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담금질

다림영 2009. 6. 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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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환풍기

 

 

주야장창 그는 돌아가고 있었다.

종일 쉼없이 막노동을 해야 했다.

요즘들어 그의 소리 부쩍 이상했다.

내게 항의를 하는듯도 했다.

고함을 치는듯도 싶었다.

무심하기 이를데 없던 나는 한번씩 올려다 볼 뿐이었다.

창이 없는 나의 가게는 그렇게 환풍기에 의지해야만  했고

환풍기는  2년만에 무심한 주인때문에 목숨줄을  그냥 놓아버리고 말았다.

 

무심이란말은 얼마나 절망적인 말인가

내가 그를 죽게 한 것이다.

진작에 마음을 주고 쉬게 했더라면 이런일은 생기지 않았을것이다.

 

나는 지금 누구에겐가 무심으로 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틀에 박힌 나로부터 잠시 탈출하기로 했다.

어릴적 친구들과 함께 산에 오르기로 한 것이다.

이제 다녀오면

쌩쌩하게 잘 돌아가던 처음의 내 환풍기처럼

씩씩하고 단단하게 하루하루 잘 살아내게 될 것이다.

 

즐겁게 이야기하고 어린아이 처럼 많이 웃어야지

다만 몇시간이라도 내게 휴식을 주어야 하겠다.

나는 내게 무심으로 대하면 아니될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할 것인가.

 

절망적인 길이 보여도 밝은 길로 잘 걸어 갈 수 있도록 ..

 

그래 가 보렴.

조금만 쉬어 보렴.

 

 

 

 

담금질

 

오늘도 나는 생활의 무참한 담금질 속에서 두통을 앓고 눈은 십리나 들어갔다.

분명 견고하게 빛나는 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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