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일종의 쇼크야"

다림영 2008. 12. 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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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했던 겨울

 

 

이른 아침 속이 조금 좋지 않았었다.

생약을 먹고 출근했다.

괜찮으려니 생각했다.

전철에 오르고 갑자기 앞이 하애졌다.

식은땀이 흐르더니 도저히 서 있을수가 없었다.

두정거장을 간신히 버텨 가던 나는 내렸다가 다시 타고는 주저앉아버렸다.

누군가 나를 일으켜 세우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아득한것은 그런것이었다.

온몸이 땀으로 젖고 나는 아득해졌다.

그리고 두정거장을 간신히 버텨 가게로 갈 수 있는 역에서 내릴수 있었다.

 

내게 자리를 양보해준사람은 금방이라도 어찌 될 것만 같은 나의 위험을 보며 내게 시선을 떼지 못했나보다.

그녀는 근심어린 눈빛으로 역사무실에 얘기해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괜찮다고 간신히 얘기했다.

그녀는 걸음이 띄어지질 않는지 자꾸만 뒤로 돌아보았다.

나는 그녀를 기억한다.

언제나 같은 역에서 타고 같은역에서 내리던 늘 책을 읽던 여자였다.

 

한참동안 역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앉아있었다.

까무룩한 혼미함이 두어번 다녀갔다.

무언가 올라올 것만 같았다.

화장실에 겨우 볼일을 마치고 나는 다행히 길을 나설 수 있었다.

 

하루종일 난롯가에서 밥도 들지 못한채 병든닭처럼 기운없이 앉아 있었다.

그탓인지 손님도 들어오지 않았다.

오늘 하루가 그렇게 가버렸다.

 

 

친구에게 전화가 와 얘길 하니 ' 일종의 쇼크야 ' 라고 한다. 저도 한번 그랬다며

잘챙겨 먹고 다니라 신경쓰지 마라 며 호통이다. ㅎ..

정말 다행이다. 큰일 날뻔 했다.  장사가 되지 않아도 더이상 큰일이 생기지 않아 감사한 마음이다.

 

 

MEMO-

엄마가 잠시 졸았나 보다.  벌떡 일어나더니 느닷없이 몇년전에 죽은 내친구가 인사를 하더란다.... !-참 착한 친구였는데..

따뜻한 기온따라 그가 내려왔나보다. 내가 힘든게 보였나?ㅎ..

그럼 친구야 나 잘되게 도와주렴..ㅎㅎ

일기 쓰고 있는것

옆에서 들여다 볼지도 모르겠네..ㅎ.. 친구야..반갑다!..보구싶네..ㅎ

그렇구나 송년회 메시지가 오늘 왔는데..네가 그걸 알았구나.. 이런... 그때 내 회비도 내준다고 큰소리 치고 그랬는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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