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독일인의 사랑/막스뮐러

다림영 2009. 5. 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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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가 이토록 반가워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확실히 이건 거짓이 아니엇다. 여기 한 영혼을 그리워 하는 또 다른 영혼이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그건 옷으로 몸을 감싸고 검은 색 가면으로 얼굴을 숨긴다 해도 감출 수가 없는 일로, 눈빛만 보면 단번에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친구끼리 나누는 인사였다. 나는 나를 향해 내민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렇지만 세상 형식이나 습관의 힘은 참으로 강력해서, 영혼이 아무리 비슷하다 해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었다! 대화가 잠시 끊어졌고 우리 두 사람은 순간 당혹감을 느꼈다. 그때 내가 침묵을 깨면서 문득 머리에 떠오른 생각을 이야기 했다.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새장 속에서 사는 데 길들여지면, 막상 자유로운 몸이 되어도 날개를 퍼덕일 엄두를 내지 못해요. 혹시 날아 올라가다가 어딘가에 부딪칠까 두렵기 때문이죠."

 

그녀가 말했다.

"맞아요, 하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좋다고 생각해요 달리 어쩔 도리가 없으니까요. 사람들은 가끔 숲속의 새들처럼 살고 싶어하지요. 나뭇가지 위에서 만나더라도 인사나 소개할 필요없이 그냥 함께 노래 부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새 중에는 부엉이나 참새도 있는 법이고,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는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치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을수도 있어요. 어쩌면 인생은 시 같은 게 아닐까요?

 

진정한 시인은 정해진 율격 속에서도 최고의 아름다움, 최고의 진실을 표현할 수 있듯이, 인간도 사회의 여러가지 규범이나 속박에도 불구하고 생각과 감정의 자유를 지킬 줄 알아야 하니까요."

 

그 순간 플라텐의 시 한구절이 떠올랐다.

 

그 어느 곳에서든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정해진 율격 속에서 표현된

자유로운 정신이어라.

 

..............

 

때마다 들여다 보는 나의 책이다.

이번엔 조금 큰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다.

나의 두뇌는 참으로 신통치 않다.

읽고 또 읽다보면

언젠가 글 그  너머를 볼 줄 알게 되리라.

 

 

정해진 삶의 질서 속에서 자유로운 정신..감정의 자유를 지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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