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비밀일기/S타운젠드

다림영 2009. 5. 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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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토요일 성 발렌타인데이

 

난 카드를 한 장밖에 못 받았다.그것도 엄마의 글씨인 것을 보면 받았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엄마는 무척 크고 무거운 카드를 받았다. 너무 커서 우편배달 차가 문 앞까지 갖다 주어야 했다. 봉투를 뜯는 엄마의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아주 훌륭한 카드엿다. 커다란 비단 코끼리가 조화를 들고 있는데 입을 열면 풍선이 나오면서 "안녕, 허니! 당신을 잊지 않겠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름은 없고 하트만 그려져 있었다.

 

아버지가 보낸 카드는 자주색 꽃이 그려진 조그마한 것이었다. 아버지가 보낸 카드 속에는 '다시 생각해 봅시다'라고 씌어 있었다.

 

이건 내가 판도라의 카드에 쓴 시이다.

 

판도라!

너를 숭배한다.

너를 갈망한다.

내 마음을 알아다오.

 

판도라가 내 글씨란 걸 눈치챌까 봐 왼손으로 썼다.

 

 

2월 16일 월요일

 

드디어 BBC방송국에서 답장이 왔다!!!!!붉은 글씨로 BBC라고 쓰인 긴 봉투인데 내 이름과 주소가 분명하다! 내 시를 더 보내달라는 것일까? 서운하게도 그건 아니었다. 존 타이드만이라는 사람인데 편지 내용은 이러하다.

 

친애하는 아드리안 모올.

보내주신 시는 잘 받았습니다 지금도 내 책상 위에 있습니다. 귀하의 나이를 생각하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장래가 촉망됩니다. 그러나 우리의 프로그램에는 성격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학교 신문이나 교구 잡지에 투고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그런것이 있다면 말입니다>

만약 앞으로 BBC는 손으로 쓴 글씨는 아무리 깨끗하다 해도 사양합니다. 실제로 귀하의 시에서도 끝부분에 생긴 얼룩 때문에 읽기가 어려웠습니다.<차의 얼룩일까요?>

 

앞으로 문학을 하실 거라면 뻔뻔해져야 합니다. 원고가 되돌아오는 일이 있더라도 되도록 고통을 덜 받고 품위있게 극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계속 문학적 정진을 부탁하며 행운을 빕니다!

 

존 타이드만

 

추신 :이번주 <타임즈>문학 부록에 게재된 존 모올이란 분의 시를 동봉합니다. 귀하의 친척일까요? 아주 좋은 시입니다.

 

엄마 아버지는 매우 기뻐하셨다. 난 편지를 학교까지 가지고 가서 여러번 읽었다. 어느 선생님이라도 보자고 하기를 바랐으나 그런 선생님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버트의 빨래를 하고 있는 동안 그가 내 편지를 읽었다. 그분은 BBC에 있는 놈들은 모두 약물중독자야!'라고 욕했다. 그의 이복동생 아저씨가 방송국 지하 다방에서 일하는 여자의 이웃에 살았기 때문에 BBC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안다는 것이었다.

 

판도라는 발렌타인 카드를 17통이나 받았다고 한다. 니켈은 7통을 받았고 모두가 미워하는 베리 켄트조차 3통을 받았다고 한다. 애들이 나보고 몇 통을 받았느냐고 물었을 대 난 미소만 만 짓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BBC에서 편지를 받은 사람은 나뿐일테니까.

 

 

4월 1일 목요일 만우절, 상현달

 

바바라 보이어가 우리의 짧은 관계를 정리하자고 했다. 바바라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애완동물 가게에 전화를 했더니, 판도라의 고민하는 눈빛을 더이상은 그대로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만우절의 농담이 아니냐고 했더니 벌써 낮 12시가 지났으니 농담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난 이번에 중요한 것을 배웠다. 욕심때문에 사랑을 잃는 다는 것을.

내일이면 난 15살이다.

기분을 바꾸려고 면도를 했다.

 

.........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는 동화책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함께 본 책인데 아이들은 별 말이 없고 나만 가슴이 따뜻해 지고 그랬다.

이 아이는 어디서든 무슨 일이든 꿋꿋하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나의 막내일기장을 잘 살펴서 한번이야기를... 이렇게...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오늘밤엔 그동안의 막내의 일기장을 뒤적거려 보아야 하겠다.

몇권의 동화책을 읽으며 내 동화를 살펴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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