 아무에게도 전화를 선뜻 하지 못하고

메시지 조차 날리지 못한다.

 

친구와 즐거운 통화를 하다보면 세상은 환해지고

졸음은 달아나고

나는 풍선처럼 하늘을 날터인데..

 

 

이제  슬슬 늙었가는 것이 분명하다.

선뜻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한다.

주저 앉고 만다.

혼자 놀고 만다.

고독을 부여잡고

그가 내 친구다 하고 만다.

 

포기는 선택이라고 했다.

그러면 나는 포기를 선택 한것인가.

이대로 늙어가야 할 것인가..

 

 

 

 

..

혼자 주적거리다 보니 기운이 돈다.

음악이 귀에 들어온다.

 

차이코프스크 피아노협주곡 1번 을 샀다.

포인트점수가 칠백얼마인데 오백원을 써버렸다.

손님들께 메시지도 보내고 해야하는데 마음을 차지한 음악을 생각하다보면

나는 아무런 생각이 없고 이렇듯 구매를 서두르고 만다.

 

아마도 내가 부자가 못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을 지 모른다.

내 친구중 한명은 굉장한 부자인데  돈쓰는 것을 유심히 보니

부자가 안될래야 안될 수가 없는 것이다.

고개가 절래절래 흔들릴 정도다.

그러나 난 그렇게 부자는 되고 싶지 않다.

도대체가 정이 안간다. 싫기만 하다.

 

그러나 나는 이래도 되는가 싶기도 하다.

내식대로 생긴대로 살고 있다.

타고난 팔자를 고쳐 운명을 바꾸어야 할텐데

..

..

진화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곳은 마치 모두가 여름휴가를 간듯한 풍경이다.

도로를 만드는 작업차만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가만 있어도 땀이 솟는다.

 

 

 

 

 

그가 다시 한차례 수술을 받았다.

전화가 왔다.

잘 끝났다고 한다.

코맹맹이 소리로 두번째 하니까 더 무섭다고 전한다.

수술비를 벌었냐고 물어본다.

할말이 없다.

그러나 잘 될 것이다.

잘된다고 생각하는 자석을 마음속에 심어놓으니 곧 그 힘에 이끌려

날아드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항상 그렇게 생각해야지.

 

아들녀석이 돈벌러 나갔으니 그의 어머니가 그를 지키고 있다.

살기 마련이다.

 

 

 

 

 

현각스님의 책을 빌렸고 이제  다 읽었다.

세상은 무이고..

두려워 할 것이 무엇이있을까 한다.

어차피 영으로 돌아갈 것인데..

그래..

 

 

 

 

 

 

화장품 장수가 다녀가는데 웃음이 난다.

명함을 주더니 시큰둥한 내 반응을 보더니 다시 명함을 달란다.

무슨 영업인가?

명함 한장 아껴서 다시 쓴다?

영업방식이 참 특이하다.

 

늘 오던 그 착하고 착한 총각은 내가 아무 반응이 없어도 연신 이야기를 늘어놓고

굽신 굽신 인사도 몇번씩 하고 장사잘되라고 덕담도 하고 그러고 가는데

처음 본 이 사람은 겉은 허여멀건하게 생겼는데

딱 생긴것처럼 영업을 한다.

명함을 주었다가 다시 거두어 간다!

대단하다.

 

 

 

 

첨부이미지

 

엊그제 나는 아주 굉장한 꿈을 꾸었다.

세상에 그렇게 예쁜 꿈이 있을까 싶었다.

내 화분에 초록 새싹들이 수북히 올라와 있는 것이었다.

모두 가득가득..

얼마나 기쁘던지 꿈속에서도 참 좋아했었다.

 

아직도  쑥쑥 자라지 못하고 있는 나의 천일홍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나를 위해

꿈에 그렇게 보였나 보다.

그리고는 혼자 점을 친다. 이건 분명히 좋은 꿈이야.

그렇게 기분이 좋았는데..

꿈속에서 기분이 좋으면 좋은 꿈일꺼야...

좋은일이 많이 생길 것이다.

아잣!

 

 아이콘-소박한 휴식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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