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산책

다림영 2009. 3. 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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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더 언덕에 다다르자, 호수 중앙에 약 1에이커 정도로 얼음이 녹아 있는게 보였다. 그리고 그 얼음 가장자리로 물새 몇 마리가 노닐고 있는것도 보였다. 검은 점들 정도로밖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제각각 움직이는 모양을 통해 그들의 성격을 감지해낼 수 있었다. 몇 마리는 호수 속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넓게 펼쳐져 있는 하얀 빙판 한가운데에서 호수는 푸른물로 이루어진 얼음 들판으로 인해 결국은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서로가 서로를 돋보이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1852년 4월 1일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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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이려고 기를 쓸데가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돋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가만히 머물러도, 누군가의 조용한 배경이 되어주는 것이 아름다운 돋보임일 것이다.

어우러지며 서로 돋보이는 그들처럼.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이들의 모습이 평화로운 한 폭의 그림처럼 이 밤에 어우러진다.

3월의 풋풋한 밤의 공기는 가게로 밀려들어오고 나는 데이비드 소로우의 산책을 읽었다.

총총히 들리는 구둣발소리가 마치 음악처럼 들린다.

큰 버스가 지나가고오래된 트럭이 짐을 비우고 달려갔다.

 

그는 아무것도 아닌듯한 자연의 일상들을 느리게 지켜보면서 일기를 썼다.

책속엔 사람이 들어 있지 않았고 일렁이는 자연뿐이었다.

바람과 숲과 나무 언덕과 길 그리고 호수....그런것들 뿐이었다.

조용하고 평범했지만 아늑하고 편안하고 평화스러웠다.

 

별스럽지 않은 나의 하루도  저물어 간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행복이고 평화이고 기쁨일 것이다. 책속의 자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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