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권을 읽으면..

"노자의 인간학"모리야히로시.

다림영 2009. 1. 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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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의 미를 모두 아름다움으로 알지만, 이것은 추악하다. 온세상의 선한 것을 모두 좋은것으로 알지만, 사실은 악한 것이다. 그러므로 있음과 없음은 서로 존재하는 것이요, 어려움과 쉬움은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며, 긴 것과 짧은 것은 서로 모양을 이루고, 높은 것과 낮은 것은 서로 기대어 있는 것이요,

 

음과 성은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요 앞과 뒤는 서로 따르는 것이다. 만물은 바로 거기서 생겨나며 사양하지 않으니, 생성시키면서도 소유하지 않고, 하면서도 뽐내지 않으며, 공을 이루고서도 머무르지 않는다. 이렇듯 연연해하지 않으므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도는 텅 비어 있지만 아무리 써도 마르지 않고, 깊은 연못처럼 만물의 으뜸이다. 날카로운 것을 꺾고, 얽힌 것을 풀며, 빛을 조화롭게 하며, 속세와 함께 한다. 도는 항상 깊다. 나는 도가 누구의 아들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황제보다 먼저 있었던 것 같다.

 

최상의 선함이란 물과도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함으로 도에 가깝다. 거처하는 위치를 잘 선택하고, 마음을 쓸때는 깊이 있게 하며, 남들과 함께 할 때는 어질게 하고, 말을 할 때는 믿음을 주며, 정치를 할 때는 잘 다스려지게 하고, 일을 할 때는 능하게 하고, 행동할 때에는 시기를 잘 맞춘다. 오직 다툼이 없으므로 잘못을 범하지 않는다.

 

 

발돋움하면 오래 설 수 없고, 가랑이를 마냥 벌리고 걷는 자는 제대로 보행할 수 없다. 자기를 내세우는 자는 도리어 자기뜻을 명확히 나타내지 못하고, 자기를 옳다고 주장하는 자는 도리어 빛나지 못하며, 자기를 자랑하는 자는 도리어 공이 없어지고 자기를 과시하는 자는 도리어 오래가지 못한다.

무위 자연의 도에서 볼 때 그런짓은 남은 밥이나 군더더기 라고 하겠다.

 

 

알면서도 아는 체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얄지 못하면서도 아는 체 하는 적은 병이다. 대체로 병을 알고 있으면 이미 병이 아니다. 그러므로 성스러운 사람은 병이 없다. 병을 스스로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아래 물보다 더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없다.그러나 단단하고 강한 것을 치는데 물을 이길 것은 없다. 물의 쓰임을 대신할 것이 없다. 약함이 강함을 이기고, 부드러움이 딱딱함을 이기는 것 은 하늘 아래 사람들 가운데 모르는 이 없건만, 그것을 능히 행하지 못하노라. 그러하므로 성스러운 사람은 말한다. 나라의 온갖 더러움을 한 몸에 지녀야 그 땅과 곡식의 주인이라 할 것이요, 나라의 온갖 상서롭지 못함을 한 몸에 지녀야 하늘 아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이와 가이 바른 말은 반대로 들린다.

 

 

물을 너무 많이 담으면 곧 넘친다. 온방에 한가득 재물을 두면 지키기 힘들다. 지위가 높아져 잘난 체를 하면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게 된다. 성공했을 때 물러날 줄 아는 것이 하늘의 도이다.

 

잘가는 걸음은 자국을 남기지 않고,잘하는 말은 허물이 없고, 잘 하는 셈에는 주판을 쓰지 않는다. 잘 잠그는 사람은 문 빗장 없이도 열지 못하게 하고, 잘 묶는 사람은 밧줄 없이도 풀지 못하게 한다. 고로 도를 터득한 성인은 모든 사람과 물건을 잘 살려 쓴다.  그러므로 아무도, 아무것도 버리지 않는다.

 

이것을 습명,즉 밝은 지혜를 간직함이라고 한다. 고로, 도를 깨우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의 스승이고, 도를 깨우치지 못한 사람은 도를 깨우친 사람의 거울이라 하겠다. 그 모범 된 것을 존중하지 않고 그 거울을 아끼지 않으면 지혜가 있더라도 크게 유혹을 당하는 일이 생기니 이러한 것을 바로 오묘한 도리라 한다.

 

 

그 수컷됨을 알면서도 그 암컷됨을 지키면 하늘 아래 계곡이 된다. 이렇게 되면, 항상 덕이 떠나질 아니하니 다시 갓난 아기로 되돌아간다. 그 영예를 알면서도 그 굴욕을 지키면 하늘 아래 골이 된다. 이렇게 되면, 항상 덕이 이에 족하니 다시 질박함으로 되돌아간다.  통나무에 끌질을 하면 그릇이 생겨난다. 성스러운 사람이 이그릇을 써서 세상의 제도를 만들고 따라서 그 우두머리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므로 원래 큰 다스림은 자르지 않는것이다.

 

 

 대저 아무리 정교한 병기라도 상서롭지 못한 기물일 뿐이다. 세상 사람은 누구든지 그것을 혐오할 뿐이니, 길이 있는 자는 그것에 처하지 않는다. 덕을 갖춘 사람은 평상시에는 왼쪽을 귀하게 여기고 전쟁시에는 오른쪽을 귀하게 여긴다. 무기란 도무지 상서롭지 못한 기물이니 군자의 기물이 아니다. 부득이 해서 그것을 쏠 뿐이다. 전쟁의 결과에 대해서는 항상 담담함과 초연함이 제일 좋다. 개가를 올려도 그것을 아름답게 생각지 않는다.  그것을 아름답게 여기는 자는 살인을 즐기는 자일 뿐이다.

 

대저 즐기는 자가 어떻게 하늘아래 뜻을 얻을 수 잇겠는가. 길사 때에는 왼쪽을 높은 자리로 하고 흉사때에는 오른쪽을 높은 자리로 하는 법이다. 전쟁에서는 부관 장군이 왼쪽에 자리잡는다. 이것은 곧 상례로써 전쟁에 임하란 뜻이다. 그리고 사람을 많이 죽였으면 애통하는 마음으로 읍해야 한다. 전쟁에 승리를 거두어도 상례로써 처하라.

 

 

이름과 몸 중 어느것이 나에게 더 가까운 것이냐? 내 몸과 재화, 어느것이 더 귀중한 것이냐? 얻음과 잃음, 결국 어느것이 병이냐? 심히 아끼다가는 반드시 크게 쓰게 되고, 많이 간직하다가는 반드시 크게 망하게 되리. 족함을 알면 위태롭지 않으리. 그리하면 머리가 되고 또 오래가리.

 

-

<채근담>

입에 맞는 진미는 장에 고통을 주고 몸을 썩게 하는 독약이다.적당히 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친다.

앞으로 나아갈 때는 반드시 물러설 때를 생각하라. 그리하면 뿔로 울타리를 받으후 빼도 박도 못하는 양의 신세는 면할 것이요, 일을 시작할 때 먼저 손을 뗄 때를 생각해 두면 비로소 호랑이등을 타는 위험에서 벗어나리라.

재물이 쌓일 수록 잃을 때의 손실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재물이 없는 사람은 잃을 걱정이 없으니 가진 사람보다는 훨씬 낫다. 지위가 높아질 수록 그 자리에서 떨어질 위험도 크다. 그런의미에서 지위가 낮은 사람은 항상 안전하니 낮은 채로 있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하다.

 

 

커다란 원한은 아무리 잘 화해 시켜도 반드시 그 여한이 남는다. 그러니 어떠한 경우에도 어찌 잘했다 할 수 있겠는가?그러므로 성스러운 사람은 채권자의 좌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채무자를 독촉치 아니한다. 덕이 있는 자는 어음 거래로 결제하고 덕이 없는 자는 현물 거래로 결제한다. 하늘의 도는 편애함이 없으면서도 늘 좋은 사람과 더불어 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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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작은 과실은 문책하지 말라. 감춰진 것을 파헤치지 말라. 오래된 상처는 잊어라. 타인에 대한 이 세가지 말을 명심하면 자신의 인격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원망을 사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지더라도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 상대는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이기더라도 좋은 것이 아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화를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 하고 답하든 응이라고 답하든 그 얼마나 다르단 말인가. 보기 좋은 것이 있고 보기 싫은 것이 있다지만 눈으로 보는 것일 뿐이라면 그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바를 나또한 두려워 할 수 밖에는 없다. 마음에 중심을 잡지 못해 어디인지 모르게 이리저리 헤매는 것 같아 황망하구나. 사람들은 봄 언덕에 올라 쇠고기와 양고기를 마음껏 먹으며 회포를 풀면서 잔치 기분에 들떠 있다네 하지만 나 홀로 그럴줄 몰라 홀가분해 아직 웃을 줄도 모르는 갓난 아이 같구나. 방랑이 길어 돌아갈 곳이 없는 것 가구나. 사람들은 가진 것들이 많아 여유롭게 살지만 나만 홀로 무엇을 잃어버린 것 같구나.

 

 

 

나는 천하에 바보가아 순진하기가 이를 데 없구나. 사람들은 시비를 가리는 데 분명하고 똑똑하지만 나 홀로 멍하니 있는 것 같구나. 사람들은 꼼꼼하고 세심하지만 나만 홀로 담담하다.그 담담함이 마치 소금기 없는 바다 같구나. 이리저리 흘러 다녀 멈출곳이 없는 것 같구나. 사람들은 모두 잘 적응하고 쓸모가 있지만 나만 홀로 완고하고 누추하구나. 나 홀로 남들과 달라 나를 먹여주고 길러주는 어머니를 귀하게 여긴다.

 

 

서른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 머리에 모인다. 그  바퀴 머리가 비어 있으므로 수레의 쓰임도 있다. 찰흙을 빚어 그릇을 만든다. 그릇이 비어 있으므로 그릇의 쓰임이 있다. 문과 창을 뚫어 방을 만든다. 방이 비어 있으므로 방의 쓰임이 있다. 그러므로 있는 것이 비면 없는 것의 쓰임이 생긴다.

 

 

 

꼬부라지면 온전하여 지고, 구부리면 펴진다. 파이면 고이고, 낡으면 새로워진다. 적으면 얻고, 많으면 미혹하다. 그러하므로 성스러운 사람은 하나를 껴안고 하늘 아래 모범이 된다.  스스로 드러내지 않으니 밝고, 스스로 옳다 하지 않으니 빛난다. 스스로 뽐내지 아니하니 공이 있고, 스스로 자만치 아니하니 으뜸이 된다. 다투지 아니하니 하늘아랴 그와 다툴 자가 없다. 옛말에 꼬부라지면 온전하다 한 말이 어찌 헛말일 수 있으랴. '도'로 돌아갈지어다.

 

장차 접고자 한다면 반드시 먼저 펴야 한다. 장차 약하게  하려면 반드시 먼저 강하게 해야한다. 장차 폐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먼저 흥하게 해주어라. 장차 뺏으려면 반드시 먼저 주거라. 이것을 일컬어 어둠과 밝음의 이치라 한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딱딱하고 강한 것을 이기기 마련이니라. 물에 사는 물고기는 연못을 뛰쳐 나와서는 아니되니 나라의 이로운 기물은 사람에게 보여서는 아니 된다.

 

 

학문을 하면 지식이 늘고 도를 하면 지식이 준다. 줄이고 또 줄여 무위에 이르게 되므로 무위는 억지로 하지 않을 뿐, 하지 못할 것이 없다.그러므로 천하를 얻은 자는 항상 억지로 만들어 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 억지로 만들어 하는 일이 있으면 , 천하를 얻어 다스린들 만족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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