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밤바람
밥을 아주 조금씩 자주 먹기로 했다.
한수저만 더 들어갔다 싶으면 영낙이 없이 좋질 않다.
저녁은 5시에 먹었다.
아주 조금씩 오랫동안 밥알을 씹었다.
소처럼 되새김질하면서..
소처럼 착하게 살아야지
그래 난 소띠지...
가끔 잊는다 .
맛난 떡볶이도 생각나고 순대도 생각나고 그랬다.
멀쩡한 몸이란 것은 얼마나 굉장한 축복인가.
아마도 감사한 마음이 부족했나보다.
오늘 하루도 감사합니다.
이것저것 염려스러운 것이 너무 많아 정신이 아찔 합니다만
견딜만한 고통만을 주신다하니 감사히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은 닭죽을 끓여 쌓와야지.김치죽도 끓여 쌓와야 하겠다. 맛있겠다.
맛있다고 반공기 이상 먹다간 큰일날 것이다.아주 조금씩 조금씩 감사
하면서 먹어야지..
화장품 총각
그가 다녀갔다.굉장히 곰살맞은 청년이다.
그렇지만 나는 제대로된 물건을 한번도 팔아준 적이 없다.
그의 물건을 사준다고 해 보아야 눈썹연필이나 립스틱이 고작인것이다.
이번에는 그마저 사주지 못했다.
그렇게 속을 다 빼놓고 장사를 하는데 미안했다.
귀찮아 하는 표정과 말투가 역력하게 비칠터임에도
문을 나설때까지 친절한 가짐을 잊지 않는다.
좋은말만 잔뜩 놓아두고 간다.
참 괜찮은 총각이다.
난 올리브 오일하고 썬크림 하고 로션만 바르고 다니는 사람이다.
그것도 인터넷에서 싼제품을 사는.
뜨건햇살에도 가가호호 방문하며 자신의 길을 잃지 않는 그는
참 열심히 사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언제나 한결같다.
나도 그래야 하는데
무우토막 썰어놓은 것처럼 무뚝뚝하기가 그지 없다.
생긴대로 산다.
진화해야 하는데. 달라져야 하는데.
..
사진-소박한 휴식공간/블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